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대법원의 대신증권 ‘부당노동행위’ 판결, 복수노조의 교섭력 확보가 취지
이재영 기자 | 기사작성 : 2019-05-07 16:54   (기사수정: 2019-05-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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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이 7일 “대신증권이 단협을 타결한 노조에게만 격려금을 지급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고 최종 판결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지난 2011년 7월 복수노조가 허용된 이래 노조의 교섭력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취지를 유지한 판결로 해석된다. [일러스트 제공=연합뉴스]

대신증권 2014년 단협 타결한 기업별 노조에게만 300만원 격려금 지급

단협 중이라 격려금 못받은 ‘대신증권 지부’가 ‘부당 노동행위’ 주장

1심 법원, 시기적으로 차등을 주는 격려금 지급은 ‘무쟁의 유도’ 판단

대법원, “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노조의 교섭력 약화”판단

2011년 복수노조 허용 이래 지적돼온 ‘교섭력 약화’ 가능성 차단 취지

[뉴스투데이=이재영 기자]

대신증권이 2개의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벌이다가 단체협약이 먼저 체결된 노조의 조합원들에게만 3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왔다.

대신증권은 단협이 체결되면 다른 노조에게도 격려금을 지급하려고 했다고 해명했지만 대법원은 그러한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아직 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노조의 교섭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행위라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대신증권이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이 같은 취지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 2014년 1월 대신증권에는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대신증권 지부’와 기업별 노조인 ‘대신증권 노동조합’이라는 2개의 노조가 설립됐다. 민노총 산하인 ‘대신증권 지부’가 상대적으로 강성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대신증권은 그 해 이들 노조와 단체교섭을 진행했고, 먼저 단협을 체결한 ‘대신증권 노조’ 조합원들에게만 ‘무쟁의 타결 격려금’ 150만원과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격려금 ‘150만원’ 등을 지급했다. 이에 교섭을 진행 중이던 ‘대신증권 지부’는 차별적 격려금 지급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면서

대신증권은 지난 2014년 단체교섭을 진행하다가 먼저 단체협약을 체결한 '대신증권 노동조합' 조합원들에게 '무쟁의 타결 격려금' 150만원과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격려금' 150만원을 지급했다.

이에 아직 교섭을 진행 중이던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대신증권 지부'는 격려금 지급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다.

쟁점은 ‘대신증권 지부’와의 단협 타결 이후 격려금을 지급하려했다는 회사 측 방침이 노조에 대한 ‘부당한 압력’인지에 있었다. 대신증권 설명대로라면 대신증권 지부 조합원들이 상대적으로 경제적 손해를 본다고 볼 수 없다. 단협을 타결하면 동일한 금액의 격려금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지방노동위와 중앙노동위는 ‘시기적으로 차등을 주는’ 격려금 지급에 대해 “단체교섭이 진행 중인 노조의 단결권과 협상력을 약화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면서 구제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신증권은 “단체협약이 체결되면 나머지 노조(대신증권 지부)의 조합원에게도 격려금을 지급할 예정이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은 “단체협약을 체결한 노조의 조합원들에게만 '무쟁의 타결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한 행위는 다른 노조의 의사결정이나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회사가 의도한 대로 변경시키려 한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대신증권 지부’ 조합원들이 '무쟁의 타결 격려금' 150만원을 받기 위해 쟁의를 포기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1심은 또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격려금' 또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게 공평하다는 측면에서 특정 노조에만 지급한 것 역시 회사가 의도한 대로 노조의 의사결정이나 행동을 변경시키려 한 행위에 해당한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심과 대법원도 “노조의 단체교섭에 간접적으로나마 영향을 미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같은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1년 7월 이후 복수노조가 허용됐다. 복수노조는 근로자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취지이지만 노동자들의 ‘교섭력’ 약화 가능성을 높인다는 게 문제점으로 꼽혀왔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도 복수노조 상황이 사측에 의해 악용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한다는 취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회사 측이 ‘이이제이(以夷制夷)’ 방식을 활용해 복수노조 구도를 통제할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게 대신증권 판례에 담긴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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