서울시, 청약통장 불법 전매·알선한 브로커 등 22명 입건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9-06-20 09:18   (기사수정: 2019-06-2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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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약통장 불법 거래 광고 전단지 [사진제공=서울시]

청약조건 맞추려 '위장전입' 시키고, 예치금 증액 등 수법 대담

청약 당첨 뒤 분양권 전매해 수천만원 차익 남겨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서울시는 집값 상승을 부추긴 청약통장 불법 거래 브로커와 청약통장 양도·양수자 22명을 주택법 위반 협의로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중 양수자 1명을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으며, 구속영장이 발부된 브로커 2명에 대해서는 신병확보를 위해 추적 중이다.

이들은 서울 지역 곳곳에 '청약저축·예금 삽니다'라고 적힌 전단지를 뿌려 통장을 모집하고, 구매자와 연결시켜 양수자로부터 소개비 명목으로 건당 수백만 원의 알선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에 따르면 브로커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일 피하기 위해 사무실 없이 커피숍이나 은행 등에서 거래를 시도했다. 또 실존하지 않는 외국인 명의의 선불폰을 이용하거라 거래자금을 현금으로 수수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아파트 청약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기 위해 청약부금·저축을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시키거나, 통장 예치금액을 1000만원 또는 1500만원으로 추가로 넣어 증액해 거래 성사가 용이하도록 했다. 예치금액이 1000만원이면 135㎡이하, 1500만원은 모든 면적에 청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청약통장 가입자가 세대주인 경우만 청약신청이 가능하기에 가짜 세대주로 만들기 위해 실제 거주하지 않는 주소지로 위장전입 시키는 대담한 수법까지 동원했다.

브로커들이 민생사법경찰단에 적발된 이후에도 이들의 알선을 통해 청약통장을 구입한 자들은 아파트 시장 광풍을 타고 일명 로또 아파트에 당첨 될 때까지 청약한 사실이 드러났다. 청약통장 양수자들은 아파트에 당첨되면 분양권에 웃돈을 얹어 되팔며 수천만 원의 전매차익을 챙겼다.

실제 A씨(70세, 남)는 2003년경 가입한 청약저축 통장을 가지고 있었는데, 불입액이 750만원에 불과했다. 그러자 브로커들은 A씨 통장에 1000만원을 추가로 불입해 납입인정 회차를 175회(총 불입액 1750만원)로 늘리고, 이를 B씨가 구입하도록 알선했다.

B씨는 A씨의 청약통장을 이용해 공공분양 아파트에 당첨됐고, 이후 A씨는 이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지난 올해 4월경 4500만원의 프리미엄을 받고 분양권을 전매했다며 거래신고를 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 분양권은 당시 최소 1억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었기에 A씨가 프리미엄 4500만원에 분양권을 거래했다고 신고한 것은 양도세를 낮추기 위해 실거래가를 숨기고 다운계약서를 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민생사법경찰단은 지난해 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이 관악구에 청약통장을 산다는 전단을 붙이며 광고하고, 통장을 사들이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이처럼 주택을 사는 '곳'이 아니라 사는 '것'으로 여기고, 투기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일부 투기 세력에 의해 주택 실수요자들이 아파트에 당첨될 기회가 줄어들게 되고, 주택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돼 결국에는 집값 상승이라는 사회적 문제가 양산된다고 시는 지적했다.

청약통장 거래는 양도자·양수자·알선자는 물론 양도·양수 또는 이를 알선할 목적으로 광고한 자가 모두 처벌대상이다. 주택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다만,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3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이익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 불법 거래된 청약통장으로 청약해 당첨되더라도 이 사실이 발각될 경우 해당 주택공급 계약이 취소되거나, 최장 10년까지 청약자격이 제한될 수 있다.

송정재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앞으로도 집을 거주 공간이 아닌 투기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일체의 행위에 대한 수사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며, "서울시민의 주거 생활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주택 공급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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