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타의 신' 메릴린치는 어떻게 개인투자자들의 공공의 적이 됐나
정우필 기자 | 기사작성 : 2019-06-20 07:43   (기사수정: 2019-06-20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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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거래소는 초단타매매를 통해 시장을 교란한 혐의로 메릴린치에 대해 조사중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신개념 초단타매매 통해 시장교란 혐의

[뉴스투데이=정우필기자] 외국계 증권사 메릴린치의 초단타 매매가 한국거래소의 제재 도마위에 올랐지만 규제수위를 결정하지 못하고 또다시 연기되면서 한국거래소의 결정장애를 질타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메릴린치가 미국 시타델증권의 신개념 수준의 초단타 매매 창구역할을 하면서 시장을 교란했다는 지적이 많지만 제재금 부과나 주의·경고 등 어떤 조치도 내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릴린치의 초단타 매매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네이버 등 주요 포털에 메릴린치를 입력하면 가장 먼저 뜨는 연관어가 ‘단타’일 정도로 메릴린치는 국내 증권업계에서 단타에 치중하는 증권사로 유명하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특정종목에 메릴린치 매수가 들어오면 하루에도 수차례 치고 빠지는 수법의 단타세력이 들어왔다는 원망이 자자하다. 매매기간을 비교적 길게 잡는 다른 외국계 증권사와 달리 메릴린치는 개인 데이트레이더 마냥 약간의 수익을 올려도 바로 팔아치우는 매매양상을 보여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것이 개인투자자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뉴스투데이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확인한 결과, 메릴린치를 제재해달라는 국민청원이 65건에 달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 단타를 통해 시장을 교란하는 메릴린치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시감위) 역시 이같은 메릴린치의 초단타매매의 폐해를 주목하고 제제여부를 심사해왔다. 지난 3월 시감위 자문기구 성격인 규율위원회에서 메릴린치에 대해 과태료 5억원 이하 부과안을 통과시켰으나 정작 시감위에선 19일까지 세 차례 회의를 열었음에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7월중 회의를 속개한다고 결정을 또다시 미뤘다.

거래소 관계자는 “메릴린치 측이 추가소명 기회를 달라고 해서 회의를 연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메릴린치 창구를 통해 초단타 매매를 위탁한 외국계는 시타델증권으로 파악됐다. 시타델증권은 지난해 메릴린치를 통해 코스닥과 코스피시장에서 최소 수백 개에서 최대 1400개에 달하는 종목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초단타 매매를 벌이면서 상당한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타델이 활용한 초단타매매는 컴퓨터를 통해 현재 시세보다 약간의 높은 호가로 대량 매수주문을 낸 뒤 개인투자자가 추격매수하면 곧바로 보유주식을 매도하는 알고리즘 매매기법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매매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게 없다.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메릴린치 관련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홈페이지]

거래소 시장감시규정 4조에 따르면 직전가격 또는 최우선 가격 등으로 호가를 제출한 뒤 반복적으로 정정·취소해 시세 등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는 공정거래 질서를 위해하는 것으로 금지대상이다.

주요 증권커뮤니티에서는 “개인이 이런 행태를 반복하면 곧바로 해당증권사에서 경고전화가 온다”면서 “자본력에서 비교가 안되는 외국계 증권사가 이런 행위를 반복하면서 돈을 벌고 있는데도 이를 규제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내용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역시 시타델과 메릴린치의 초단타매매 수법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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