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260) 아베총리의 '아무말잔치'에 3040 반감 고조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9-05-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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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총리의 아님 말고 식의 발언에 국민들 반발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아베 총리의 아무 말 대잔치는 현재 진행형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아베 정부가 취직빙하기 세대를 ‘인생재설계 제1세대’로 변경하기로 일방적으로 결정함에 따라 당사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취직빙하기 세대’는 버블경제가 붕괴되고 일본경제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친 이후에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시장에 뛰어든 세대를 일컫는 표현으로 연령으로 따지면 현재 3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의 약 1700만 명이 여기에 해당된다.

당시의 유능한 젊은이들이 대부분 취업에 애를 먹었고 결국 아르바이트만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프리터나 비정규직 노동자로 쉽게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적은 수입과 상대적 빈곤으로 이어졌고 정부는 현재도 직업훈련이나 기업들의 인건비 보조 등을 통해 이들 세대에 대한 구제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인생 전반에 걸친 피해를 감내해야만 했던 세대들을 상대로 ‘인생재설계 제1세대’라는 허무맹랑한 표현을 가져온 것에 대해 이들이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칼럼니스트 오다지마 타카시(小田嶋 隆)는 “(새로운 표현에는) 해당 세대들이 사회의 탓으로 버려졌다는 관점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무신경하다거나 실례라는 의미를 넘어서 매우 잔혹한 단어로 들린다”고 평했다.

일본 네티즌들 역시 이 표현에는 사람의 인생을 불량품처럼 취급하는 태도가 담겨있음은 물론이고 ‘제1세대’라고 칭했으니 ‘제2세대’, ‘제3세대’도 나오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과거 아베정권이 내놓은 슬로건이나 언론발표를 되짚어보면 이와 같은 아님 말고 식의 표현들은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아름다운 나라: 2007년 ‘아름다운 나라 만들기’ 프로젝트를 발표하였지만 단 2번의 기획회의가 진행된 후 그대로 소멸되었다.

여성활약: 2013년에 정부가 발표한 일본재흥(再興)전략 안에 ‘여성의 활약추진에 맞춰’란 표현으로 화제가 되었지만 이후 별다른 후속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3년간 육아보장: 2013년 총리연설에서 ‘자녀가 3세가 될 때까지는 남녀 모두 육아에 전념한 후 확실히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라고 발표하였지만 구체적인 대책이 뒤따르지 않아 여성들의 반발과 분노를 샀다.

SHINE! 모든 여성이 빛나는 일본으로: 내각부가 2014년에 새로 오픈한 홍보 블로그. 첫 게시글을 아베총리가 작성하여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마지막 업데이트 이후 4년 가까이 경과하여 사실상 폐쇄되었다고 여겨진다.

1억 총 활약사회: 2015년에 정부가 제창한 프로젝트명. ‘희망을 낳는 강한 경제’, ‘꿈을 만드는 육아지원’, ‘안심할 수 있는 사회보장’의 3가지를 실현하겠다고 공표하였으나 이후의 후속조치는 없었다.

이 길을, 힘차게, 앞으로: 2016년 참의원 선거운동 당시의 자민당 공약. 당시의 정확한 표현은 ‘아직 과정이지만 아베노믹스는 확실히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 길을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지 않겠습니까’

사람만들기 혁명: 2017년 ‘모든 국민이 활약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인재투자에 노력하겠다’며 내각회의에서 나온 계획이지만 역시나 후속조치는 없었다.

모두에게 찬스! 구상: 아베 총리가 2017년 기자회견에서 사용한 표현. ‘사람만들기 혁명’을 단행하여 일본을 누구에게나 기회 넘치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의미로 사용하였지만 현재는 아무도 기억하고 있지 않다.

일하는 방법의 개혁: 최근 2년 사이에 가장 많이 거론되는 표현이지만 실제 근로자들이 체감하는 근로환경의 개선이나 이익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보도가 없다.

이처럼 알맹이 없이 듣기 좋은 표현들만 끊임없이 쏟아내는 이유에 대해 오다지마 칼럼니스트는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관료들이 주로 사용하는 용어. 예를 들면 복지, 수급, 제도, 보장과 같은 실무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은 채 의미가 지나치게 모호하고 나중에 빠져나갈 가능성을 염두에 둔 단어들을 일부러 사용하고 있다. 모든 표현들이 국민을 발밑에 두고 국민의 노력과 책임만을 요구하는 뉘앙스가 강하다”

올해 들어 국내로는 새로운 연호와 화폐를 발표하고 국외로는 계속된 한일관계에 잡음을 만들며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데 치중한 아베 총리지만 계속된 빈말과 거짓말에 국민들이 언제까지 속는 척 해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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