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대는 3기 신도시에 부담 커지는 정부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9-05-1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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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경기도 파주시 운정행정복지센터 앞에서 고양 일산신도시 연합회와 파주 운정신도시 연합회, 인천 검단 신도시 연합회 주민들이 집회를 열고 3기 신도시 계획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8일 고양 일산서구 주엽공원에서 신도시 지정 철회를 촉구하는 2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일산·운정 주민, 3기 신도시 지정 철회 대규모 집회 예고

왕숙지구 주민설명회 파행 등 신도시 백지화 요구 거세져

일산 집값 하락, 강남은 하락폭 축소..신도시 지정 효과 의문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3기 신도시 지정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신도시 지정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1·2기 신도시에 더해 3기 신도시 주민들까지 반발에 나서면서 정부가 난처한 상황에 몰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일산신도시연합회와 운정신도시연합회는 오는 1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공원에서 신도시 지정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 집회 후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지역구 사무실까지 거리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이들은 "운정신도시는 기업 유치나 양질의 일자리를 위한 자족기능은 없고 열악한 교통망으로 큰 불편을 겪는 상황에 정부가 창릉동을 3기 신도시로 지정해 기존 신도시를 사망 직전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에는 일산·운정·검단 등 3개 신도시 주민들로 구성된 연합회 회원 500여명이 파주 운정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번이 두 번째 단체 행동이다. 이 지역 주민 200여명은 현재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3기 신도시 지정에 반대하며 집회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

운정신도시 주민들이 반발에 나선 건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창릉지구가 개발되면 수십만명이 입주해 교통난을 비롯해 집값 하락과 슬럼화가 심해질 것을 우려해서다. 검단신도시 역시 미분양이 쌓여가는 마당에 인근 계양과 부천 대장지구까지 주택이 공급되면 미분양 증가를 부채질 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 감정원에 따르면 1기 신도시인 고양 일산서구의 이번주 아파트 가격(13일 기준)은 전주 대비 0.19% 하락해 지난해 8월 27일 이후 최대 수준의 하락폭을 보였다. 정부가 일산보다 서울에서 가까운 창릉에 신도시를 건설하기로 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검단신도시가 속한 인천 서구도 같은 기간 0.08% 하락해 전주(-0.03%)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이 지역은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는데다 향후 미분양 우려도 크다는 이유로 지난 3월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반면, 서울 집값은 하락폭을 줄이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서울은 이번주 0.04% 하락하며 지난주(-0.05%)보다 하락폭을 축소했다.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도 하락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서초구는 지난주 0.05% 떨어졌지만 이번주에는 -0.04%의 변동률을 보였다. 강동구는 지난주 -0.16%에서 이번주 -0.13%로 하락폭을 줄였고 강남구(-0.01%)와 송파구(-0.04%)는 전주와 같았다.

서울 인접지역에 주택을 공급해 수요를 분산시키고 집값을 안정시킨다는 정부의 취지와 다르게 공급물량 부담이 예상되는 일산은 유탄을 맞았고 오히려 서울 집값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파열음은 3기 신도시에서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신도시로 지정된 곳 중 규모가 가장 큰 남양주 왕숙지구에서는 주민 반발에 설명회가 잇달아 무산되기도 했다.

전날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남양주시 체육문화센터에서 왕숙 1지구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LH가 왕숙 1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 초안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었고 주민 500여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환경영향평가가 '짜맞추기식'이라고 반발하면서 결국 설명회 시작 10분 만에 중단됐다. 이들은 허술하게 3기 신도시가 추진되고 있다며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 왕숙 2지구 설명회도 파행됐다. 참석한 주민들은 국토부와 LH 직원들에게 "나가라"고 소리쳤고 설명회 10여 분만에 설명회가 중단됐다. 이들은 국토부가 3기 신도시 발표 시 보존 가치가 적은 그린벨트 3~5급지가 대상이었는데 인천 계양은 90% 이상이 1~2급지이고, 나머지 지역도 50~70%가 보존가치가 높았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지난 14일 계양지구에서도 주민들의 반발로 설명회를 열지 못했다.

이번 3기 신도시 계획에 포함된 수원 당수동(69만㎡, 5000가구) 주민들도 신도시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수원지역 1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수원도시계획시민회의는 "서울과 수도권 집값 문제는 공급 부족 때문이 아니라 땅장사를 부추기거나 분양가에 거품이 끼고, 투기 방지 대책의 부재 때문"이라며 3기 신도시가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1·2기 신도시 등이 당면한 여러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신도시를 발표하면서 주민들의 반발을 자초했다"며 "시작 전부터 여러 문제가 터지다보니 사업 추진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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