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검찰 고민’,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 딜레마

이상호 전문기자 입력 : 2019.05.28 07:01 |   수정 : 2019.05.28 08:11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 고민’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4월30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극자외선(EUV) 건물 건설현장을 둘러본 뒤 함께 박수를 치며 즐거워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두 번 만났고 그 메시지는 분명했다. 첫 번째는 2018년 7월9일, 인도 국빈 방문 중 삼성전자의 현지 제2공장 준공식이었다.

두 번째는 올해 4월30일, 경기도 평택에서 열린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을 찾아가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자 “원대한 목표 설정에 박수를 보내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화답했다.

지지층을 중심으로,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있는 이재용 부회장과의 만남이 적절한가 하는 비판이 있었지만 누가 봐도 ‘친기업, 친삼성 행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벽두인 올해 1월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국가경제에 기여하기 위해 고용창출에 앞장서 달라”고 부탁하는 등 소득주도 성장정책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으로 부진한 경제를 살리기 위한 친기업 행보를 계속했다.

문 대통령-이재용 만나기만 하면 검찰 ‘압수수색’

‘친삼성 견제?’ ‘검·경 수사권 조정 화풀이?’ 다양한 해석
그런데 문 대통령과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만나기만 하면 이상한 일이 생겼다. 지난해 7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참석, 축사를 한 다음날 서울중앙지검은 삼성전자 수원본사와 서초사옥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택 삼성전자를 찾은 사흘 뒤인 올해 5월3일과 7일, 검찰은 일주일새 두차례나 삼성을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 수사를 하면서 지난해 2월8일 부터 28일 현재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포함한 삼성전자 및 관련 계열사를 총 19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해 13차례, 올해 들어서도 3월에 2건, 5월에만 4건에 걸쳐 압수수색을 했다. 언론에 노출된 주요 압수수색만 19번이지, 추가 보완수색까지 합하면 훨씬 더 많다.

피의사실 공표, 별건수사에 여론전까지

문 대통령 ‘친기업 행보’ 제동
한달에 두 번꼴의 압수수색, 꼬리에 꼬리를 문 별건수사에 이어 최근에는 불법적인 ‘피의사실 공표’가 도를 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재용 부회장의 육성파일 확보’라는 보도다. ‘이재용 부회장의 불법적인 개입’을 기정사실화 해, 검찰 수사의 칼 끝이 이 부회장의 턱밑까지 겨누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검찰이 여론전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이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려서 수사의 돌파구를 찾는 것은 권력 등의 외압이 빈발했던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사용했던 변칙 수법이다. 대통령의 행보와 메시지는 중요한 국정행위다.

지난 1년 사이 문 대통령의 행보와 메시지는 “삼성을 봐주라”가 아니라 “기업 활동에 대한 지원과 배려”, 최소한 훼방은 놓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압수수색, 별건수사, 피의사실 공표를 통해 대통령의 ‘경제살리기 행보’에 제동을 걸고 있다.

‘통제불능 검찰’ 옳은 현상일까

검찰을 법무부 산하에 둔 이유 생각해야
흔히 검찰을 두고 ‘준사법부’라고 표현하지만 검찰이 독립된 사법부 조직은 아니다. 대한민국은 법무부 산하에 검찰을 두는 미국식 검찰체계를 유지하고 있기에 정부조직법 체계상 검찰은 대통령의 행정부, 법무부 산하 조직이다.

우리 정부조직법 상, ‘법무부-검찰’과 가장 유사한 관계가 ‘국방부-군(軍)’이다. 인사와 예산, 권한(작전권과 수사권) 체계가 흡사하다. ‘특별권력관계’상 검사의 최고 상관은 대통령이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과 전략은 행정부에 반영돼야 한다.

과거 검찰총장들이 대통령을 면담할 때 마다 ‘검찰총장직 겸무’를 주문했던 것은 ‘아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검찰은 거꾸로 가고 있다.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의 ‘이중 플레이’ 때문일까? 그렇게 볼 수 없는 근거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조국 민정수석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간의 갈등설이다.

청와대 비서실의 경제파트 보좌진과 민정쪽이 마찰을 빚었다는 소문도 들린다. 대통령이 기업총수를 만나자 마자 그 기업에 대한 압수수색이 벌어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검찰의 ‘이상행보’와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은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차기 검찰총장의 인선에 검·경 수사권조정 문제와 더불어 기업수사 엇박자가 최대 변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문 대통령의 ‘검찰 고민’,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 딜레마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