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의 위기관리] 트럼프의 ‘포용 견제’와 푸틴의 ‘루저 동맹’ 사이에 시진핑의 묘수는…?
김희철 안보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04-2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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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를 끌어 안고 북한을 견제하는 트럼프의 ‘포용 견제’ 전략 [사진제공 = 연합뉴스]

잔인한 4월에 겪는 한미 ㆍ 북러 정상회담과 동물국회의 암울한 모습

북러 ‘루저동맹’과 트럼프의 ‘포용 견제’전략 충돌의 결과는?

[뉴스투데이=김희철 안보전문기자] 194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TS엘리엇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황무지’라는 시에서 말했다. 감상적인 시였지만 현대인에게는 절실하게 피부로 느끼는 말이다.

4월이되면 한해동안 돈을 번 소득세, 주민세 등 모든 세금이 연말정산되어 한꺼번에 청구된다. 버는 돈은 빤한데 4월은 보너스도 수당도 없고 세금만 나가니 주머니 사정을 볼 때 답답한 잔인한 4월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2019년 4월은 우리나라에 너무도 잔인했다. 1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소득 없는 먼 길을 돌아왔고, 25일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북러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 와중에 그동안 '식물국회'였던 여의도는 '동물국회'로 변모해 난장판이 되었으며 국민들 주머니 사정도 좋지 않은데 경제는 더욱 쪼그라 들었다.

4·27판문점선언 1주년은 김정은 위원장이 무반응인 상태에서 문대통령도 불참한 가운데 남측만이 주관해서 '먼 길'을 주제로 문화 공연을 개최했지만, 조촐한 행사로 치루어 1년전 남북화해 평화가 곧 올 것 같았던 기대는 ‘혹시’에서 ‘역시’로 끝나는 것 같았다.

그나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을 돕고 있다”고 밝힌 것이 러시아를 포옹하며 북한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여 기대의 끈을 놓치 않게 했다.

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전날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 "나는 어제 있었던 푸틴 대통령의 성명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북러 정상회담을 일각에서는 ‘루저(loser)동맹’을 만드는 회담이라고 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미국에 의한 경제제재로 경제적 미래가 보이지 않는 국가들이다. 북한은 비핵화 문제로 러시아는 미 대선개입의혹으로 미국 의회에 의한 추가제재가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러 경제관계는 1990년대 구소련 몰락 이후 와해됐다. 1990년대와 2000년대를 거치면서 다소 복원됐지만 북한의 대러시아 무역량은 2017년 말 기준으로 전체의 1.4%에 불과하다. 1위인 중국이 무려 94.8%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북러 유대관계’의 복원과 ‘경제지원’을 요청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러시아가 2017년에 동참한 유엔의 대북제재 완화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푸틴의 의지를 타진하는 선에서 끝났을 것이다.

더욱이 푸틴 대통령은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방식에 원칙적으로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 비핵화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의 틀을 복원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북핵문제에서 소외된 러시아와 일본의 희망사항이지만 북미간 양자문제로 국한시켜 주도적으로 ‘선(先)비핵화-후(後) 제재완화’라는 빅딜방식으로 해결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과는 배치된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8일(현지시각) 북핵 해결의 방식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거론한 6자 회담에 대해 미국이 선호하는 방식이 아니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24일(현지시간) 공개된 CBS방속과의 인터뷰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돈다발만 건넨 과거 협상의 실수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면서 “협상은 평탄치 않고 도전적이겠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전략적 결정'에 달려 있다”고 김 위원장의 ‘백기 투항’을 압박했다.

반면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북러 정상회담 결과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6일 보도했다. "파견 근로자들은 이번 회담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러시아에서 일할 수 있는 조치가 나오길 기대했다"며 노동자 추가 파견, 경제지원, 비자 문제 등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다는 의미이다.

최근 이들은 “작년부터 러시아의 노동 비자 발급이 중단돼 파견 근로자들이 3개월짜리 교육연수 비자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이를 재발급 받기 위해 3개월 마다 러시아 밖으로 출국했다가 다시 입국하는 과정을 거치며 많은 비용을 허비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트럼프의 ‘포옹 견제’전략이 먹힌 것이다. 반면 트럼프는 한국이 F-35A를 추가로 20대내 구입하여 총 60대 판매하는 성과도 올렸다. ‘First America’가 또 구현되는 순간이었다. 덕분에 우리 군은 주변국의 공군력에 상응하는 능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 북러의 ‘루저동맹’과 우려되는 시진핑의 묘수?[사진제공=연합뉴스]

한편 27일 베이징 근교 휴양지 옌치후에서 열린 ‘중국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북러 정상회담의 결과를 설명하며 “러시아와 중국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공동 구상을 갖고 있다며, 한반도 전쟁 당사자들의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자 회담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질세라 "난 우리를 도우려는 중국과 러시아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 안으며 북한을 압박하는 ‘포용 견제’정책을 구사했다.

앞서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이 "북러 정상회담은 한반도 다자대화 체계 구축에 도움이 된다"고 보도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별다른 진척이 없었던 북한의 비핵화 논의가 다자대화로 탄력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또한 시진핑의 묘수가 나올 수도 있다.

이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계속해서 시진핑을 이미 만났고, 김 위원장의 방중시 최고 국빈대우를 받는 상황에서 “만약 트럼프의 압박으로 김정은이 막다른 길까지 몰리게 될 때 그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4.11한미정상회담과 4.25북러 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로 다시 미북회담이 열리더라도 비핵화 시행과정에서 합의가 파기된다면, 국제적 압박과 존폐 위협을 받는 김정은은 체제안전 보장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가지가 있다고 분석된다.

그 첫째는 핵무기를 미국으로 반출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으로 보내고 비핵화를 했다고 선언할 수도 있다. 그러면 일단 미국의 칼날을 피하고 중국에 의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리비아 카다피나 루마니아의 차우세스쿠 처럼 될 위기에서 김정은은 체제 의 안전보장을 담보로 시진핑에게 중국의 자치구로 편입을 요청하고, 현재 중국 5개 자치구의 군대 성군구 사령부처럼 북한군도 중국 인민해방군이 된다면 핵도 그대로 보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만약 이 두가지 중 어느 것을 선택하더라도 한국과 미국은 ‘닭 쫒던 개꼴’이 될 수밖에 없고 시진핑은 쉽게 북한을 완전히 접수하는 “손 안대고 코를 푸는 격”이 된다

이미 ‘6.25남침전쟁’시 100만에 가까운 병력을 파견했던 중국은 50년 조차받은 무산철광과 나진항, 340억을 투자한 유리공장, 평양 제1백화점, 유전개발권 등 북한에 이미 중국자산들을 활용해 이익을 챙기고 있는 실정이다.

잔인한 4월을 보내면서, 이러한 모든 가능성 있는 상황을 대비해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의 협상에서 우리 국익을 위해 우방인 미국 국가의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정은에게 할 말은 하고 싸울 건 싸울 수 있는 히든카드를 마련하는 교토삼굴(狡免三窟)의 지혜가 필요하다.

- 육군사관학교 졸업(1981년)
- 동국대학원 외교국방(석사) / 한남대학교 정책학 (박사과정)
- 제 5군단작전참모(대령) / 3군사 감찰참모 / 8군단참모장(준장)
- 육군대학 교수부장 / 육군본부 정책실장(소장)
-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 군인공제회 관리부문부이사장(2014~’17년)
- (現)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 / 합참 자문위원

<주요 저서 및 연구>
- ‘충북지역전사’, 우리문화사, 2000.2월(1500부 발간)
- ‘동서독 통일과정에서의 군통합에 관한 연구’, 동국대(석사), 1995.6월
- ‘지고도 이긴 전쟁’, 합참지, 2002. 1월
- ‘ATCIS는 이 시대 영관장교의 개인화기’, 육군지, 2010.9월
- ‘소통과 창의는 전승의 지름길’, 국방저널, 2010.11월
-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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