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치킨게임, 韓 배터리 운명은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9-05-07 06:59   (기사수정: 2019-05-07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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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국내 배터리 업체 간의 신경전이 결국 소송전으로 비화했다. 선두주자인 LG화학은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술 관련 ‘영업비밀 침해’로 미국 법원에 제소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도 법적 조치를 불사하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배터리 영업비밀 둘러싼 LG화학·SK이노 공방 가열

재판 최소 1년 소요…내년 하반기 최종판결 예상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국내 배터리 업체 간의 신경전이 결국 소송전으로 비화했다. 선두주자인 LG화학은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술 관련 ‘영업비밀 침해’로 미국 법원에 제소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도 법적 조치를 불사하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문제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기술경쟁이 서로 물고 물리는 치킨게임으로 번지면서 중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공산이 커졌다는 점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장기간 법적 다툼으로 영업 활동에 제약이 걸린 사이, 중국이 세계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쥘 것이란 우려가 적잖다.

앞서 LG화학은 지난달 30일 SK이노베이션이 자신들의 2차전지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각각 제소했다. SK이노베이션이 2017년 무렵 LG화학 출신 핵심인력을 대거 채용하면서 중요 기술을 유출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도 지난 3일 구체적인 반박문을 내놨다. LG화학과 다른 생산 공정 기술을 사용하고 있어 애초에 영업비밀이 필요 없으며, LG화학 인력은 공정한 과정을 거쳐 채용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LG화학의 의혹 제기가 계속된다면 법적 대응을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양사가 강력한 법적 조치를 시사하면서 소송전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ITC 소송은 마무리까지 최소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5월 중 조사개시 결정이 나온 뒤 내년 상반기 예비판결을 거쳐 하반기에 최종판결이 날 것이란 관측이다.

▲ 지난 3월 19일(현지시간) 미국 남동부 조지아주에서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생산을 위한 전기차 배터리공장 기공식이 열리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각축 치열한데…

국내 기업 ‘치킨게임’에 중국업체 ‘어부지리’


그러나 소송이 장기화할수록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전략에는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소송전에 돌입한 양사의 사업 불확실성은 커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오는 2020년 850만대, 2025년 2200만대 성장이 예측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가 집계한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중국 CATL(21.9%), 일본 파나소닉(21.4%), 중국 BYD(12.0%), LG화학(7.6%), 삼성SDI(3.1%) 등 한·중·일이 경쟁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현지 특수를 누리는 중국업체들에 맞서 특히 국내 배터리 기업의 성장이 가파른 상황이었다. 지난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3사의 수주 규모는 110조 원을 넘는다. 같은 기간 국내 반도체 수출액(141조 원)에 버금갈 정도다.

이런 가운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법적 다툼은 크나큰 악재일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체들은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길 원하기 때문에 소송 진행은 불리하게 적용될 것”이라면서 “이 틈을 탄 중국업체들의 수주 경쟁력만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사도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ITC 제소 이후 당사와 SK이노베이션이 번갈아 가며 주장과 반박을 거듭하고 있는 모양새가 됐다”면서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불필요한 소모전은 더 이상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본지에 밝혔다.

SK이노베이션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최악의 경우 미국 내 제품 수입이 전면 금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한다면 지난 2월 착공한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이 설립되기 전까지 최소 2년간 수급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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