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교육이 미래다]⑨ 삼성 연구원이 관심보인 ‘경희대 무선전력전송 연구센터’, 초연결사회의 ‘심장’ 제작소
박혜원 기자 | 기사작성 : 2019-05-02 15:21   (기사수정: 2019-05-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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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지능형 무선전력전송 연구센터에서 지난 달 30일 교수와 연구원들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두번째줄 오른쪽부터) 정한욱 교수, 윤성재 교수, 이범선 센터장, 김준 교수. [사진=박혜원 기자]

4차산업혁명에 의한 빠른 기술 변화로 지구촌 시장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단호한 응전에 나서고 있다. 4차산업혁명이 우리의 삶과 직업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고 판단, 교육 시스템과 콘텐츠를 전면적으로 개혁 중이다. 한국은 미래가 걸린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느리다. 과거에 머물러 있다. 뉴스투데이는 연중기획으로 그 선명한 진실을 보도한다. <편집자 주>


경희대 무선전력전송 연구센터 이범선 센터장, 윤성재·김준·정한욱 교수등 본지와 인터뷰

스마트 시티 현실화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무선전력공급 기술' 주목돼

과거 1단계 ‘자기유도’ 방식은 '효율성' 낮아 상용화에 한계

3단계 ‘마이크로파’ 방식, ‘무선 스마트 공장’ 의 심장 역할 전망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2010년대 초반,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잇따라 무선충전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잠시 조명을 받았던 무선전력전송 기술은 효율성 문제로 인해 곧바로 시장에서 사라졌다. 당시의 무선충전 방식은 충전 패드 위에 스마트폰을 접촉하는 ‘자기유도’ 방식으로, 유선충전과 마찬가지로 충전 거리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무선전력전송 기술의 1단계에 불과하다는 것이 경희대 ‘지능형 무선전력전송 연구센터’의 이범선 센터장(전자정보대 교수)의 설명이다.

우선 무선전력전송은 선을 사용하지 않고 전력을 전자기기에 공급하는 원천기술을 이른다. 무선전력전송에는 3가지 단계가 있다. 1단계는 전력 송신부와 수신부가 맞닿아야 충전이 되는 ‘자기유도’ 방식이다.

2단계는 송·수신부가 1~2m가량 떨어져 있어도 충전이 되는 ‘자기공진’ 방식이다. 이는 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 휴대용 기기나 전기차 충전에 사용된다.

3단계는 ‘마이크로파’ 방식이다. 와이파이처럼 안테나를 통해 5m 범위까지 전력을 송신하며, 한정된 공간 안에 수많은 기기가 밀집된 스마트 공장 등의 환경에서 사용된다.

모든 인간과 사물이 빈틈없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에선 전력이 혈액이다. 몸에서 혈액이 돌지 않으면 인간의 생존은 중단된다. 스마트 공장이나 IOT도 마찬가지이다.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순간 모든 것이 멈춰선다. 그 순간 '스마트 세상'은 멈춰서게 된다.

무선전력충전 기술은 스마트 세상의 혈액과도 같은 전력을 효과적으로 공급하는 기술이다. 초연결사회의 '심장'에 관한 원천기술인 셈이다. 와이파이처럼 전선 없이도 일정 범위내의 기기와 칩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때문이다.

무선전력전송 상용화는 ‘효율성’ 문제로 1단계에서 중단됐다. 전력 송신부와 수신부의 거리가 멀수록 충전 효율은 떨어진다. 100W의 전력을 보내도 10W의 전력밖에 받지 못하면 시간이나 비용 면에서 전혀 이점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 공장이나 IoT(사물인터넷) 등 무선충전이 필수적인 분야로 주목을 받으면서 무선전력전송 기술 연구 역시 효율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다시 활성화됐다.

지난 2016년 지능형 무선전력전송 연구센터는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ICT 명품인재양성 프로그램’에 선정돼 설립됐다.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무선전력전송 기술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주관기관은 경희대학교이다. 홍익대학교와 카이스트, 대덕대학교도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연구 인력은 교수 10명과 석·박사, 학부생 70명으로 총 80명이다. 무선전력전공 연구센터는 MIT 미디어랩과 같은 대학연구소로서 창의적 자율 연구를 통한 인재 양성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범선 센터장, 윤성재 교수, 김준 교수, 정한욱 교수는 지난 달 30일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에 위치한 연구센터에서 뉴스투데이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들은 무선전력전송 기술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비전과 함께, 교육자로서 4차산업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IoT와 스마트 공장에 사용되는 무수한 부품 충전엔 무선전력충전 방식이

초연결사회 구현으로 무선전력전송의 필요성 절실해져

마이크로파 방식은 '공용 와이파이'와 동일한 원리

인체 유해성 및 전기세 문제 모두 해결 가능

Q. 무선전력공급 기술이 최근 재조명받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A. (이범선 센터장) 각종 사물과 인터넷을 연동하기 때문에 상시 충전이 되어있어야 하는 IoT나 자동화된 부품이 수천 개에 이르는 스마트 공장 등이 주목을 받으면서다.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전력 사용 기기는 점점 늘어나는데 모든 것을 유선으로 연결할 수 없으니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을 연구할 필요성이 제고된 것이다.

Q. 아무래도 무선충전은 유선충전보다 효율이 떨어지지 않나.

A. (정한욱 교수) 연구센터에서 진행하는 연구도 ‘효율성 개선’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송신기가 장애물과 인체, 수신기 위치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최적의 전력 전송 경로를 파악하도록 하는 기술 등이 있다. 이렇게 하면 효율성을 높이면서 인체에도 해를 덜 끼칠 수 있다. 물론 핸드폰 전자파 규제가 있듯 무선전력전송에도 규제가 있기 때문에 흔히 걱정하는 위해성은 염려할 필요가 없다.

Q. 자기유도 방식 대신 주목받고 있는 자기공진 방식과 마이크로파 방식 전력 전송은 어떻게 작동하는 것인가.

A. (김준 교수) 자기공진 방식은 자기유도 방식과 비슷하다. 자기유도 방식과 마찬가지로 송신기 근처에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것인데, 접촉을 해야 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다.

마이크로파 방식은 와이파이와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충전 라인이 벽이나 천장에 깔려 있어 굳이 충전이 되는 위치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특정 공간 안에만 들어가 있으면 모든 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마치 카페에서 공용 와이파이를 사용하듯, 카페에 들어가 있기만 해도 스마트폰이 충전되는 식이다.

Q. 카페에서 무선 충전이 가능하다면 사업주가 지나치게 많은 전기세를 부담하게 되지는 않나?

A. (정한욱 교수) 기껏해야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충전하게 될 텐데, 이런 기기들은 전력 소모가 크지 않아서 비용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능형 무선전력전송 연구센터 이범선 센터장. [사진=박혜원 기자]

전기차부터 인공장기까지 무선전력전송 시스템 필요해

기술 수준은 당장 상용화도 가능

고비용에 공공성 높아 국가 사업으로 추진해야

Q. 구체적인 활용 사례를 든다면? 어떤 산업들과 융합될 수 있나.

A. (윤성재 교수) 집이나 오피스 환경에서 전자기기를 책상 위에 올려놓거나 주머니에 넣어두고 있어도 충전할 수 있다. 또 전기차 충전 설비를 보편화하여 굳이 시간을 들여 충전소를 찾아가지 않아도 정해진 공간에 주차만 해놓으면 충전이 되도록 할 수도 있다.

나아가 헬스·케어, 바이오 산업과도 융합할 수 있다. 인공 장기를 이식한 경우, 이 역시 전기로 움직이기 때문에 충전 단자가 몸 밖으로 나와 있다. 무선충전을 할 수 있으면 훨씬 자연스럽게 인공 장기를 이식할 수 있다.

무선충전을 할 수 있으면 배터리가 필요 없어 기기의 사이즈 자체가 줄어든다. 따라서 마이크로 로봇을 피하지방에 주입하여 원격 수술을 할 수 있다. 절개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Q. 이런 기술들이 상용화되려면 얼마나 걸릴 것으로 보나.

A. (이범선 센터장) 상용화 자체는 당장 가능하다. 아직 인프라가 마련되지 않았을 뿐이다. 오피스나 카페에서 제공하는 저전력 전자기기 전용 무선전력공급의 경우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이 강하다. 따라서 기업이 굳이 나서서 개발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고전력을 필요로 하는 전기차나 스마트 공장의 경우 설비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전기차 충전 시설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거나 스마트 공장을 보편화하려면 국가 차원의 설비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국가 지원은 이 같은 인프라보다는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또한 앞서 말했듯 무선전력공급 기술은 수익성이 높진 않아 중소기업이 연구하기는 어렵고, 국가 지원을 받아 교육 기관에서 연구해야 한다. 지원이 더욱 활성화되어 인프라 마련이 빨리 되기를 바라고 있다.


사회적 니즈에 맞춰 대학에서 신인재 양성하는 것은 당연

4차산업혁명 시대 대학교육은 파편성 극복하고 실무중심 돼야


Q. 무선전력전송은 교육 기관에서 연구하기 적합한 기술이라고 말했는데, 최근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술 관련 학과가 각 대학에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올해 서울대는 100% 삼성전자 취업을 보장하는 반도체 계약학과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 같은 대학 교육이 일자리 양성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대학을 취업 기관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이에 관한 견해가 어떠한가.

A. (김준 교수) 사회에서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하고, 기업에서는 관련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인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대학에서 급하게 인력 양성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긍정적으로 본다.

다만 우리나라는 새로운 기술이 주목받으면 기술 이름을 딴 학과를 성급하게 개설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파편화되고 편향된 교육을 초래한다. 무선전력전송 기술이 어디서 뚝 떨어진 기술이 아니라 기존의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듯, 반도체나 빅데이터 등 다른 기술도 마찬가지다.

대학에서 4차산업 인재를 양성하려고 노력하되, 기업에 투입돼 바로 실무를 맡을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려면 학생들에게 이론만 가르치지 말고 실무 경험도 제공하여 ‘실무 중심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무선전력전송 연구센터가 최근 열린 'ICT 미래인재포럼'에서 기술 시연을 위해 제작한 설치물. 왼편의 송신기에서 전력이 전송되면 오른편의 LED에 불이 켜진다. [사진=박혜원 기자]

'ICT 미래인재포럼'에서 대기업 연구원들이 깊은 관심 보여

Q. 지난 4월 24일부터 27일까지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주최 ‘ICT 미래인재포럼 2019’에 참여했다. 당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

A.( 윤성재 교수) 자기공진방식으로 3m 거리에서 전력을 무선공급하는 장치를 시연했다. 이게 정말 가능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 연구소 소속의 전자·통신 관련 연구원들이 많이 왔다.

연구센터가 설립되고 3년 동안 개발한 결과물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고, 또 주목을 받았다. 현재 무선전력전송 기술 개발은 초기 단계다. 기기들을 좀 더 정밀하게 만들고 가격도 낮출 수 있도록 연구하여 기술 선도를 이루고 싶다. 또한 무선전력전송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산업계와 접촉하여 침체된 산업들에 역동성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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