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이재웅 쏘카대표 논쟁의 3가지 관전 포인트
이태희 편집국장 | 기사작성 : 2019-05-22 17:06   (기사수정: 2019-05-2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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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구(왼쪽) 금융위원장과 이재웅 쏘카 대표가 22일 차량공유서비스 및 홍남기 부총리 '혁신의지'등을 둘러싸고 논쟁을 벌였다.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이태희/편집인]

22일 고위관료가 뜬금없이 저명한 스타트업 대표의 언행을 비난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창졸지간에 공격당한 그 대표는 거의 실시간으로 반박했다. 세간의 여론은 고위관료보다는 스타트업 대표를 지지하는 분위기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왜 그럴까.


①팩트체크=논쟁은 3라운드에 걸쳐 진행돼

이재웅 대표의 두 가지 발언이 불씨

지난 17일 택시기사 분신 두고 “죽음의 정치적 이용” 비판

지난 4월 홍남기 부총리의 ‘혁신의지 박약’ 지적

포문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2일 열었다. 하지만 이번 논쟁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단초가 된 이재웅 쏘카 대표의 두 가지 발언을 먼저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첫째, 이재웅 대표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 차량 공유 서비스인 ‘타다’ 서비스 폐지를 요구하면서 76세의 개인택시기사가 분신자살한 사건과 관련해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뻘인 76세의 개인택시 기사가 그런 결정을 하기까지 얼마나 두려움이 컸을까 생각하면 안타깝고 미안하기 그지없다”면서 “누가 근거 없는 두려움을 그렇게 만들어냈고 어떤 실질적 피해가 있었길래 목숨까지 내던졌을까 생각하면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타다는 쏘카의 자회사인 VCNS가 출시한 차량공유 서비스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죽음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죽음을 정치화하고 죽음을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죽음을 예고하고 부추기고 폭력을 조장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언론과 사회는 한목소리로 죽음이 문제 제기의 방법이 될 수 없으며 죽음을 정치적, 상업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세상의 변화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해도 전국 택시매출의 1%도 안 되고 서울 택시매출의 2%도 안 돼서 결과적으로 하루 몇 천원 수입이 줄어들게 했을지도 모르는 타다에 모든 책임을 돌리고, 불안감을 조장하고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타다 서비스를 두고 택시기사들의 분신자살이 이어지는 데 현상에 대해 ‘죽음을 조장하고 이용하는 세력’이 있다는 논리적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 대표는 "택시업계와 대화를 하겠다고 하고 상생 대책도 마련하고 있는데, 타다를 중단하지 않으면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억지는 그만 주장했으면 좋겠다“면서 ”저희가 상생안을 만드는 이유는 저희 사업 때문도 아니고 앞으로 자율주행 시대가 오기 전에 연착륙해야만 하는 택시업계를 위해서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 플랫폼에 들어오는 것과 감차 말고 어떤 연착륙 방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있다면 저희도 도울 생각이 분명히 있다”면서 “신산업으로 인해 피해 받는 산업은 구제를 해줘야 하고, 그것이 기본적으로 정부의 역할이지만 신산업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다 폐지를 요구하는 개인택시기사들에게 오히려 타다 플랫폼에 합류하라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 대표의 두 번째 발언은 홍남기 경제부총리와의 논쟁과정에서 불거졌다.

이 대표는 지난 2월 홍 부총리가 공유경제 문제에서 이해관계자 대타협을 강조한데 대해 이 대표는 “어느 시대의 부총리 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4월 기재부 내 혁신성장추진단에 민간본부장이 없는 것과 관련해 “전임 본부장(이재웅 대표)이 역할을 할 수 있었다면 할 수 있지 않았겠나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부터 혁신성장추진단의 전신인 혁신성장본부 민간본부장을 맡다가 그해 12월 홍 부총리 취임 직후 사임했다.

이 대표는 자신을 겨냥한 홍 부총리의 비판에 대해 “부총리 본인 의지만 있다면 혁신성장을 더 이끌 수 있을 것이다”면서 “지금 이렇게 혁신성장이 더딘 것은 부총리 본인 의지가 없어서일까요? 대통령은 의지가 있으시던데”라고 꼬집었다.


최종구 위원장, 22일 “경제정책 책임자에게 ‘혁신의지 부족’ 운운” 비판

“택시업계에 대해 거친 언사도 무례하고 이기적”

최종구 위원장은 22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을 위한 협약식’에 참석했다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전혀 예상 밖의 이슈를 꺼내 들었다.

최 위원장은 “내가 사실 이 말을 하고 싶었다”면서 “최근에 타다 대표자라는 분이 피해를 보는 계층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를 다루는 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데, 그 합의를 아직 이뤄내지 못했다고 해서 경제정책의 책임자를 향해서 ‘혁신의지 부족’ 운운하는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부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혁신의지를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는 지난 4월의 이 대표 발언을 정조준한 것이다.

최 위원장은 또 "(이 대표가) 택시업계에 대해서도 상당히 거친 언사를 내뱉고 있는데, 이건 너무 이기적이고 무례한 언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결국 '나는 달려가는데, 왜 못 따라오느냐'라고 하는 거다. 상당히 무례하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의 지난 17일 발언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최 위원장은 “택시업계가 공유경제라든지 이런 혁신사업으로 인한 피해를 직접 크게 입는 계층인데, 이분들이 기존 법과 사회 질서 안에서 자기의 소박한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분들이다”면서 “그분들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존중과 예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혁신 사업자들이 오만하게 행동한다면 자칫 사회 전반적인 혁신의 동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이 부분(타다 서비스와 택시기사들의 분신 등)은 금융위 일과 직접 관련되진 않지만, 혁신과 혁신으로 인해 뒤처지는 계층에 대한 보호, 이걸 어떻게 할 것이냐가 정부로서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이다“고 언급, 자신이 이 대표를 비판하는 논리적 이유를 제시했다.

그는 “예외적인 서비스를 인정해주면, 기존 법령에서 제한했던 것들에 큰 변화가 오고, 그 변화로 인해서 분명히 소외당하거나 피해를 보는 계층들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면서 “소회당하고 피해를 보는 계층을 돌보는 일이 정부의 중요한 책무”라고 역설했다.


이재웅 대표, 22일 페이스북서 “출마하시려나”

이찬진 대표, “부총리 비판하면 무례하고 이기적?”

이 대표는 22일 오후 즉각 실시간 반박에 나섰다. 페이스북에 최 위원장의 발언을 공유하면서 “갑자기 이 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면서 “어찌 되었든 새겨 듣겠습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페이스북에는 ‘한글과 컴퓨터’ 창업주 이찬진 포티스 대표가 댓글을 붙였다. 이 대표는 “부총리님을 비판하면 ‘상당히 무례하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거군요”라며 “부총리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최 위원장님께 뭐라고 말씀하실지 궁금하다”고 최 위원장과 홍 부총리의 견해를 우회적으로 요청했다.


② 3가지 관전 포인트


금융위원장이 국토부 소관 차량공유서비스 논쟁까지 간섭?

첫째,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금융혁신과제를 수행하는 데도 벅찬 금융위원장이 국토교통부와 같은 다른 부처 소관인 차량공유서비스와 택시업계 문제를 굳이 거론한 이유가 궁금증을 모으고 있다. 최 위원장은 핀테크와 같은 금융혁신을 추진하다보면 ‘소외되는 사람’이 존재하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근거로 ‘타다’ 퇴출을 외치는 택시기사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차량공유스타트업계에서는 “최 위원장이 실태파악도 못한 채 인상론적으로 스타트업 대표를 비난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핀테크 금융이라는 혁신이 기존 은행의 반발을 부르고 있지만, 핀테크 금융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규제에 있다는 게 정설이다. 구 산업 종사자들의 반발이 금융혁신의 심각한 걸림돌이 되는 상황은 아니다.

반면에 차량공유서비스는 기존 산업 종사자들의 필사적인 저항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이다. 기존 은행원들이 핀테크나 인공지능(AI)어드바이저의 폐지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개인택시기사들은 차량공유서비스 전체를 ‘혁신’이 아니라 ‘불법’으로 규정하고 폐기처분을 요구하고 있다.

차량공유서비스 관련 스타트업들도 이런 식으로 사회 분위기가 흐른다면 생존위기에 처할 수 있다. 최 위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쏘카와 같은 스타트업이 ‘혼자만 잘난 체하는 혁신 세력’정도로 규정하고 있다.



택시기사에 대한 ‘동정론’과 ‘비판론’ 중 여론은 어느 쪽 지지?

둘째, 개인택시기사들에 대한 최 위원장의 ‘동정론’과 이 대표의 ‘비판론’ 중 어느 쪽이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을지도 관심사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수 여론은 이 대표 쪽이다.

물론 이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사회적 약자 계층인 택시기사들을 옹호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개인택시기사들이 서비스 개선 및 기술변화에 따른 변화 노력을 소홀히 한 채 소비자들이 원하는 ‘혁신 서비스’를 방해하고 있다는 게 다수 국민의 정서라고 볼 수 있다.


최 부총리 총선출마설과 ‘택시기사 동정론’의 상관관계는?

셋째, 이 대표가 지적한 “출마하시려나” 발언의 진위와 의도도 관전 포인트이다. 실제로 최 위원장은 물론이고 홍 부총리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내년 총선 차출설의 대상이다. 최 위원장은 강릉, 홍 부총리는 춘천 출신이다. 이들 지역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야당의원이다.

정관가에서는 “최 위원장이 내년 총선 출마의지가 강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총선여론은 상당부분 택시기사들의 입담에 의해 좌우된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오래된 견해이다. ‘택시의 마음’을 얻어야 표심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이 택시업계의 표적이 된 이 대표를 비난한 데는 이런 ‘정치적 계산’이 숨겨져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 위원장의 비난을 받은 이 대표가 불쑥 “출마 하시려냐”라고 되받은 것도 같은 맥락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택시기사들의 구전이 표심을 움직인다는 것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이다”면서 “고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2002년 대선 이래 선거판의 표심은 각종 SNS와 같은 온라인 민심이 좌우한다는 게 정설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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