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공기관이 늙어간다]② 임피제 있어도 명퇴금 적어 퇴직 유도 0%
이지우 기자 | 기사작성 : 2019-04-24 08:05   (기사수정: 2019-04-2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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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은행은 임금피크제 진입 시 5년간 지급률이 250%에 불과한 반면 금융 공공기관은 342%에 육박했다. 중장년층이 채용 게시판을 보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2017년 금융기관 명예퇴직자 신보 14명이 전부…명퇴금 임피제 잔여 보수 45%에 불과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전 세계적으로 '금융산업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국내 금융 공공기관은 인력 고령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력 고령화는 조직 유연성 저하와 나아가 금융 산업의 성장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 명예퇴직제도가 지목받고 있다.

24일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2017년 금융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대상자 중 명예퇴자는 신용보증기금이 14명으로 유일했다. 즉 대부분 임피 대상자들이 명예퇴직을 선택하지 않고 회사에 남아 있는 것이다.

‘임금피크제’는 만 55~56세 안팎이 되면 만 60세인 정년까지 해마다 연봉이 일정 비율로 줄어드는 제도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대신 정년을 보장해주자는 취지로 국책은행도 정부 정책에 발맞춰 대거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지금 금융 공공기관은 임피제로 임금이 삭감돼도 명예퇴직금보다 높게 지급되고 있어 퇴직 유도가 전혀 안 되는 상황이다.

금융 공공기관 10곳(△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 △예금보험공사 △캠코 △한국예탁결제원 △금융감독원)의 5년 임피 적용 시 임금지급률은 연간 100%씩 총 500% 가운데 평균 335.3%로 집계됐다.

대체로 임금피크제에 돌입하면 5년간 약 280~290% 수준인 것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반면 명예퇴직금은 적은 편이다. 추 의원에 따르면 금융 공공기관 ‘명예퇴직금’은 임금피크제 잔여보수의 45% 수준이다.

따라서 손실을 떠안고 명예퇴직을 선택할 직원은 없다.

2018년 기준 5년 적용 시 가장 임금지급률이 높은 곳은 기업은행(395%)이다.

다음으로 △예탁원(390%) △캠코(380%) △예보(378%) △금융감독원(375%) △주금공(325%) △수출입은행(300%) △산업은행(290%) △기보(270%) △신보(250%) 순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분위기는 시중은행과 대조된다. 시중은행은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임금이 삭감되기 전에 대규모 희망퇴직을 통해 퇴사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의 경우 매년 50%로 5년간 지급률이 250%에 불과하다. 금융 공공기관(342%)과 비교하면 약 100% 차이가 난다.

따라서 대규모 희망퇴직을 통해 임피 대상자들이 임금삭감을 피하고 두둑한 퇴직위로금 등을 챙겨 나갈 수 있도록 해준다. 이외 자녀학자금, 가족건강검진권 등도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금융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와 명예퇴직제도가 적절한 방향으로 조정되지 않으면 2022년 고령화는 불보듯 뻔하다.

고령화는 조직 유연성을 크게 떨어트리고 나아가 디지털화·글로벌화 등을 준비하는 국내 금융산업의 성장 발목을 잡게 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선 임금피크제와 명예퇴직제 조정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 공공기관 관계자는 “시중은행만큼은 아니더라도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이 되는 수준이라면 명예퇴직을 고려하겠지만 현재는 임피제를 선택하는 것이 더 이득이다”며 “사내 인력 고령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임피제 임금 삭감률과 명예퇴직금 등 현실에 맞게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임피 진입 대상자 중 대학생 자녀를 둔 직원분들은 걱정이 자녀의 대학·대학원 학자금 문제다”며 “자녀 교육이 끝나면 자녀 결혼 문제에 직면하는데 후배 눈치가 보이더라도 남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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