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맥주세금 논쟁, 뿔난 소비자 민심이 변수
이진설 경제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06-04 07:05   (기사수정: 2019-06-0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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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류세 개편논쟁이 다시 불이 붙으면서 수입맥주의 가격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국산맥주업계는 가격경쟁력 향상기대 대환영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가격인상 우려에 대한 반발로 무산될 듯 했던 주류세가 소주에 대해선 상당한 유예기간을 두고 일단 맥주부터 종량세로 바뀌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산맥주가격은 내려가고 수입맥주는 가격이 소폭 오를 것으로 보여 국산맥주가 가격경쟁에서 유리해질 전망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주류 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제시한 3가지 주세개편 시나리오의 핵심은 기존의 주세를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꾸는 것이다. 한국의 주류세는 그동안 술종류를 가리지 않고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겨왔는데 앞으로는 알코올 도수나 주류의 양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식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제시한 시나리오는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 △맥주와 탁주를 종량세로 전환 △전 주종 종량세 전환(단 맥주와 탁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종은 시행시기 유예)하는 방안이다. 어떤 방안을 채택하든지 50년간 이어져온 종가세가 종량세로 부분 혹은 전부 바뀐다는 점에서 주류세의 대전환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번 주류세 개편의 핵심이 상대적으로 값싼 수입맥주를 겨냥해 가격을 끌어올리고 국산맥주 경쟁력을 인위적으로 높이겠다는 발상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주류세 개편은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은 수입맥주 가격을 높이고 소주값마저 들썩거리게 하는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정부가 당초 4월말 혹은 5월초 주류세 개편을 내놓을 계획이었으나 지금까지 개편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도 이런 반발여론에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김병규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지난달 7일 "주류세 개편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었지만 현재 지연되고 있다”고 밝힌 것도 부담스러운 여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주류세 개편방안이 시행되면 맥주의 경우 현행 국산맥주는 856원, 수입맥주는 764.52원 매겨지는 ℓ당 납부세액이 840.62원으로 같아진다. 수입맥주는 가격이 올라가지만 국산맥주는 납부세액 기준으로 1.8% 가격이 내려가는 혜택을 볼 수 있어 가격경쟁력에서 유리해진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저가수입맥주 가격이 상승할 수도 있지만 현행 4갠에 1만원하는 마케팅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낙관했다. 수입맥주 브랜드와 유통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가격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계산이다.

하지만 수입맥주업계의 셈법은 다르다. 수입맥주 세금이 인상되면 마케팅에서 변화를 가져올 수 밖에 없고 이는 필연적으로 맥주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수입맥주의 시장점유율은 2012년 4%대에서 2017년 20%로 5년 만에 4배 이상 급성장했다. 국산맥주업계는 이 추세라면 수입맥주 점유율이 향후 5년내 40%까지 올라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수입맥주의 빠른 시장점유율 잠식은 상대적으로 적게 세금을 내고 있는데 따른 반사이득이라는 것이 국산맥주업계의 주장이다.


▲ 3일 열린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주최 주류세 개편 공청회. [사진=뉴스투데이]

정부가 이번 주류세 개편카드를 꺼내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자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국산맥주업계의 불만과 우려를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수입맥주에 대한 선호가 단순히 가격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수입맥주 돌풍은 소비자들의 기호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국산맥주의 탓도 크다”는 의견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주류세 개편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지금까지 주류세 개편시도는 3차례나 있었지만 파급효과가 워낙 커 번번히 논의과정에서 무산됐기 때문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을 앞세워 군불때기에 나선 정부의 계산이 맞아떨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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