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석방 여부,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 ‘결단’
이상호 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04-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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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9월 8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검찰,이르면 금주 중 형집행정지 여부 결정

구속 2년여만에 석방될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수감 2년여만에 석방될지 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상고심(대법원) 재판을 받고 있지만, 지난 2016년 총선에 개입한 죄가 확정돼서 징역 2년 형이 집행 중이다. 지난 17일 박 전 대통령 측이 건강상의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신청하면서 이르면 금주 중 석방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검찰은 2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오전 서울구치소를 방문했다. 이날 오전 9시50분부터 1시간 가량 의사 출신 검사 등 검사 2명이 박 전 대통령의 의무 기록을 검토하고 면담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형집행정지 신청서에서 "박 전 대통령의 병증이 구치소 내에서는 치료가 더 이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경추 및 요추 디스크 증세로 인해 칼로 살을 베는 듯한 통증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검찰은 곧 박찬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사건 담당 주임검사 등 3명의 검찰 내부 위원과 의사가 포함된 외부위원 3명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열어 형집행정지 사유가 되는지를 살피게 된다.

출석 위원 중 과반수의 찬성으로 형집행정지 안건을 의결하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최종 결정을 내린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건강을 현저히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가 있는 때에 형집행정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형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지면 박 전 대통령은 대법원에서 계류중인 국정농단 사건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자택이나 병원에 거주하며 치료를 받을 수 있다.


■ 법원 아닌 검찰의 판단,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 결단에 달려

그동안 법무부는 박 전 대통령이 수감생활에 큰 문제가 없는 상태이며, 구치소 내에서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밝혀왔다. 최근들어 증세가 갑자기 악화된 상황이 아닌 한, 형집행정지 요건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형집행정지는 독립된 법원의 판사에 의한 일종의 재판이 아니라 검찰의 결정이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판단, 즉 정치적 결단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 장남인 김홍일 전 의원의 별세, 김경수 경남지사의 보석 석방 등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 여부와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도 생겼다.

박 전 대통령 석방 여부를 놓고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고려해야 할 요소는 ▲법치주의상 일반적인 원칙 ▲박 전 대통령의 계속 구금에 대한 상반된 국민정서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과의 관계 및 정국운영 등이다.

석방할 경우 그동안 이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자유한국당과 보수적인 국민들에게 ‘화해와 포용’의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 반면, 세월호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따른 ‘촛불혁명’으로 등장한 문재인 정부의 정통성이 훼손되고 핵심 지지층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 박(朴) 석방,“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 공세 완화에는 도움”


자유한국당은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거리투쟁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황교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정은 대변인’ 등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표현까지 동원했다.박 전 대통령 석방도 요구했다.

그동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일관되게 당 대표로서 자신이 해야 할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꼽아 왔다. 박근혜 정부의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역임한 만큼, 박 전 대통령과의 개인적 관계와 더불어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의 정서를 고려한 것이다.

황교안 대표 측의 한 인사는 “황 대표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점에 자유한국당에 입당해서 당 대표 경선에 까지 출마한 것은 박 전 대통령을 ‘석방’, ‘구출’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는 취임 후 줄곧 대여 강경투쟁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임명을 강행한 이후 정국은 가파른 대치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따라 ‘박근혜 석방’이라는 카드가 국정운영 책임을 지고있는 대통령과 여당 입장에서는 대치정국을 해소하고 여야관계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당내 반대기류 강해

문희상 국회의장,“섣부른 얘기, 재판부터 끝내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국민 법감정 등 4대 불가론을 주장했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형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서 몇 가지 의문스럽거나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서 △신청인 △신청사유 △재판 진행 곤란 △국민 법감정 등 4가지 사유를 들며 형 집행정지 신청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22일 “사법처리도 안 끝났고, 본인이 잘못했다고 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석방이니 사면 등의 얘기가 나오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 타이밍이 안 맞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주민 최고위원의 입장표명에 대해 당 관계자는 “이해찬 대표와도 공감대를 형성한 당 차원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해찬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판단, 조율을 기다리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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