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자진 납세’한 김학의? 경찰에 ‘승리’한 ‘승리’?
이상호 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05-14 13:41   (기사수정: 2019-05-1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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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왼쪽)과 가수 승리. [그래픽=뉴스투데이]

경찰에 ‘승리’한 ‘승리’?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권력유착과 퇴행적 성범죄 혐의로 국민적 관심을 끌어 온 두 사건,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과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마무리 국면이다.

두 사건 수사는 검·경이 수사권 조정을 둘러싸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권력유착 의혹에 대한 ‘제살 도려내기’ 성격이 강해서 결과가 주목받았다.

검찰은 과거 두차례나 ‘면죄부’를 줬던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해 뇌물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경찰은 ‘버닝썬’의 외압으로 드러난 윤모 총경에 대해 아직까지도 신병처리를 미적거리고 있다.

또한 권력유착 의혹과 관련, 경찰내 연루자가 과연 청와대 행정관에 일선 경찰서장 직급에 불과한 윤 총경 뿐이겠느냐는 의문에 대해 경찰의 수사는 진척이 없다.

검·경수사권 조정 갈등 국면에서 중요한 것은 양 조직의 도덕성, 이미지와 신뢰성 문제다.

지금까지 양상을 보면 검찰은 전직이지만 김학의 전차관에 대해 ‘정공법’을 선택했고, 경찰은 고심하는 분위기다.

법원, 승리 영장실질심사

14일 새벽 구속여부 결정


‘버닝썬’ 사건과 관련, 성접대와 성매수,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승리와 유리홀딩스 유인석 전 대표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1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승리와 유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연다.

경찰은 승리에 대해 성접대와 횡령, 불법촬영물 유포,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각종 수사를 벌인 끝에 지난 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다음 날 검찰도 이를 법원에 청구했다.

지난 3월 10일 승리가 처음으로 입건된 뒤 약 2개월만이다.

승리와 유씨는 성매매처벌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식품위생법 위반 등 세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15년 크리스마스 파티와 같은 해 외국인 투자자 접대 자리, 그리고 2년 뒤 필리핀 팔라완에서 열린 승리의 생일파티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다. 여기에 지난 2015년 승리 본인도 직접 개인적으로 성매수를 했다는 혐의도 영장에 포함됐다.

두 사람이 함께 차린 술집 '몽키뮤지엄'의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버닝썬의 자금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도 받고 있다.

김학의 전 차관 1억6,000만원 뇌물혐의 영장

윤중천 씨 별장 성범죄 혐의는 빠져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김학의 전법무부 차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건설업자 윤중천 씨와 사업가 A씨 등으로부터 1억6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윤씨의 보증금 분쟁에 개입해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이모씨에게 1억원의 이득이 돌아가게 했다는 혐의와 윤씨로부터 현금과 그림 등 3000만원을 받은 혐의, 사업가 A씨로부터 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 등이다.

검찰은 이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혐의를 포착, 공소시효가 남아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에 포함했다.

성접대 의혹도 뇌물 혐의 중 하나로 구속영장 청구서에 포함됐다.

김 전 차관이 지난 2006~2008년께 윤씨로부터 강원 원주 별장 및 서울 강남 오피스텔 등에서 여러 차례 성접대를 받았다는 혐의다.

반면 김 전 차관의 직접적인 성범죄 혐의는 제외됐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 등 혐의와 관련해 공소시효 및 법리적용 등을 두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만큼 영장 청구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별장 동영상' 속 여성이 자신이라던 이씨가 진술을 번복한 점도 검찰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수사단이 해당 동영상을 2007년 12월로 특정하자 자신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뇌부 “수사미흡 시작 무겁게 생각”

‘윤 총경’으로 꼬리 자르기?


‘버닝썬’ 사건 수사 최고 책임자인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언론과 국민들이 수사가 미흡하다고 보는 시각을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다시는 유착이 생기지 않도록 종합 대책을 마련해 공직 기강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미 구속기소된 가수 정준영(30) 등과의 단체 대화방에서 이른바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윤모 총경과의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를 이번 주 내로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윤 총경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등 사법처리 방향은 미정이다.

이 때문에 경찰 주변에서는 유착의혹 수사와 관련 경찰이 윤 총경 선에서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 총경이 ‘버닝썬’ 관련자들의 뒤를 봐줄 때는 청와대 행정관 직급에 불과했는데, 과연 그 윗선의 개입은 없었겠느냐는 것이다.


김학의 전 차관과 윤 총경을 대하는 검·경의 다른 태도

법조계 “수사권 조정 갈등이 원인”


법조계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은 다소 무리해서 김학의 전 차관을 ‘자진납세’한 반면, 경찰은 조직의 신뢰성, 이미지를 고려해 윤 총경의 사법처리는 물론, 그 윗선 수사까지 머뭇거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김 전 차관에게 적용한 뇌물죄 중 성접대 부분이나 윤씨에게 이모씨의 채무를 포기했다는 혐의는 법정에서 공방이 불가피한 부분으로 보고 있다.

결국 김 전 차관과 윤 총경을 대하는 검·경의 이같은 상반된 태도는 현재 진행 중인 치열한 검·경 수사권 조정이 큰 원인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찰로서는 다소 무리하지만 과거 두차례나 면죄부를 준 김 전 차관을 구속해서 명예를 회복해야 하는 입장이고 경찰은 윤 총경의 처벌이 경찰 조직의 신뢰를 무너뜨릴까 고민하는 처지가 아니겠느냐”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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