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①경력과 성과: 위기를 기회로 되돌린 ‘현장 밀착형’ 일꾼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9-05-15 08:44   (기사수정: 2019-05-1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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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일러스트=민정진/ⓒ뉴스투데이]

기획사 대표 출신으로 첫 한국콘텐츠진흥원 수장

기관 운영 정상화·콘텐츠 새 먹거리 발굴 과제 막중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신뢰와 위상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의 새로운 수장이 된 김영준 원장이 취임사에서 전한 말이다. 신임 기관장이 흔히 할 수 있는 인사말이지만 김 원장의 포부는 남달랐다. 당시는 한콘진이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려 갖가지 파행을 겪은 직후였기 때문이다.

이때 한콘진은 송성각 전 원장이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물러난 뒤 1년이나 공식 수장이 없는 원장 대행 체제였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이 떠오르면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한콘진에 책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취임한 김영준 원장은 시작부터 막중한 임무를 안고 출발했다. 기관 운영을 정상화하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4차 산업혁명과 한류 확산 등 변화에 발맞춰 콘텐츠업계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등 과제가 산적했다.

김 원장 취임 당시 업계에서는 문화예술계 현장을 직접 누빈 대중문화 전문가로서 그의 관록을 기대하는 시각이 많았다. 김 원장은 1995년 연예기획사 ‘다음기획’을 설립해 20여 년간 현장 경험을 쌓았으며, 김제동과 윤도현밴드 등 주로 진보성향 연예인과 호흡했다. 기획사 대표 출신 인사로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김 원장은 이후 음반제작자연대 대표, 한국대중음악연구소 이사, 고양문화재단 선임이사 등을 지내면서 음악·영상·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장을 경험했다.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세한대학교 실용음악학부 교수로 후학도 양성했다. 2012년과 2017년 대선에선 문재인 캠프에서 각각 소통1본부 부본부장, SNS본부 부본부장 등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거꾸로 그의 이러한 경력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김 원장이 문화예술계 현장에서 일관되게 진보적 목소리를 내온 데다, 특히 문재인 캠프 출신 인물이라는 점에서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의 문화기획자인 탁현민 전 청와대 행정관 역시 다음기획 출신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이에 대해 김영준 원장은 청와대와 전혀 무관한 인사였다는 입장이다. 당시 김 원장은 “제가 공적 조직의 행정 경험이 없는 것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지만, 삶의 궤적에서 크게 벗어난 직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콘텐츠산업 현장에서 20년 이상 일한 경험을 살려 신한류 콘텐츠 개발은 물론 국가 브랜드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중구 CKL 기업지원센터 16층 콘퍼런스 룸에서 열린 '신뢰의 한걸음, 새로운 도약 - 한국콘텐츠진흥원 심사평가 제도개선 경과 발표회'에 한콘진 김영준 원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 신뢰 회복 위한 조직·제도 개편 이어 ‘新한류’ 확산 포부까지

그렇다면 취임 1년이 지난 현재 김영준 원장이 이끄는 한콘진은 어떤 성과를 이뤄냈을까.

지금까지 김 원장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한콘진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전격적인 조직개편과 제도 개혁을 단행했다. 약 8개월간의 작업 끝에 효율성과 공정성에 중점을 둔 기관 쇄신이 이뤄졌다. 이를 통해 국정농단 사태의 한 축으로 여겨졌던 한콘진에 대한 인식을 전면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먼저 김영준식 조직개편 방향은 ‘장르 전문조직’으로 탈바꿈해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게임과 방송영상 등 핵심 분야는 장르 지원 부서에 대해 본부급으로 격상시키고, 콘텐츠업계의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게임산업에 큰 비중을 뒀다.

아울러 공정성 확보를 위해 콘텐츠 지원 사업의 심사평가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심사평가위원회 검증위원회를 설치하고, 내부직원의 선정평가 참여를 배제하기로 했으며, 심사평가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옴부즈만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또 중소기업 위주로 투명한 지원을 하기 위한 제도 개편에 앞장섰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한 한콘진 관계자는 “한콘진이 영세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이행보증증권 제출의무를 전격 폐지하기로 했는데 내부 반발이 컸다”면서 “김영준 원장이 책임지고 추진하겠다고 나서 가능한 일이었다”라고 전했다.

둘째, 김 원장은 한콘진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대내적으로는 지역 콘텐츠 지원 사업을, 대외적으로는 신(新)한류 확산 사업을 중점 과제로 전개하고 있다. 안팎으로 국내 콘텐츠업계의 경쟁력을 기르는 동시에 부가가치가 큰 한류 콘텐츠를 새 먹거리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김 원장은 방탄소년단(BTS) 등 한국 가요계가 미국 시장 주류에 진입한 것을 계기로 제2의 한류를 끌어내겠다는 포부가 크다. “BTS를 계기로 한류가 전폭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변곡점이 마련된 만큼 정부와 공공기관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처럼 국내 콘텐츠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키우려는 그의 노력에는 한콘진이 문화콘텐츠 산업 진흥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김 원장은 특히 특유의 현장 감각을 살려 기업과 산업 일선의 목소리를 듣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영준 원장은 “정부의 역할은 민간 기업이 새로운 콘텐츠를 잘 개발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일”이라며 “이를 위해 제작 지원, 인프라 구축, 해외 진출, 정책과 교육, 기업 육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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