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2주년 대담]① 최저임금 속도조절 제기하고 삼성전자 방문 '의미' 해석
이재영 기자 | 기사작성 : 2019-05-1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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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송현정 KBS 정치 전문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문 대통령, 취임 2주년 하루 앞둔 9일 KBS ‘대통령에게 묻는다’ 특집 대담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대로 인상돼야 하는 것 아냐”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앞두고 경영계 ‘동결론’에 유리한 변수

황수경 통계청장 경질 사태까지 초래했던 지난 해 기류와 달라

소득 주도 성장론의 한계 인식하고 ‘혁신성장’으로 좀 더 이동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만남은 ‘경제 행위’로 규정

[뉴스투데이=이재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공약인 ‘2020년 최저시급 1만원’ 공약 시행과 관련해 사실상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밤 청와대 상춘재에서 가진 KBS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폭에 관한 질문을 받고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돼 있는 것이어서 대통령이 무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때 공약이 2020년까지 1만원이었다고 해서 그 공약에 얽매여 무조건 그 속도대로 인상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8일 막을 올린 최저임금위원회의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및 결정 과정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노총 및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문 대통령의 ‘공약이행’을 요구하는 반면에 경영계는 ‘동결’카드를 제시,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는 국면에서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해 7월 최저임금위가 올해 최저시급을 8350원으로 인상한 직후에도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사과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9일 대담에서 지난 2년 동안 연거푸 두 자리 수 최저임금 인상률를 단행함에 따른 ‘부작용’도 인정했다. 그는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 등을 골자로 한 소득주도성장 논란과 관련해 “후회가 없느냐”는 송현정 kbs정치전문기자의 질문에 대해 “아쉬움이 많다”면서 “고용시장 바깥에 있는 자영업자와 가장 아래층에 있는 노동자들이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시장 안에 있는 분들은 급여가 오르고 소득 격차도 해소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면서도 “자영업자나 고용시장에서 밀려난 저소득 노동자들에겐 효과가 없었던 점은 참으로 가슴 아프다”고 거듭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는 지난 해 통계청장 교체까지 초래했던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논란과 관련해 시사점이 크다. 통계청은 지난 해 4월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 조사에서 소득 1,2분위 계층의 소득 감소현상을 지적했다. 이를 계기로 야당과 상당수 여론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당초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하기 시작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가계의 소득증대-소비 증가-기업 및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낳을 것이라는 기대 아래 추진됐다. 하지만 저소득층의 가계소득이 급감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통계청의 자료조사 방식에 문제가 있다”면서 통계청 발표 내용에 이의를 제기했다.

통계청이 지난 해 8월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되풀이됐다. 통계청 발표자료에는 “상위 20% 계층인 5분위의 평균 가처분소득이 하위 20%인 1분위보다 5.23배 높았고, 이는 2008년 2분기 이후 10년 만에 분배불평등이 가장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이때 만해도 ‘강공’을 폈다. 최저임금 논쟁 과정에서 ‘속도조절론’을 주도했던 당시 김동연 부총리를 교체했다. 뿐만 아니라 황수경 통계청장을 전격 경질하고 강신욱 신임 청장을 기용했다.

강신욱 청장은 한국보건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지난 해 5월 청와대측에 최저임금 인상 이후 개별소득이 증가했다는 자료를 제공, 통계청의 공식자료를 정면 반박하는 근거를 제시한 인물로 알려졌다. 따라서 강 청장의 기용은 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코드 인사’라는 지적도 받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9일 대담에서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이다.

최저시급은 2018년 16.4%, 2019년 10.9%가 인상돼 문 대통령 취임이후 27.3%가 올랐다. 내년에 최저시급이 1만원이 되려면 19.8%가 인상돼야 한다. 역대 최고 상승률을 관철시켜야 1만원 시대를 열 수 있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남은 3년 동안의 임기 동안에는 최저임금 인상을 최소화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발전을 통한 ‘혁신 성장’에 무게를 두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 화성 소재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을 강조한 것이 친 재벌 행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재벌을 만나면 친(親)재벌이 되고, 노동자를 만나면 친노동자가 되겠느냐”고 단호하게 반박하면서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에 도움 되는 것이라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벤처기업이든 누구든 만날 수 있고 방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방문을 앞두고 오전 국무회의에서는 대기업 오너들이 회사에 대해 횡령·배임 등 범죄 저지르고도 계속 경영권을 가지지 못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했다”고 소개하면서 “그것이 반재벌이겠나. 그런 것은 상투적인 비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부회장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재판을 앞두고 봐주는 것 아니냐,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말씀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재판은 재판이고 경영은 경영, 경제는 경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부회장과 자신이 만난 것은 ‘국가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지 결코 재판에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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