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의 JOB채](26) 미래차 배터리 혈전, LG화학의 ‘시장 굳히기’ 와 SKC의 ‘판 흔들기’
이태희 편집인 | 기사작성 : 2019-06-13 17:01   (기사수정: 2019-06-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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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그룹과 SK그룹이 서로 다른 전략으로 미래차 배터리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은 LG화학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에 있는 지리(Geely·吉利)자동차 연구원에서 지리 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SKC가 13일 1조 2000억원을 들여 인수합병하기로 한 세계 1위 동박 생산업체인 KCFT의 초극박 동박 롤. [사진 제공=LG화학, SKC]

LG화학, 중국 1위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화웨이 사태 속 중국과 손잡고 ‘최대 시장 굳히기’

미중무역갈등 타결을 염두에 둔 '정치적 계산법' 분석도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인]

미래차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변수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둘러싼 국내 기업간의 ‘혈전’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특허 소송으로 껄끄러운 LG그룹과 SK그룹이 13일 동시에 날을 세웠다.

그 주도권 경쟁이 서로 다른 계산법을 드러내고 있다. LG화학은 ‘정치력’에, SK는 ‘기술력’에 각각 승부수를 던졌다.

LG화학은 이날 중국 1위의 완성차 브랜드인 지리(吉利.Geely)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가 각각 1034억원을 투자해 50대 50의 지분으로 2021년말까지 완공할 합작법인은 1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한마디로 ‘시장 확보 전략’이다. 중국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50%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을 잡으면 세계를 지배하는 구도이다. LG화학은 이번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안정적 배터리 공급처를 또 다시 확보했다. 생산될 배터리는 지리자동차와 그 자회사에 납품된다.

LG화학은 지난 해 기준 전기차배터리 시장 점유율 8.1%로 세계 4위이다. 그동안 독주해왔던 일본의 파나소닉(14.3%)은 3위로 밀렸다. 1위 자리를 중국기업인 CATL(20.9%)이 차지했다. 2위도 중국 회사인 BYD(19.1%)이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1.1%)은 9위에 머물러 있다.

최상위권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은 안정적 공급처 확보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LG화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상위 20 개중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켄, 현대차, GM등 13개 브랜드에 배터리를 공급해왔다. 이번에 지리자동차를 추가한 것이다. CATL은 BMW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의 이번 시장굳히기 전략의 핵심이 ‘정치력’이라고 보는 것은 미중간의 기술냉전을 고착화시키고 있는 ‘화웨이 변수’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 보복관세 부가를 공언했다. 중국에서 만든 배터리는 미국에서 팔지 못한다. 뿐만 아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될수록 LG화학의 미국시장 입지는 어려워진다.

따라서 LG화학이 중국기업과 손잡고 전기차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운 것은 LG그룹 오너인 구광모 회장의 정치적 계산법이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도 낳고 있다.

물론 LG화학측은 이 같은 정치적 해석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3M수석부회장을 지내다가 지난 해 12월 기용된 신학수 LG화학 대표의 결정이라는 것이다. 구 회장은 계열사의 경영에 구체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는 게 LG그룹의 공식적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있는 시점에 LG화학이 과감하게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혹은 중국인들의 ’체면‘을 살려준 측면도 있다. 미중 갈등이 해소되면 LG그룹 전체가 큰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와 관련 재계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상당기간 화웨이 갈등을 고조시킬 것”이라면서도 “2020년 대선전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미중무역 갈등을 타결지음으로써 경기부양이라는 극적 효과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중이 다시 화해 무드를 조성한다면, LG의 선택은 짭짤한 이득이 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미 대선을 전후로 미중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면 2021년 완공되는 LG화학과 지리자동차의 합작법인이 날개를 달지 말란 법은 없다.

(주)SK가 최대주주인 SKC, 세계 1위 차세대 배터리 업체 인수합병

‘수직 계열화’ 통한 기술력 축적해 파나소닉과 LG화학 ‘뛰어넘기’ 구상

최태원 회장, 기술력 초격차 확보해 수년 후 진검 승부?

반면에 SK그룹은 ‘기술력 축적’에 전력투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해 다양한 계열사의 ‘수직계열화’ 작업 중이다. 그룹 내 소재사업 담당인 SKC가 세계 1위의 배터리 동박 생산업체인 KCFT를 인수하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15%이다. 인수금액은 지난 해 SKC 영업이익 2011억원의 6배인 1조 2000억원에 달한다.

동박은 최근 부상하고 있는 2차 전지 소재이다. 구리를 얇게 펴서 전해물질이 동박에 고루 퍼지도록 하는 핵심 기술 경쟁에서 KCFT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성장성이 높은 기술을 선점함으로써 미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게 SK그룹의 전략인 셈이다.

더욱이 KCFT의 동박은 파나소닉, LG화학, 삼성SDI등 글로벌 배터리기업에 납품되고 있다. SK로서는 경쟁자인 LG화학에 핵심 부품의 조달자가 됨으로써 ‘판 흔들기’ 역량을 키워나가는 측면도 있다는 평가이다.

SK이노베이션이 아닌 SKC가 합병주체로 나선 것도 전기차 배터리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의 산물로 해석된다.

SK(주)는 SKC의 지분 41.00%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SK(주)는 SK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이기도 하지만 지분율은 33.40%이다. 최태원 회장은 SK(주) 지분 18.44%를 보유 중이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은 최근 “2025년까지 배터리 사업 글로벌 톱 3 진입을 목표로 경쟁력 초격차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의 발언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도입하면, SK그룹이 SK이노베이션,SKC등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3위인 파나소닉과 4위인 LG화학을 넘어서겠다는 구상이다.

최 회장은 기술경쟁력에서 확실한 초격차를 벌임임으로써 수년 후에 진검 승부를 벌이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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