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무리한 검찰 수사, 삼성 ‘체력’ 갉지는 말아야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9-05-28 18:06   (기사수정: 2019-05-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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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압수수색만 19차례…최고조 달한 검찰의 삼성 압박

180조 투자·42만 일자리 창출 막는 ‘들쑤시기’ 수사 관둬야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초일류 100년 기업을 향한 여정이 시작됐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가 내놓은 신년 메시지다.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한 김기남 부회장은 당시 신년사에서 세계 최고 기업이 되자는 미래를 그렸다. 과감한 도전과 투자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부탁드립니다.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반년 뒤 삼성전자가 내놓은 두 번째 메시지는 그러나 절박했다. 임직원과 회사는 물론 투자자와 고객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다름 아닌 검찰의 과도한 수사 압박과 그로 인한 부정 여론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은 최근 삼성바이오에 이어 삼성전자 중추 사무실에까지 압수수색을 벌였다. 일반적으로 “검찰 압수수색 한 번이면 기업은 며칠씩 업무가 마비된다”는 게 재계의 호소다. 그런데 삼성에 대한 검찰 수사는 과할 정도로 집요했다.

지난해 이 부회장 석방 이후 현재까지 삼성전자 및 관련 계열사 압수수색은 무려 19차례에 달한다. 전례를 찾기 힘든 숫자다. 부사장급 이상 임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도 남발하고 있다. 상대를 궁지에 몰아넣으려는 검찰의 흔한 수사기법 중 하나다.

삼성은 착잡한 모습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검찰 수사를 둘러싼 추측성 보도에 공식적인 유감을 표명했다. “아직 진실규명 단계인데도 유죄라는 단정이 확산되고 있다”는 게 삼성 입장이다. 납득이 간다. 검찰의 압박 수사와 과도한 여론몰이가 임계점에 달한 셈이다.

진짜 문제는 삼성이 겨우 돌린 경영 시계가 또다시 멈출 위기에 놓였다는 점이다. 이 부회장 경영 복귀 후 지난 1년간 삼성은 정말 숨 가쁘게 달렸다. AI, 5G, 바이오, 전장 등 4대 성장사업에 180조 원 투자를 결정했고, 올해엔 시스템반도체에만 133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작년 한국 경제를 이끈 반도체 수출액이 약 141조 원인 점을 고려하면 삼성의 투자 규모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실제로 삼성의 투자 계획이 실행되면 2030년까지 국내 연평균 11조 원의 R&D 투자가 집행되고, 42만 명의 직간접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삼성으로선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갈등과 중국 산업 굴기로 인한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타파하면서, 대내적으론 국내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에 앞장서야 하는 ‘이중 책무’를 떠안고 있는 셈이다. 결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검찰의 기업 수사는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 부정을 파헤쳐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하고, 무엇보다 공공이익에 부합해야 한다. 하지만 근래 검찰의 ‘들쑤시기’식 삼성 수사는 과연 누구를 위한 수사인지 되묻고 싶다.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기업의 체력을 불필요하게 갉아먹고 있진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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