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아들 ‘명예 아닌 멍에, 행복 아닌 불행’
이상호 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04-2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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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서울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장남 김홍일 전 의원 빈소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 사단법인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왼쪽)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전 의원(오른쪽), 삼남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김대중 전대통령 장남 김홍일 전의원 별세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전 의원이 지난 20일 향년 71세로 별세했다. 와중에 모친 이희호 여사도 병세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1970,80년대 야당 및 민주화운동의 핵심 세력이었던 ‘동교동계’가 큰 슬픔에 빠졌다.

‘동교동계(系)’는 김대중 전대통령이 오랫동안 기거했던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지명에서 유례한 정치계보다.

지난 2009년 김대중 전대통령이 타계한지 10년이 지났지만 김 전대통령이 구축한 ‘동교동계’는 여전히 집권 더불어민주당을 이끄는 핵심 정치세력이다.

문희상 국회의장, 이해찬 민주당 대표, 추미애 전대표, 설훈 최고위원, 박지원 민주평화당 국회의원 등 동교동계가 여의도 정치 전면에서 활동중이다.

김대중 전대통령 ‘동교동계’ 집권여당 주도세력

김홍일 전의원은 김대중 전대통령의 장남인데다, DJ의 정치적 동지 역할을 해왔던 만큼, 이들이 느끼는 감회와 슬픔은 남다르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국회의원 거의 전원과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도 김 전의원의 빈소를 찾거나 찾을 예정이다.

김 전의원은 경희대를 다니던 1970년대부터 그는 평범한 학생이 아니라 ‘DJ의 아들이자 분신’이라는 특별한 위치에 있었다. 1980년 봄 전두환 등 신군부가 광주 민주화운동을 ‘내란음모 사건’으로 조작했을 때, 김홍일 전의원도 수사기관에 잡혀가 고문을 당했다.

그 후유증으로 거의 30여년 동안 말이 극도로 어눌해지는 등 활동이 제약되고, 마지막 15년은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불행한 생활을 하다 별세했다. 2001년 출간된 김 전 의원의 자서전 '나는 천천히 그러나 쉬지 않는다'에 따르면 모진 고문을 당할 당시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의 아들은 당사자 입장에선 명예라기보다는 멍에요, 행복 쪽이라기보다는 불행 쪽이지 않았나 싶다"며 고충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고문으로 목을 다치고, 파킨슨병까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호 여사도 자서전을 통해 "고문 와중에 그 아이는 아버지의 혐의를 허위로 자백하지 않기위해 자살시도까지 했다"고 적기도 했다.

고문 후유증으로 파킨슨병...‘30년 고생’

DJ의 핵심 측근이었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22일 “"김 전 의원은 한 마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인생 동반자이자 정치적 동지'였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암울한 시기에 김 전 대통령께서 여러 가지 박해를 받았기 때문에 유일하게 출입하고 만날 수 있는 분이 김홍일 전 의원이어서 아무래도 모든 것을 상의하지 않았나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께서) 저와 둘이 앉아 말씀하시면 '결국 나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우리 아들들, 특히 우리 큰아들 홍일이를 보면 가슴이 미어져서 살 수가 없다'는 이런 애절한 장남 사람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DJ부인 이희호여사 고령으로 한달째 입원중...‘위중’

이런 가운데 올해 97세인 김대중 전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한 달 전부터 건강상태가 급격히 악화해 서울 세브란스병원 VIP 병동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여사는 그동안 감기 등으로 수차례 입원했다 퇴원하기를 반복해왔지만, 최근에는 앓고 있던 간암 등이 악화해 위중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교동계의 한 인사는 22일 “지난주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겨우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여전히 많이 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최근 이 여사를 만나고 왔는데 손을 조금 움직일 뿐,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며 “이 여사가 위중한데 김 전 의원이 먼저 세상을 떠나 착잡하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이 여사가 충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김 전 의원의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을 예정이다. 김 전 의원의 빈소는 이 여사가 입원해있는 세브란스병원에 차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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