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계속된다](하) 요동치는 화웨이와 검찰에 포위된 삼성전자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9-06-12 15:33   (기사수정: 2019-06-1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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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과 화웨이 로고 [사진제공=연합뉴스]

이 부회장 겨냥한 검찰 수사에 전면 대응 나선 삼성

“무리한 보도 자제…경영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 호소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경영에 지장을 받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검찰의 수사압박이 커지는 상황에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수차례 압수수색과 임원 구속으로 회사 실무진들 사이에서도 피로감이 높다는 전언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검찰 수사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 연달아 공식 입장을 낸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3일에 이어 이달 10일에도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달라”면서 “투자자들의 피해는 물론 경영에도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거듭 호소했다.

물론 검찰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11일에는 삼성전자 컨트롤타워격인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팀을 이끄는 정현호 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이미 같은 소속 부사장 2명과 재무통 임원 1명까지 구속한 검찰이 이번엔 노골적으로 이 부회장을 겨냥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사실상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이 부회장이 이달 초 사장단 경영진을 불러모아 그룹의 투자와 고용 계획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고 구태여 당부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내부에서 체감하는 경영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얘기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대책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재용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 정은승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 [사진제공=연합뉴스]

■ 화웨이 사태로 불확실성 커지는데…삼성은 속앓이만

혼란이 가중된 배경에는 이른바 ‘화웨이 사태’가 있다. 삼성전자가 이로 인한 미·중 무역갈등, 시장 불확실성, 사업 리스크 등에 대응하기에도 손이 부족한 상황에 검찰 수사라는 대형 악재가 더해졌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실제로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지난 9일 “삼성에 대한 일련의 구속 사태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이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벌어졌다”면서 “미국의 중국 화웨이 공세는 삼성에 기회인 동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는 삼성전자에 직결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244조 원) 가운데 미국(33.5%)과 중국(17.7%)이 차지하는 비중은 51.2%에 달한다. 대표 ‘캐시카우’ 사업인 반도체만 놓고 보면 그 비중이 무려 70%를 넘어선다.

이 가운데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가 이른바 ‘기술 냉전’으로까지 비화하면서 양국과의 사업 접점이 큰 삼성전자의 사정도 첨예해진 상황이다. 각각 ‘반(反)화웨이 전선’과 ‘반트럼프 전선’에 동참하길 원하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불안한 외줄 타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삼성전자의 주력 먹거리인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적잖다. 무역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올 하반기로 전망됐던 D램과 낸드플래시 업황 회복이 늦춰질 가능성이 커서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근래 검찰 수사에 조바심을 내는 이유는 시기가 영 좋지 않기 때문”이라며 “기업 경영 활동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이 ‘불확실성’인데 삼성은 이를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기능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그나마 컨트롤타워를 대신했던 사업지원TF팀도 검찰 표적이 됐고 이 부회장의 상고심 재판도 남은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내부적인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삼성의 대내외 경영 활동은 계속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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