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인보사 사태’ 겪은 식약처…‘정도(正道)’ 지켜야
김연주 기자 | 기사작성 : 2019-06-05 15:27   (기사수정: 2019-06-0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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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바이오헬스산업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3배로 확대하고, 연 수출액 50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한 말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머지않아 블록버스터급 국산 신약도 나올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기대는 크다. 10여 년의 길고 긴 연구개발(R&D)의 결실이 하나둘씩 나오기 때문다. 특히 셀트리온 등 국내 기업이 유럽 등지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고무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의 현실이 녹록지만은 않다. 지난해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18조 5930억 원으로 한 조사기관에서 밝히고 있다. 약 1260조 원인 전 세계 제약시장의 약 1.4%에 불과하다.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최소 수백억원에서 수조원의 엄청난 연구개발비가 쏟아부어져야만 한다. 우리나라 제약바이오기업의 매출은 1조를 넘기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에는 총 5개의 제약사가 겨우 1조를 넘어섰다. 많은 제약사가 신약개발 도중에 해외로 기술수출을 하는 이유다.

제약바이오산업은 분명 잠재력이 있다. 일자리가 부족한 시대에 고용창출효과가 크다. 특히 고급 인력을 많이 채용하고 , 산업의 규모도 반도체 산업보다 3배 크다. 그러나 제약바이오산업에 너무 큰 기대를 건 나머지 착실한 성장보다는 ‘단고속성장’의 조바심을 내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인보사 사태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다. 인보사 성분이 본래 제출한 서류와 다름에도 식약처는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인보사 2액이 신장세포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은 국내에 이미 시판허가가 된 상태였다.

인보사 허가 과정에서 식약처는 보다 신중할 수 있었다. 2017년 4월 실시한 1차 중앙약사 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에서 인보사의 유효성에 대한 우려가 수차례 제기됐기 때문이다. 당시 회의에서는 인보사가 동물이 아닌 인체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 설명할 수 없고, 기존 치료보다 유효성이 개선됐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결국, 시판허가 불충족으로 의결됐다.

그러나 두 달 뒤인 6월 열린 2차 중앙약심에서는 결과가 뒤바뀌었다. 골관절염 치료제로서 연골구조 개선이 없더라도 관절기능 및 통증 개선을 보인다면 유전자 치료제의 유효성으로 적절하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두 달 만에 각종 우려를 해소하고 시판허가가 의결됐다.

두 달 동안 인보사 허가와 관련된 유관 부처와 중앙약심은 어떤 점을 들어 결론을 뒤바꿀 수 있었을까. 인체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기존 치료보다 유효성이 개선됐는지를 확인하는데 단 2달이면 충분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가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에 주목하는 상황에서 식약처가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산업 육성에만 매몰돼 제약바이오산업이 지켜야 하는 안전·신뢰의 문제를 놓쳐서는 안 된다. 이는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앞으로 제대로 된 검증체계부터 갖춰야 한다. 기업이 제출한 허가 자료를 정부가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갖추는 등이다. 이미 식약처가 각종 대책을 내놓은 만큼 해당 대책을 빠짐없이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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