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파업철회 타워크레인 진짜 쟁점, 4차산업혁명 시대 '일자리 소멸'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9-06-05 23:11   (기사수정: 2019-06-0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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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워크레인 노동자 동시 파업 첫날이었던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한 공사현장에서 소형크레인(왼쪽)과 대형크레인이 멈춰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건설 노조, '안전' 명분으로 소형 타워크레인 폐기 요구

무인 소형 타워크레인이 건설 현장 일자리 위협

국토부, 노조와 소형 타워크레인 제도 개선 추진 합의..파업 이틀만에 철회

국토부는 타워크레인 자동화 추진, 노조의 진짜 고민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건설현장을 멈추게 했던 타워크레인 파업이 이틀만에 철회됐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태가 4차산업혁명에 따른 건설 현장 기술 발전이 부른 일자리 문제라는 점에서 향후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토교통부는 양대 노조와 협의를 통해 노·사·민·정 협의체를 구성, 소형 타워크레인 등에 대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타워크레인 조종사들도 파업을 철회하기로 했다. 이번 파업에서 노조 측은 소형 타워크레인의 '안전'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최근 급증하는 소형 타워크레인의 견제를 통한 '일자리 지키기'가 파업의 핵심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조가 이번 파업에서 문제를 삼은 건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이다. 무게 3톤 미만의 자재를 옮기는 데 사용되는 이 장비는 대형 타워크레인과 달리 조종석이 따로 없고 지상에서 리모콘으로 작동이 가능하다. 3일 동안 20시간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일을 할 수 있다.

최근 건설 현장에서는 소형 타워크레인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3년 14대에 불과했던 무인 타워크레인은 지난해 1808대로 늘었다. 전체 타워크레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0.4%에서 18.7%로 증가하는 등 건설현장 활용도가 높아졌다.

건설업체 입장에서도 운영 비용이 경제적인 소형 타워크레인을 선호한다. 건설 현장에서는 대형 유인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급여 외에 관행적으로 가져가는 월례비가 상당해 임금 부담에 대한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받는 평균 급여는 월 300~400만원 사이로, 여기에 급행료와 초과근무 수당 등의 명목인 월례비로 300~500만원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례비를 안 줄 경우 기사들의 태업으로 공사기간을 맞출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지급한다고 한다.

이 같은 문제로 소형 타워크레인이 늘면서 기존 대형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이 일자리 상실 문제 등에 직면하고 있다. 결국 대형 타워크레인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소형 타워크레인의 증가를 자초했고, 자신들의 일자리까지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노조가 주장하는 소형 타워크레인의 안전 문제도 일리는 있다. 20시간의 교육만 이수한 비숙련 인력이 크레인을 운전하거나 대형 크레인에서 조정석만 떼내 무인처럼 운영하는 '무늬만 소형'인 불법 개조가 관행처럼 여겨지면서 사고 위험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4년여 간 30여건의 관련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 관계자는 "타워크레인은 조종사가 직접 장비의 진동이나 소리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작업해야 하는데 지상에서 작동하는 소형은 조종사가 장비의 이상유무조차 파악하기 힘들어 안전에 막대한 지장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크레인 파업의 본질이 4차산업혁명에 따른 첨단 기술의 발달이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건설 현장의 자동화가 근로자의 일자리를 빼앗을 거란 위기감에 노조가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국토부는 지난해 제6차 건설기술진흥 기본계획을 통해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으로 건설자동화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파업에서도 노조의 소형 타워크레인 폐기 요구에 "건설현장의 무인화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지 않다"고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여러 건설사들이 소속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노조의 '소형 타워크레인 폐기' 주장에 대해 "건설현장 현실과 기술발전 추세를 외면한 무리한 요구"라며 "산업발전 측면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기득권 지키기"라며 불법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노조의 한 관계자는 "시대가 변하기 때문에 건설 현장의 자동화는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라며 "하지만, 너무 빠르다. 안전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기술의 발전을 신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날 합의에 따라 협의체는 소형 타워크레인의 규격 제정, 면허 취득, 안전장치 강화 등 안전 대책과 글로벌 인증체계 도입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협의체에는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 한국노총 연합노련 한국타워크레인 조종사 노동조합, 시민단체, 타워크레인 사업자, 건설단체 관련 인사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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