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의 위기관리] 김정은과 트럼프가 구사하는 '以夷制夷'전략을 역이용하라
김희철 안보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04-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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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사진제공=연합뉴스]

美CNN,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 남북회담때 김정은에 전달할수도…” 공개

北, ‘눈엣가시 ’볼턴ㆍ폼페이오를 협상팀에서 빼라는 등 겨냥 연일 맹공

북미의 ‘以夷制夷’=美 ‘트럼프發 메시지 유인 전략’ vs 北 ‘문대통령 폄하/트럼프 참모 제거 전략’

문 대통령, 공을 넘긴 미국과 이간계 쓰는 북한의 전략을 역이용해야
[뉴스투데이=김희철 안보전문기자] 이이제이(以夷制夷)는 오랑캐로 오랑캐를 친다는 것으로 이쪽 적을 끌어들여 저쪽 적을 공격하게 하는 분열책인 이간계(離間計)이다. '남의 칼(힘)을 빌려 사람을 죽인다'는 차도살인계(借刀殺人計)도 모두 상대끼리 의심하게 하여 자중지란을 유발하는 고도의 책략이다.

청와대는 22일 문 대통령이 4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CNN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 존재를 알리면서 “이 메시지에는 현재의 방침(course of action)에 중요한 내용과 북미정상회담에 긍정적 상황으로 이어질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 메시지는 문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열린 한미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받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한국이 파악하는 북한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이달 25일경 러시아의 극동 전략 요충지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은 문대통령의 '중재자' 노력을 무시한 새판짜기로 보여진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 4차 남북 정상회담은 성사되더라도 후순위로 밀려 시기가 한참 늦춰질 수밖에 없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협상의 외교채널 다각화에 나서면서 문재인 정부의 북-미 중재 전략에 상당부분 차질이 빚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 18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렘린궁은 김정은 위원장이 4월 하반기에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게다가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시정연설에서 "(남측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며 그간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미국 측에 설득해온 문 대통령을 힐난하면서 폄하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6일 평양 공군부대 방문에 이어 17일 국방과학원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 시험을 참관했다. 남북 정상회담 제안 직후 나온 김 위원장의 정치적 행보는 “북한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남북 정상회담은 없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북한이 보다 직접적인 방식으로 문재인 정부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미국 외교ㆍ안보라인 핵심 참모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협상팀에서 빼라고 압박하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압박이 아니라는 점에서 3차 북미회담시 정상간 메시지 교환 등 톱다운 방식을 통해 성과를 도출키 위한 전술이라는 평가다.

현재까지 비핵화 일괄타결을 주장하는 미국의 ‘빅딜론’과 단계적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요구하는 북한의 ‘단계론’은 간극이 크게 벌어져 있는 상태다. 그러나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에 중재자이자 촉진자 역할을 자임해온 문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 결과이기도 하다.

다만 남북회담에 대해 북한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고, 김 위원장이 북ㆍ러 정상회담을 앞둔 점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공개적인 남북 정상 간 회동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미회담 결과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정상의 ‘원포인트 정상회담’을 청와대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외교활동들을 종합할 때, 과거 중국의 사방 변경 밖에 사는 동이(東夷)와 서융(西戎), 남만(南蠻), 북적(北狄) 등을 다스리기 위해 당태종이 사용했던 오랑캐로 오랑캐를 공격하게 하는 이이제이(以夷制夷)의 분열책을 교묘하게 북한과 미국이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미국은 한국에게 4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 “현재의 방침에 중요한 내용과 북미정상회담에 긍정적 상황으로 이어질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도록 미끼를 던졌지만, 북한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협상팀에서 빼라고 압박하면서 러시아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미국은 공을 한국에게 넘겼고, 이것을 활용하여 북한은 한국을 무시하면서도 한미관계를 악화시키고 ,북미협상에 장애물이 되는 미국 인사를 제거하려는 고도의 이간계(離間計)와 이이제이(以夷制夷)책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로서 방휼상쟁(蚌鷸相爭), 어부지리(漁父之利), 일거양득(一擧兩得)등의 효과를 얻겠다는 것이다.

또한 북ㆍ러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를 끌어들여 미국을 압박하는 '남의 칼(힘)을 빌려 사람을 죽인다'는 차도살인계(借刀殺人計)을 구사하여 자중지란을 유발하는 고도의 책략도 보여주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타국의 치열한 이간계(離間計)에 현혹되지 말고, 이간계 전략에 놀아나지 않는 게 중요하다. 하나의 팀으로 서로를 격려하고 작은 차이를 인정하고 더 큰 목표를 향해 협력해 나가야 한다.

즉 국가안위를 위해 굳건한 안보태세와 한미동맹을 견고히 하면서, 오히려 우리가 북ㆍ중ㆍ러간의 이이제이(以夷制夷)를 유발시킬 수 있는 이간계(離間計)를 구사할 수 있도록 외교책략을 강구해야 한다.

- 육군사관학교 졸업(1981년)
- 동국대학원 외교국방(석사) / 한남대학교 정책학 (박사과정)
- 제 5군단작전참모(대령) / 3군사 감찰참모 / 8군단참모장(준장)
- 육군대학 교수부장 / 육군본부 정책실장(소장)
-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 군인공제회 관리부문부이사장(2014~’17년)
- (現)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 / 합참 자문위원

<주요 저서 및 연구>
- ‘충북지역전사’, 우리문화사, 2000.2월(1500부 발간)
- ‘동서독 통일과정에서의 군통합에 관한 연구’, 동국대(석사), 1995.6월
- ‘지고도 이긴 전쟁’, 합참지, 2002. 1월
- ‘ATCIS는 이 시대 영관장교의 개인화기’, 육군지, 2010.9월
- ‘소통과 창의는 전승의 지름길’, 국방저널, 2010.11월
-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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