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가 유통의 미래인 까닭] ③ 정용진의 소비자주의에 힘을 실어주는 '품질관리'시스템
김연주 기자 | 기사작성 : 2019-06-10 06:57   (기사수정: 2019-06-1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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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는 지난 7일 노브랜드 품질관리 담당자를 인터뷰해 정용진의 소비자주의 성패를 가늠할 변수인 노브랜드의 품질관리 시스템에 대해 취재했다. 사진은 노브랜드 과천점 사진 [사진=뉴스투데이]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의 ‘초저가 전략’은 일종의 혁신이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굳어진 유통업계에서의 생존법이면서 동시에 ‘소비자주의’라는 철학을 담고 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스타를 기용한 광고를 제작, 살포해 얻어내는 ‘브랜드’가치를 포기하고 품질과 가격으로 승부하겠다는 실험정신이 뚜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목상권’ 침해논쟁의 새로운 타깃이 되고 있다. 하지만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그의 ‘노브랜드’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에 해당된다. 양극화시대에 다수의 소비자가 낮은 가격에 고품질의 상품을 구매하는 ‘쾌락’을 얻을 수 있다면, 소수의 동네상인들의 ‘고통’은 감수할만하다. 그 고통은 다른 방법으로 해결돼야 한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노브랜드 기획을 착안했다. <편집자 주>


정용진 ‘소비자 주의’ 성패를 가늠할 변수는 ‘제품의 질’

노브랜드가 QC에 성공한다면 어떤 '동네상권 논쟁'도 '소비자주의'를 가로막을 명분 없어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

노브랜드가 내세운 슬로건이다. 브랜드 파워가 아닌 제품의 질로 승부를 보겠다는 말로, 곧 정용진이 내세운 ‘소비자 주의’의 핵심가치이다.

그간 소비자는 마케팅과정에 따른 비용으로 공장가를 훨씬 넘어서는 높은 가격에 제품을 구매해왔다. 비싼 제품가격으로 소비자의 주머니는 가벼워지는 반면, 기업이나 유명스타 등은 브랜드 비용, 마케팅 비용으로 거액의 돈을 챙겨왔다.

노브랜드는 거품을 뺀 가격을 전면에 내세우며 유통의 미래를 제시했다. 양극화 사회에서 가난한 소비자들이 기업과 소수 스타에게 돈을 상납하는 구조를 깰 수 있는 대안인 것이다.

여기서 마지막으로 다룰 핵심은 바로 제품의 ‘퀄리티’다. 정보의 홍수 속 소비자들은 각종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고, ‘스마트 컨슈머’가 된 이들에게 단순히 저렴한 가격으로 어필하기는 어려워졌다. 결국, 정용진의 ‘소비자 주의’ 완성의 핵심은 ‘퀄리티 컨트롤(QC.품질관리)’이다.

노브랜드가 QC에 성공해 소비자들을 만족시킨다면, 중장기적으로 어떤 동네상권 침해 논쟁도 정용진의 소비자주의를 비판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뉴스투데이, 노브랜드 품질관리팀 담당자 인터뷰해 'QC의 모든 것' 취재

'바이어 실사-이마트 품질관리팀 실사-공인기관 확인-상품안전센터 확인'

노브랜드는 과연 높은 수준의 품질관리를 통해 그 본연의 탄생 목적을 실천하고 있을까. 본지 기자는 노브랜드 홍보팀의 도움을 받아 품질관리팀 담당자를 직접 만났다. 그를 통해 노브랜드의 품질관리 시스템과 효과 등에 대해 취재했다.

지난 6일 기자와 만난 품질관리팀 담당자는 'QC의 모든 것'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나 납품하는 중소 및 중견기업의 생산라인 현장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이마트는 2015년 6월에 ‘노브랜드’를 출시하고, 5달 뒤인 11월에 노브랜드 품질관리 전담조직을 꾸렸다. 공장 실사를 담당하는 품질관리팀과 구체적 검사를 진행하는 품질환경안전센터가 있다.

노브랜드의 품질관리는 총 4차로 진행된다. '바이어 실사-이마트 품질관리팀 실사-공인기관 확인-상품안전센터 확인' 등의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노브랜드 상품으로서 판매될 수 있다.

먼저 바이어가 시장성을 판단하며 전반적 공장 실사를 통해 제품의 안정성을 확인한다. 바이어의 제품 선택 과정에서부터 품질 확인이 일정 부분 들어가는 것이다.

바이어의 제품 선택이 끝나면 품질관리팀이 공장 실사를 통해 더욱 구체적인 확인에 들어간다.

노브랜드 품질관리팀 담당자는 “품질관리 담당자, 조직 구성, 작업장 위생, 제조환경, 필수 서류 소지 여부 등을 확인한다”며 “이물 여부, 품질 불량 등을 확인하고, 레시피대로 잘 만들어지는지도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품질관리팀 공장 실사 후에는 전문 기관의 검사가 진행된다. 품질관리팀 담당자가 ‘고객’의 시선으로 공장을 확인했다면 이번에는 전문가가 더 꼼꼼하게 공장 상태와 제품 성분을 점검한다. 담당자는 “전문 검증기관인 SGS 등에 위탁하고 있다”며 “전문기관 위탁 결과가 나온 후 회사 자체 기준으로 B등급 이상(100점 만점에 70점)이 나오면 노브랜드 출시가 결정된다”고 답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노브랜드는 ‘상품안전센터’를 통해 마지막 확인작업을 거친다. 품질관리팀 담당자는 “안전성 검사에 대해 자체적으로 한 번 더 검사를 진행한다”며 “납품업체의 자체 안전성 검증 서류와 국가공인기관에서 받은 서류를 확인하기도 하지만, 다시 한번 체크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기준규격, 표시 사항까지 모두 체크 한 후 품질관리팀의 최종 승인이 떨어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노브랜드 제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사후관리도 철저, 수시로 불시점검 및 현장점검 이루어져

소비자의 힘, 사회적 논쟁에도 불구하고 노브랜드 매출 3년만에 10배 이상 성장

사후 관리도 철저하다. 제조현장은 외부 기관을 통해 불시 점검을 진행하고, 이마트 자체에서도 수시로 현장점검을 진행한다. 노브랜드에서 판매하는 물품과 같은 유형의 타 브랜드 상품이 문제가 되면 관련 상품을 수거해서 검사도 진행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 제품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노브랜드 자체 이미지가 안 좋아지기 때문에 늘 긴장하며 제품 전체를 철저히 관리 중”이라고 답했다.

이렇듯 노브랜드 상품은 4차례에 걸친 품질관리 시스템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지난해 한 차례 과자에서 이물질이 검출되는 등의 논란이 있었지만, 노브랜드가 품질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소비자들 또한 노브랜드를 즐겨 찾고 있다. 2015년 출시 당시 230억 원에 불과했던 노브랜드의 매출은 2016년 1900억원으로 큰 폭 성장했으며, 2017년에는 2900억 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사회적 논쟁에도 불구하고 노브랜드의 퀄리티와 가격에 많은 소비자가 만족하고 있다는 증거다.

▲ 2017년 9월 20일 오후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이마트 스타상품 개발 프로젝트에서 국민의당 장병완 의원(왼쪽부터)과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가 전통시장 먹거리 부문과 창업 벤처기업 부문 중소기업의 상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노브랜드, 다수 소비자 이익에 부합하고 '중소기업과의 상생'도 실현

거액의 광고비로 '브랜드화'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이 납품업체 70% 차지

품질관리팀 담당자, "대기업보다 뛰어난 시스템 갖춘 중소기업도 많아"

노브랜드 저지하기보단, 골목상인의 생존위한 사회적 비용 지불하는 게 해법

물론 노브랜드 출점 및 확대에 대해 골목상권이 피해를 본다는 비판은 사실을 반영한다.

그러나 골목상권에 대한 ‘대기업의 횡포’라는 관점은 편협한 관점이다. 노브랜드 운영으로 얻는 것은 다수 소비자의 이익이다. 골목상권 상인이라는 소수의 희생을 바탕으로 다수 소비자가 이익을 증진시킨다면 그러한 기업의 행태는 공리주의 정의론의 시각에서 볼 때, 경제적 정의에 해당된다.

뿐만 아니다. 막대한 광고비가 소요되는 '브랜드 가치'를 획득하지 못한 내실있는 중소기업 제품에게 소비자와 만날 기회를 확대해준다. 이른바 중소기업과의 상생이다.

노브랜드의 제품 중 70%는 중소기업 제품인 만큼 중소기업과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노브랜드 품질관리 담당자는 “중소기업체가 성장해야 노브랜드도 성장할 수 있다”며 “납품업체의 제품이 품질관리 기준에 미달했다 해서 거래를 끊는 것이 아니라, 개선책을 제출하도록 하고, 그 결과를 확인하며 개선의 여지를 주고있다”고 강조했다.

우수 중소기업의 사례를 소개해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함으로 중소기업의 수준도 향상하고 있다. 품질관리팀 담당자는 “현장에서 발견한 중소기업 우수 사례를 다른 중소기업에게 소개해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그 결과 노브랜드와 협력을 맺은 중소기업체들의 제품 품질은 향상됐다. 품질관리팀 담당자는 “중소기업이지만 대기업보다 시스템 더 잘 갖춘 기업체가 많다”며 “어떤 업체는 매출도 노브랜드 납품 이후 10배가 뛰었을 뿐 아니라 우수업체로 선정돼 상도 받고, 수출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다수 소비자의 이익과 다수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노브랜드와 같은 새로운 유통을 오히려 권장해야 한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대신에 소수 골목상권이 생존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하는 등 사회적 비용으로 감수하는 방안이 해결책이라는 게 취재과정에서 만난 상당수 전문가들의 조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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