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삼성전자,현대차 등 대기업 회식의 건배사로 ‘거시기’가 부적절한 이유
오세은 기자 | 기사작성 : 2019-06-19 06:57   (기사수정: 2019-06-19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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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달 16일부터 10인 이상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됨에 따라 직장인들은 음주문화와 업무지시 등에서 더욱 엄격한 기준을 실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일러스트 제공=연합뉴스]

다음달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

상사가 무심코 던진 건배사, 직원이 음주강권으로 인식하면 ‘오명’ 쓰게 돼

‘청바지’는 좋지만 ‘거시기’는 위험해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 이원갑 기자]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센스 있는 ‘건배사’로 인기를 끄는 경우가 많다. 평소 말수가 적었던 사람이 회식자리에서 돌연 참신한 건배사를 선보이면 이미지 개선 효과를 끌기도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건배사도 가려가면서 해야 할 것 같다.

예컨대 삼성전자나 현대차 직원 회식에서 상사가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부터)’, ‘해당화(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려하게)’ 등과 같은 건전한 구호를 외친다면 문제가 없다.

반면에 ‘거시기(거절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 기쁘게 먹자)’ 같은 유형은 부적절하다. 듣기에 따라서 음주를 강권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상사가 부하 직원들에게 강압적인 요구를 한다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분류될 수도 있다.

소위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으로 불리는 근로기준법 신설 조항이 다음 달 16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앞으로 직장문화는 더욱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게 될 전망이다. 해당 조항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추상적인 원칙만을 명시하고 있다. 종업원 10인 이상인 모든 기업이 적용대상이다.

위반 시 처벌조항은 없다. 따라서 유명무실한 제도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하지만 무심코 던진 ‘거시기’라고 외친 건배사가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다면 보통 낭패가 아니다. 처벌 조항이 없다고 안심할 일로 보기 어렵다.


엄격한 기준이지만 그 ‘모호성’이 향후 논란 부를 듯

장기자랑 강요와 ‘후래자 삼배’ 등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돼

이처럼 기준이 엄격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직장 내 괴롭힘인지 여부를 따지는 기준의 ‘모호성’이 문제점이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듣는 사람의 주관적 느낌에 따라서 직장 상사의 통상적인 지시나 태도가 ‘괴롭힘’으로 여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술을 권하는 음주문화’, ‘수직적 업무지시’ 등이 대표적인 혼란지대로 부상할 조짐이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 17일 공개한 50건의 직장 내 괴롭힘 사례에는 송년회 때 장기자랑을 강요받은 여성 노동자와 ‘후래자 삼배’라면서 맥주잔에 소주를 담아 마시라고 강요받은 근로자 등, 본인의 업무를 전가하는 상사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 기업 문화 내에서 관행처럼 여길 수도 있는 유형이기도 하다.

19일 뉴스투데이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들은 이 같은 제도적 변화의 추세에 맞춰 꾸준하게 대비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분쟁의 소지가 많은 음주문화, 업무지시, 성희롱 등이 3대 포인트이다.

주요 대기업들 3대 교육 포인트는 ‘음주문화-업무지시-성희롱’

두산그룹 관계자, “지난 4월부터 전임직원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교육 시행”

SK텔레콤, 삼성 SDS 등 “이미 철저하게 대비해와”

두산그룹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는 “성희롱 방지 교육은 이전부터 매년 해왔으며, 이때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관련 교육을 함께 실시해왔다”면서 “올해부터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관련한 카테고리를 별도로 만들어 지난 4월부터 전임직원 대상으로 교육을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교육 과정에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조항의 신설 목적,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가 회사에 어떻게 신고를 해야 하는지 신고절차, 회사는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의 내용 위주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직장 내 예절 관련 교육과 토론은 주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반기에 한 번씩은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해 시행하고 있다”면서 “금년에도 작년과 비슷한 내용으로 교육을 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직장문화의 윤리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갈수록 엄격해짐에 따라 ‘선제적 대응’을 해왔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 여부와 상관없이 직장 내 윤리, 상하 관계, 수평적 조직 문화 등에 대한 교육이 이미 시행 중에 있었고 작년부터 이미 봤던 내용이기 때문에 법 시행 이후 달라진 점을 체감할 수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 SDS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관련 교육을 실시해오고 있어, 이번 시행으로 인해 특별히 변화되는 점은 없다”고 밝혔고, SK그룹 관계자도 “평상시 그룹 내에서 음주문화와 상사 지시 등과 관련해 직원 교육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만큼 이번 시행으로 추가되거나 변동되는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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