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선덕 동암청소년중·고등학교 교장, 재정난에도 학교 문 닫지 못하는 사연
오세은 기자 | 기사작성 : 2019-05-0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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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덕 동암청소년중·고등학교 교장[사진=오세은 기자]

학교의 본래 목적인 ‘전인교육’, 김선덕 교장의 지론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하루빨리 기쁜 마음으로 학교 문을 닫고 싶어요.”

김선덕 동암청소년중·고등학교(이하 동암학교) 교장은 8일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교장 선생님이 왜 학교문을 닫기를 희망할까?

1982년 친구 따라 동암학교에 봉사활동을 하러 간 그는 그때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동암학교는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청소년들이 다니는 야간 학교다.

1972년 6월 12일에 개교한 동암학교는 인천시 부평구에 위치한 동암초등학교에서 탄생됐다. 이후 여러 차례 자리를 옮겨 현재는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다. 오는 6월이면 개교 47주년이다.

동암학교는 ‘전인교육’을 목표로 정규학교에서 이탈한 청소년들의 검정고시 합격 등을 돕는 인천 유일의 청소년 야간 학교다. 지난해 고졸 검정고시에서 동암학교 학생 4명이 합격했다.

학급은 중고등학교 각각 신입·졸업반으로 총 4개로 이루어져 있다. 교과목은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국사, 도덕, 기술과정, 한문 등이다. 기본 교과목 이외에 다양한 CA(특별) 활동도 함께 진행된다. CA 활동은 교과목 수업 이외 학기별로 1회 이상 진행된다.

동암학교는 교과외에 다양한 특별활동을 강조한다. 평소 김선덕 교장이 학교의 본래 목적인 전인교육에 남다른 지론이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Q. 언제부터 교장을 역임하게 됐나

A. 2007년부터다. 그런데 1991년부터 학교 운영을 전반적으로 도맡아왔다.

1990년 즈음 학교 운영자가 학교경영에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그만두고 나갔다. 그래서 그때부터 사실상 학교를 운영해오고 있다. 다만 1991년 당시 31살이었는데, 교장이라고 하기엔 나이가 적었다. 그래서 그때는 교감 직함을 달고 학교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하나둘씩 알아가는 시기였다.


▲ 동암학교는 국·영·수 교과목 이외에 다양한 특별활동을 강조하는 학교로 유명하다. 이는 평소 김선덕 교장이 학교의 본래 목적인 전인교육에 남다른 지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오세은 기자]


Q. 잘 다니던 직장이 있었는데 동암학교 운영에 열정을 쏟은 이유는.


A. 첫 직장은 SK 계열사로 오디오 테이프를 만드는 회사였다. 이후 휴대폰 부품회사 등 이직을 여러 번 했다. 그러면서도 계속 동암학교와의 인연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직장을 그만두고 내 사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잘 안됐다. 그래서 지난 연말에 사업을 접었다. 동암학교는 직장과 사업 별개로 30여 년 전부터 꾸준히 일과 병행해 왔다.

Q. 운영 어려움을 들었다. 그럼에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배우려는 청소년이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교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단번에 문을 닫을 수도 없다.

학교 교장으로서 투철한 사명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 학교는 개인 소유가 아니다. 인천시 남동구 지역사회의 것이다. 때문에 운영에 어려움이 있어도 이곳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는 한 운영해야 한다.


▲ 학생들의 맞춤 지도방법 등의 주제로 동암학교 교사수련회가 2일 월미도에서 열렸다.[사진제공=동암청소년중고등학교]

Q. 선생님들이 대학생 자원봉사자다. 선발 기준이 궁금하다.


A. 연중 상시로 지원자를 모집한다. 이후 면접을 진행한다. 면접에서는 크게 2가지가 중요하다. 하나는 최소 1년(2학기) 동안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어떤 이유에서도 결근은 안 된다. 이것이 가능한지 묻는다. 나머지 하나는 학교에서 주관하는 여러 행사에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묻는다.

이처럼 면접에서 지원자와 면접자 간 서로가 궁금한 것을 대화로 충분히 나눈 다음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최종 합격자에 한해 한 달간의 OT를 거친다. 이후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거듭나게 된다.

Q. 학교 운영방식이 궁금하다.

A. 학교 운영은 크게 우리 학교를 거쳐간 선생님들의 후원과 인천시 교육청 지원이 대부분이다.

교육청 지원비는 학교 1년 전체 운영비의 30% 수준이다. 남은 70%는 그만둔 선생님들의 후원금과 개인 호주머니에서 충당해 운영하고 있다.


▲ 지난해 6월 동암청소년중고등학교 제46회 졸업식 사진[사진제공=동암청소년중고등학교]

학교 밖 청소년이 없는 사회 꿈꿔


Q. 향후 목표.

A. 대학을 다녔을 때만 해도 10년 뒤에는 야간 학교가 사라질 거라고 봤다. 실제로 한국이 고도성장기를 겪을 당시 야학의 학생 수가 줄기도 했다. 그런데 IMF 이후 학생 수가 다시 늘었다. 학생들이 늘어난 것은 이혼율 급증, 조손가정이 늘어나는 등의 사회적인 요인이 크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년에 3만 명 이상의 청소년들이 학교를 이탈한다고 한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이러한 청소년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을 보호하고 관리할 수 있는 사회 구조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그 장치가 야학이라고 본다.

물론 향후에는 야학이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야학이 필요할 때까지는 정규 교과목을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 그래서 하루빨리 기쁜 마음으로 학교가 문을 닫기를 바란다. 그것이 건강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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