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분당 차병원 ‘사고 은폐’로 재점화된 ‘수술실 CCTV’ 설치 논쟁
나지환 기자 | 기사작성 : 2019-04-17 06:36   (기사수정: 2019-04-17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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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 차병원의 신생아 사망원인 은폐 사건이 3년만에 드러남에 따라 병원 수술실 등에 CCTV설치를 의무화하자는 여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사진은 지난 달 19일 서울 종로구 마이크임팩트에서 한국환자단체연합회 관계자들이 진료실과 수술실의 안전한 치료환경을 위한 공동 기자간담회를 갖고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 등을 위한 의료법 개정 등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연합뉴스]


의료사고 증거 확보차원의 ‘CCTV’ 설치 여론 강해

대한의협, 노출되는 환자의 ‘개인정보보호 위배’ 강조

대한변협 허윤 변호사 본지와의 인터뷰서 “환자와 보호자가 동의할 경우 CCTV녹화 문제 없어”

대한의협 대변인, “우리나라 의료사고 형사 처벌 많아 CCTV감시하면 의사들 위축돼”

업계 관계자, “CCTV설치는 의료 책임감 높여주고 의료인 보호 효과도 기대돼”

[뉴스투데이=나지환 인턴 기자]

병원 수술실 내 CC(폐쇄회로)TV 설치 의무화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경기 성남 소재의 분당차병원에서 지난 2016년 8월 의료진이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를 실수로 병실 바닥에 떨어뜨린 후 그 신생아가 사망했으나 ‘사고 사실’을 부모에게 은폐했던 사건이 지난 14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드러났다.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이 3년 만에 본격 수사에 돌입하면서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병원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환자의 안전과 보호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수술실내에 CCTV를 설치함으로써 차병원 사건과 같은 불행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CCTV 자료는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다수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한 시민은 청와대국민청원 게시판에 딸이 수술을 받은 직후 발가락이 괴사했다며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주장했다. 이 청원은 7000여명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CCTV 설치 반대논리도 만만치 않다. 첫째, 개인정보보호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할 경우, 환자의 신체가 노출된 장면들을 처리하거나 보관하는 방식에 따라 문제가 생길 염려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제점 보완이 가능하다는 법조계 의견이 눈길을 끈다. 대한변호사협회 허윤 변호사는 16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수술실내 CCTV설치에 대해 “개인정보 유출 등의 위험이 있기는 하나, 개인정보보호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은 동의를 하지 않은 사람의 정보”라며 “내가 찬성을 해서 내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얘기할 경우에는 공개해야한다”고 말했다.

“수술실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환자가 동의를 한다면 최소한 환자의 CCTV를 공개하는 게 맞다”는 설명이다. CCTV를 설치해놓고 환자와 보호자가 ‘동의’하는 경우에만 녹화해서 자료로 보관한다면 개인정보 보호 침해 문제는 해결된다는 논리인 것이다.

또 다른 반론의 ‘의료질의 저하’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해 8월 20일 의료인들과 환자의 인권을 위해 수술실 CCTV 설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경기도가 추진하는 의료기관 CCTV 설치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의사협회의 반대 논리는 “타인의 시선(CC TV)가 감시하는 상황 하에서는 의사가 수술에 집중하기 힘들다”데 있다. 감시로 인해 위축된 의사는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진료를 할 수밖에 없으므로, 결과적으로 환자가 받을 수 있는 의료 행위의 질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의 박종현 대변인은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다르게 실수로 의료사고를 저지른 의사도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의사를 위축시켜 적극적인 진료를 어렵게 하는 사회적 인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CCTV를 수술실 안에 설치하지 않아도 대리 수술자가 입장하는 문제등을 방지할 방법이 있다”면서 “CCTV 설치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의협의 주장에 대한 반론도 거세다. 한 마디로 “운전자가 블랙박스를 단다고 운전을 못하냐”는 주장이다. CCTV를 설치하는 것과 작업 능력에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어린이집을 ‘반례’로 들기도 한다. 어린이집은 보육교사 및 원생들의 사생활이나 비밀의 자유를 제한하는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CCTV 설치를 의무화하였다. 아동학대 사례를 확보하기 위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의 관계자는 “수술실을 포함한 병원내 CCTV 설치는 의료행위에 대한 책임감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의료인을 범죄로부터 보호해주는 효과도 볼 수 있다”면서 “의식이 없는 수술실내 환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사전 동의하에 CCTV 녹화를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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