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매각되는 아시아나항공 직원 9000여명, 구조조정 향배는
이재영 기자 | 기사작성 : 2019-04-16 16:42   (기사수정: 2019-04-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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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왼쪽)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15일 회사 포털에 올린 메시지를 통해 '매각 결정'이 임직원을 위한 조치임을 강조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박 전회장의 책임감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공개 매각과정에서 박 전회장의 영향력은 제도적으로 배제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박삼구 전 회장, ‘직원’을 위한 매각 결정 강조

일일이 거명한 7개 직군 직원의 미래는 그의 손 떠나

남성직원 평균 연봉 8700만원, 여성직원 평균 연봉 4300만원

[뉴스투데이=이재영/이지우 기자]

아시아나 항공이 공개매각의 수순에 접어듦에 따라 재직 중인 임직원들의 미래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전 회장은 16일 아시아나항공 회사 포털에 올린 메시지에서 임직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하면서 미안한 마음을 토로했다.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는 ‘모든 것’이었다”면서 “이번 결정으로 임직원 여러분께서 받을 충격과 혼란을 생각하면 저로서는 참으로 면복 없고 민망한 마음이다”면서 “다만 이 결정이 회사가 처한 어려움을 현명하게 타개해 나가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에 대해 여러분의 동의와 혜량을 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31년 동안 피와 땀을 쏟아온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결정이 전적으로 직원들을 위한 조치임을 강조한 것이다.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직원은 8988명이고 평균 연봉은 6400만원이다. 남성 직원은 4206명이고 평균연봉은 8700만원에 달한다. 여성 직원은 4782명이고 평균연봉은 4300만원이다. 미등기 임원은 39명이고 평균 연봉은 1억 8539만6000원이다.

박 전회장은 메시지에서 아시아나항공 직원을 7개 직군으로 구별하면서 일일이 호명했다.

“좁은 Cockpit(조종석)에서 안전운항을 위해 애써 온 운항승무원들,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땀 흘린 캐빈승무원들, 혹서기 혹한기를 가리지 않고 안전 정비에 몰두해 온 정비사들, 한 장의 티겟이라도 더 팔기 위해 국내외를 누비던 영업 직원들, 전 세계 공항에서 최고의 탑승수속 서비스를 제공하며 정시성을 위해 힘써 온 공항직원들과 항공 화물을 책임지던 화물 직원들, 현장의 오퍼레이션을 지원하면서 회사의 미래를 설계해 온 일반직 직원들,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바 책음을 다하고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 모두에게 고마웠다는 말씀을 전한다”

그러나 이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미래는 박 전 회장의 손을 떠났다. 채권단과 새로운 인수자의 ‘청사진’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그 미래는 3단계로 결정되는 구조이다.


①첫 번째 운명의 날은 25일, 채권단의 충분한 자금지원 이뤄지면 한 숨 돌려

첫 번째 운명의 날은 오는 25일쯤이다. 일단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25일 전까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자금지원 규모와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600억원의 채권 만기 상환일이 25일이기 때문이다. 이를 막지 못하면 1조원이 넘는 자산유동화증권(ABS)를 조기상환해야 한다. 그럴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채권단은 5000억원 정도의 자금 지원을 통해 유동성을 제공한 뒤 아시아나항공과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체결하고 공개매각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5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이 지난 14일 제출한 수정 자구안의 요구사항이다.

충분한 자금지원이 이루어지면 아시아나항공은 6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매각기간 중에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다. 직원들의 임금체불 등의 불상사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어진다.


②6개월간의 공개매각 기간, 산업은행의 영향력이 지배적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은 ‘통매각’, 앞으로도 한솥밥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박삼구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 개입을 차단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할 것이다”면서 “ 4월 말쯤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체결한 후 매각기간은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6개월 동안은 산은이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을 함께 묶는 ‘통매각’ 방식이 우선적으로 추진된다. 3개 회사 직원들은 매각 이후에도 한 솥밥을 먹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는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수정 자구계획 내용을 고스란히 수용한 것이다.

이동걸 회장은 “자회사들은 아시아나항공의 시너지 효과를 생각한 구도에서 만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매각과정에서 필요성이 제기되면 분리매각도 금호 측과 협의해서 할 수도 있지만, 시너지를 위해서 만든 조직이기 때문에 일단 일괄매각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날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동걸 회장은 매각 때 기업가치를 극대화 하고 시너지 효과를 위해 일괄통매각을 원칙으로 삼았다”면서 “매각 과정에서 인수자가 분할이 필요하다고 요구할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되면 분할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③ 새로운 인수자의 구조조정 규모가 마지막 관문

산은 관계자, “비수익노선 정리해도 인기노선으로 인력 강화 가능”

임직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매각 이후 사업부문 및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과 그 규모라고 볼 수 있다. 산은측 분위기는 일단 긍정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새로운 인수자를 만나 경영정상화가 되면 구조조정 요인이 크지는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충분한 자금력과 경영능력을 갖춘 인수기업을 만나는 게 관건이다.

이동걸 회장은 새로운 인수자의 부채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7조원에 달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부채가 3조7000억원인데 적정한 자본만 조달하면 일정 부채는 안고 가도 된다”면서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33.47%) 인수에 더해 전체 부채의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신규 증자만 하면 된다”고 밝혔다. 새로운 인수자가 ‘승자의 저주’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신주 인수자금은 회사 내부로 유입돼 경영정상화에 들어가기 때문에 인수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투자이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일부 비수익노선을 조정하면 상당한 흑자를 낼 수 있으므로 충분히 원매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산은 관계자는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해 “비수익 노선 정리 과정에서 기존 인력이 감축될 수도 있지만, 업무를 분산해 인기 노선을 강화하는 등 다른 방향으로 인력을 재배치하는 대안도 있다”면서 “계속 실사가 진행되고 있어 정확히 어느 정도의 노선정리가 필요한 상황인지는 지켜봐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채권단 회의가 조만간 또 예정돼 있고 계속해서 구체적인 비수익 노선 논의는 진행될 것으로 본다”면서 “MOU체결문제와 실사를 병행하고 있어 기다리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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