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굿잡 취업박람회서 만난 중소기업 인사담자들의 '속마음'
유설완 기자 | 기사작성 : 2019-05-30 18:40   (기사수정: 2019-05-30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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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제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 여러 우수기업들이 참여했다.기자가 만난 기업 관계자들은 대부분 "취준생들이 지원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하소연을 했다.[사진=유설완 기자]

'KB굿잡 취업박람회'에서 만난 중소기업 관계자들

장기근속형 멀티플레이어 선호


[뉴스투데이=유설완 기자] "청년들은 취업난, 중소기업은 구직난을 겪고 있는 모순적인 취업 시장에서 서로의 미스매치를 풀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지난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제1차 KB굿잡 취업박람회' 개막식에서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은 정보공유를 통해 기업과 구직자의 취업 성공률이 높아지기를 기대하며 기조연설 했다.

기자는 취업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구직자와 기업이 가지는 미스매치를 파악하고자 기업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중소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기업 인사담당자 5인에게 물었다.

5명의 인사담당자는 입을 모아 장기근속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를 선호했다. 중소기업 업무는 범위가 넓고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직원이 여러 업무를 맡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유형원 삼에스코리아 부장은 "직원을 뽑는다고 해도 하다 보면 업무가 바뀔 수도 있고 업무 구분이 명확하지 않으니까 여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처럼 자기 파트가 확실하면 그 업무에 대해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중소기업에서 여러 업무를 수행하면 전반적인 기업 생태를 알 수 있고 독립할 때 도움이 되는 등 다 장단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중소기업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는 기업에 오래 다니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것이 합격의 관건이 되는 셈이다.

빈번한 퇴사와 이직으로 구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애착을 가지고 오래 다니는 직원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신한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신입직원들 뽑아서 2~3년 가르치면 이직해 버리는 것이 악순환이에요. 쓸만해졌다 싶으면 이직해버리니까"라며 "면접에서 지원자가 얼마나 성실하고 기업에 대한 애착이 있는지를 가장 중점으로 봐요"라고 말했다.

IT '툴과 프로젝트 경험' VS 생산직 '현장 학습능력'

IT 기업 인사담당자는 이미 어느정도 전문화된 코딩 스킬과 기업에 맞는 툴을 다룰줄 아는 인재를 선호한다. 신입에게 코딩을 가르치는데 오래 걸리고 업무에 당장 투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IT 회사들이 신입보다 경력직을 더 선호하는 이유다.

IT 기업 인사담당자는 "기업 업무 관련 기본 지식이 중요해요. 지원하는 회사가 C#을 쓰는지 NFC를 쓰는지 미리 알아봐야 하고 자기가 쓰는 소프트웨어와 비교할 필요가 있어요"라며 "다른 툴 쓰는 데 지원해봐야 소용없죠"라고 말했다.

제조와 관련된 생산직 기업 인사담당자는 현장 학습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선호한다. 이와 같은 직종은 학교를 졸업해도 기업에 와서 다시 배워야 일을 할 수 있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신입에게 투자할 시간과 재원이 부족하다. 일을 배우면서 동시에 실무를 진행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 실정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학습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선호하는 이유다.

최경석 신한 엘리베이터 차장은 "대학을 나온다 해서 고졸이라 해서 더 못 배우고 그런 것은 없다. 기본적인 밥값을 하려면 2~3년을 배우면서 일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형원 삼에스코리아 인사담당자도 "학교에서 배운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실제적인 것은 회사에서 배우고 그것을 얼마나 빨리 배우느냐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 28~29일 양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9 제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 25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사진=유설완 기자]

다재다능 어필은 오히려 '신뢰도' 낮춰, '강점' 어필이 설득력 높아

"300명 중 회사 이름 적은 사람 한 명도 없어"

농업 바이오 기업의 이 모 팀장은 면접 때 당황스러운 지원자를 만났다. 재무회계, 디자인 등 지원자가 다 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강점을 어필해야 하는데 강점을 어필하지 못하는 케이스"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가지를 집중해서 어필하는 것이 더 좋다"라고 지적했다.

모집 직무와 상관없는 경험과 전공을 내세우는 것도 금물이다. IT 기업 인사담당자는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지원할 필요가 있어요"라며 "아예 자기 학과에서 취업이 안되니까 어디 다른곳에서 연수 2~3개월만 받고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 사람은 사실 저희가 뽑기에는 많이 부족하죠"라고 말했다.

잡코리아, 사람인 등 취업포털 사이트의 활성화로 온라인 지원이 증가하는 추세다. 구직자들은 포털에서 제공하는 표준화된 자기소개서를 가지고 기업에 지원한다. 지원서를 한번 작성해 놓으면 클릭 한 번으로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표준화된 지원서와 쉽게 지원할 수 있는 방식때문에 천편일률적인 느낌을 주는 기업 지원자가 늘고 있다는 게 중소기업 관계자들의 공통된 느낌이다.

이 팀장은 "허수 지원자가 많아요. 연락해도 받지 않고 막상 연락이 닿으면 자신이 어디 지원했는지조차 까먹는 사람도 있어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온라인을 통해 지원할 때 지원 기업에 대한 관심을 어필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원 서류 제목에 'OO 기업에 지원한 XXX입니다'라고 한 줄만 적어도 인사 담당자의 눈에 띈다.

이 팀장은 "얼마 전에 재무회계 뽑으려고 공고를 냈는데 300여 명이 지원했어요. 그런데 지원 타이틀에 저희 회사 이름을 넣고 지원한 사람이 단 한명 밖에 없었어요"라며 "사람들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복사해서 뿌리는 거죠"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지원하고 가치 있게 평가받으려면 지원하는 회사에도 가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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