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의 승부수, 인텔과 퀄컴에 도전장 던지다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9-04-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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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를 듣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삼성전자,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에 133조 원 투자

비메모리 반도체의 절대 강자는 인텔과 퀄컴

이재용 부회장, 메모리 시장 위기에 ‘승부수’ 던져

비메모리 육성 카드 성공 시 부친 뛰어넘는 경영성과 될 듯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반도체 비전이 베일을 벗었다.

24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비(非)메모리 사업을 미래 반도체 먹거리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추진한다. 오는 2030년까지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33조 원과 1만5000명의 전문인력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이로써 이재용 부회장은 비메모리 양대산맥인 인텔과 퀄컴에 사실상 도전장을 던졌다. 인텔은 PC CPU 시장, 퀄컴은 모바일 AP 시장의 절대 강자다. 글로벌 메모리 1위인 삼성전자가 비메모리에서도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시동을 건 것이다. 메모리 산업의 성장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던진 ‘승부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 불황기에 메모리반도체를 집중 육성해 오늘날 글로벌 삼성전자의 토대를 구축했다.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 또한 본인이 강조했던 ‘진짜 실력’을 비메모리에서도 입증한다면 이건희 회장의 경영성과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중소 반도체 기업과 ‘상생’에 무게…비메모리 생태계 강화


둘째, 삼성전자는 국내 비메모리 산업생태계 육성에도 앞장선다. 특히 비메모리 반도체를 설계하는 중소 팹리스 기업의 제품 생산을 지원하고, 축적해온 인프라와 기술력도 공유하기로 했다. ‘기업 경쟁력 강화’와 ‘업계 상생’을 동시에 공략하는 이 부회장의 영리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국내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R&D)에 73조 원과 최첨단 생산 인프라 구축에 60조 원 등 총 133조 원을 투자하며, 시스템 반도체의 R&D·제조 전문인력 1만5000명도 채용하기로 했다. 국내 시스템 반도체 인력 양성과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 같은 계획이 실행될 경우 2030년까지 연평균 11조 원의 R&D 및 시설투자가 집행되고,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전·후방 산업에서 약 42만 명의 간접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팹리스 기업들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팹리스는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으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기업과 주로 거래한다. 하지만 국내 팹리스의 경우 중소기업 특성상 생산 물량이 적어 사업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 기준을 완화해 국내 중소 팹리스 업체의 소량제품 생산을 돕기로 했다. 인텔과 퀄컴 등 대형 팹리스 고객사들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형 팹리스와도 적극적으로 파트너십을 맺겠다는 얘기다.

아울러 국내 중소 팹리스 기업의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터페이스IP, 아날로그 IP, 시큐리티 IP 등 삼성전자가 개발한 IP(설계자산)도 지원한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설계·불량 분석 툴(Tool) 및 소프트웨어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조한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 확인

삼성전자의 이번 ‘반도체 비전 2030’은 비메모리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 전략인 동시에 국내 반도체 업계와의 동반성장을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여기엔 최근 “대한민국 일등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힌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기업 차원의 사회공헌 비전을 선언하고 관련 활동을 꾸준히 늘려왔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말하는 사회적 책임이란 단순히 공익 활동을 확대하겠단 의미를 뛰어넘고 있다. 일시적 호혜보다는 장기적·구조적으로 국내 산업생태계를 육성하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실 중소 팹리스와 거래하는 것은 삼성전자 입장에서 크게 수익 나는 사업이 아니다”라면서 “이번 반도체 비전은 중소기업과의 상생, 나아가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생태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취지가 크다”라고 본지에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번에 내놓은 비메모리 비전을 통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가 강화된다면 삼성전자로서도 ‘윈윈’이 될 수 있다”면서 “인텔과 퀄컴 등 글로벌 팹리스들이 사실상 시장을 독점한 상황에서 국내 업계를 통해 안정적인 비메모리 사업 기반을 갖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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