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269) 망언방지 메뉴얼 배포한 자민당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9-06-04 07:22   (기사수정: 2019-06-04 07:22)
556 views
N
▲ 일본 자민당 국회의원들의 망언을 막기 위한 매뉴얼이 배포되었다. [출처=일러스트야]

소속의원들의 망언에 전전긍긍하는 자민당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각종 망언과 말실수가 끊이지 않는 자민당이 결국 소속의원들에게 실언방지 매뉴얼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여름으로 예정된 총선과 국민여론을 의식하여 입단속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 10일 자민당의 모든 국회의원들과 직원들에게 배포된 A4용지 한 장짜리 매뉴얼의 제목은 ‘실언이나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으로 매뉴얼 구석에는 ‘배포엄금, 내부자료’라고 적혀있었다.

실언을 막기 위한 첫 번째 조심할 점은 ‘발언은 편집됨을 의식할 것’. 방송시간이나 신문기사의 글자 수 제한으로 인해 의원들의 발언이 온전히 소개되지 않고 일부만 소개되는 경우를 주의하라는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감정과 표현이 강해져서 실언을 하기 쉬운 내용으로 1) 역사인식과 정치적 신조, 2) 젠더와 LGBT, 3) 사고와 재해, 4) 질병과 노화, 5) 잡담같은 말투를 소개했다. 사적인 자리에서도 취재를 당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촬영되어 대중에게 전파될 수 있는 위험성도 언급되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한 방지책으로는 편집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짧은 문장으로 여러 번 끊어 말하는 것을 추천했다. 또한 주변의 갈채나 동조에 끌려가지 말고 지인들과의 만남이나 술자리에서 흥분하지 말 것, 상대적 약자나 피해자가 있을 때는 표현에 조심을 기할 것 등이 적혀있었다.

물론 이전에도 자민당의 실언소동은 여러 번 있었지만 이처럼 매뉴얼까지 배부해가며 망언을 막기 위한 노력은 처음이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매뉴얼 배포는) ‘우리들은 바보입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아 어처구니가 없어서 말문이 막힌다”라며 매뉴얼 배포 자체에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실언을 생각해보면 매뉴얼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올해 4월 사쿠라다 요시타카(桜田 義孝) 前도쿄올림픽위원장이 동료의원의 정치자금 파티에서 “(동일본대지진의) 부흥보다 중요한 것이 국회의원이다”라는 인사말로 물의를 일으켰다.

같은 달 츠카다 이치타로(塚田 一郎) 前국토교통부 부장관 역시 시모노세키-키타큐슈 간의 도로정비를 국가 직할조사로 이행한 것과 관련하여 “총리나 부총리가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촌탁(=짐작)해서 지시하였다”고 발언하여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두 국회의원 모두 해당 직을 사임했다.

망언제조기로도 불리는 아소 타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안락사에 대해 “빨리 죽을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김정일에게 감사해야 한다”, 일제강점기의 창씨개명에 대해 “조선인들이 이름을 달라고 부탁한 것이 창씨개명의 시작”, 미-일간 TPP교섭에 대해 “오바마는 정리할 능력이 없다”는 등 분야와 대상을 가리지 않는 막말로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인사가 되었다.

한국 정치계도 여아간의 대립이 극을 달리며 각종 망언과 실언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자민당의 실언방지 매뉴얼을 벤치마킹했으면 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