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의 위기관리] 文대통령, 軍에 절치부심(切齒腐心)의 정신 요구...공언무시(空言無施)안돼야
김희철 안보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04-1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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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주관한 15일 청와대 본관에서 장성 진급 및 보직자 신고[사진제공=청와대]

문 대통령, 6·25 등 역사를 언급하며 '힘없는 평화'의 불가능성 강조

9·19남북군사합의서, 아직도 보수와 진보가 확연히 다른 평가

강한 국방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문대통령의 말이 공언무시(空言無施)되지 않아야


[뉴스투데이=김희철 안보전문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15일) 군 장성 진급 신고식에서 군에 절치부심(切齒腐心)의 정신을 가지라고 일곱 차례나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식민지와 2차 대전, 6·25 등 역사를 언급하면서 "결국 힘이 없으면 평화를 이룰 수 없다"며 전작권과 북한 비핵화 문제를 거론했다.

또한 임진왜란·병자호란 등 언급하면서 "그런 일을 겪었으면 그야말로 절치부심해야 하지 않나. 그러지 못했고, 결국 우리는 나라를 잃었다"고 말했다. 또 "식민지를 겪고, 2차 대전 종전으로 해방됐지만 나라는 남북으로 분단됐고, 분단된 남북 간에 동족상잔의 전쟁이 일어났다"며 "유엔군의 참전으로 겨우 나라를 지킬 수 있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렇게 전쟁이 끝났다면 정말로 우리는 이제 우리 힘으로 우리 국방을 지킬 수 있는, 그리고 그 힘으로 분단도 극복하고, 동북아 안전과 평화까지 이뤄내는, 강한 국방력을 가지는 데에 절치부심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진리이고 백번 천번 들어도 옳은 말이다. 작금의 불편한 상황들을 일거에 덮어버리는 명언이었다.

다만 누구를 상대로 절치부심하라는 것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최근 미·북 대화의 중재자를 자처했지만 미국과 북한 모두에게 "우리 편에 서라"는 압박을 받는 상황이 되자 강한 국방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뿐만아니라 사관학교 졸업식에서도 "평화를 만들어가는 근간은 도발을 용납하지 않는 군사력과 안보태세"라며 "우리는 북핵과 미사일 대응능력을 조속히, 그리고 실효적으로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새로 임명된 4성장군들은 대통령의 숨은 의도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군 장성진급 및 보직 신고식 후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신고자 내외와의 환담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서욱 신임 육군참모총장(육사41기)은 "9·19 남북 군사합의 당시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군사대비태세를 담당했기 때문에 ‘힘을 통한 평화’를 잘 이해하고 있다"며 "9·19 군사합의가 제대로 이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개혁 2.0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원인철 신임 공군참모총장(공사32기)은 "역사적인 전환기에 직책을 수행하게 되었는데, 봉산개도 우수가교(蓬山開道 遇水架橋·굳은 의지를 가지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가자)의 정신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 공군총장은 육·해군 총장보다 임관 연도가 한 해 앞선 것과 관련해 “공식적인 건제(편성기준) 순은 육, 해, 공군 순이며, 저는 (순서를) 철저하게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병혁 연합사 부사령관(육사41기)은 “한미동맹이 이제 66주년이 넘어가는데 한반도 평화 정착 역할을 수행했던 한미동맹 체제들을 한반도 평화를 뒷받침하는 굳건한 체제로 만드는 데 일익을 담당하도록 하겠다”며 “동북아가 전략적인 변환기를 맞고 있는데 한미동맹도 마찬가지로 미래 지향적으로 굳건히 잘 발전될 수 있도록 부사령관으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2010년 11월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연평부대장으로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아낸 바 있는 이승도 해병대사령관(해40기)은 “오늘 해병대가 창설 70주년을 맞았다”며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에 신뢰받고 확고한 대비태세를 갖추는 데 있어 올바른 리더십을 잘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장 진급은 육군 참모총장 육군대장 서욱(63년생), 공군 참모총장 공군대장 원인철(61년생), 연합사 부사령관 육군대장 최병혁(63년생), 지상작전사령관 육군대장 남영신(62년생·학군23기) 등 4명이었고, 중장 진급은 해병대 사령관 해병중장 이승도(64년생·해사40기) 1명이었다.

이들 외에도 문 대통령은 8명의 보직자들에게 수치를 수여했다. 수치란 ‘끈으로 된 깃발’로 장성의 보직과 이름, 임명 날짜, 수여 당시 대통령 이름이 수놓아져 있다. 수치 수여를 받은 보직자는 5군단장 육군중장 안준석(64년생·육사 43기), 특수전 사령관 육군중장 김정수(65년생·육사 43기), 8군단장 육군중장 이진성(63년생·3사 22기), 7군단장 육군중장 윤의철(64년생·육사 43기), 해군 작전사령관 해군중장 박기경(63년생·해사 40기), 해군 교육사령관 해군중장 이성환(64년생·해사 41기), 해군 사관학교장 해군중장 김종삼(64년생·해사 41기), 해군 참모차장 해군중장 권혁민(62년생·해사 40기) 등이다. 수치는 앞의 대장·중장 진급자도 함께 받았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이 민족적 과제"라며 "‘칼은 뽑았을 때 무서운 것이 아니라 칼집 속에 있을 때가 가장 무섭다’고 하듯 군도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낼 때 더 큰 위력이 있다고 믿는다. 완전한 평화를 구축할 때까지 한마음으로 나아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장들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하겠다는 9·19남북군사합의서의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도 보수와 진보가 확연히 다른 평가를 하고 있다. 가장 상반된 사항은 군사분계선 상공에서 동부지역은 40킬로, 서부지역은 20킬로,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여 “대한민국 방위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으로 만든 항복문서에 가까운 결정”이라고 보수들은 우려하고 있다.

또한 서해 해상에서의 평화수역 설정에서도 당국자는 “적대행위 중단구역이북측과 남측이 40킬로씩이다”라고 했으나 보수측에서는 “NLL이 위치한 백령도 해상을 기준으로 북측은 50킬로, 남측은 85킬로로 우리가 35킬로를 더 양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밖에도 비무장지대 안의 감시초소(GP)를 전부 철수하기 위한 시범적 조치로 상호 1킬로 이내 근접해 있는 초소 10개씩을 완전히 철수 및 폐쇄하였다.

▲ 시범철수 대상인 GP와 병력과 화기 철수를 완료 후 폭파시키는 모습 [사진제공 : 국방부 제공]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보면 이를 통해 남북 상호 적대행위와 무력 충돌을 예방하는 효과를 당분간은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북측이 대남 적화의도를 포기했다는 명확한 검증이 없는 한 성급하게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동안 북한은 수많은 합의를 무시했고 무수한 기습도발을 자행했었다.

강한 국방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문대통령의 말이 공언무시(空言無施)되지 않도록 이번에 군의 중추적 역할을 맡게된 진급 장성들은 로마의 전략가인 베게티우스가 주장한 ”평화를 바라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이 가진 역설적인 뜻에 공감하며 남북합의서 이행 기준을 합리적으로 세워 추진하길 기대해본다.



- 육군사관학교 졸업(1981년)
- 동국대학원 외교국방(석사)
- 한남대학교 정책학 (박사과정)
- 5군단사령부 작전참모
- 3군사령부 감찰참모
- 8군단사령부 참모장
- 육군훈련소 참모장
- 육군대학 교수부장
- 육군본부 정책실장
-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 군인공제회 관리부문부이사장
- (현)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 (현)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

<주요 저서 및 연구>

- ‘충북지역전사’, 우리문화사, 2000.2월(1500부 발간)
- ‘동서독 통일과정에서의 군통합에 관한 연구’, 동국대, 1995.6월
- ‘지고도 이긴 전쟁’, 합참지, 2002. 1월
- ‘ATCIS는 이 시대 영관장교의 개인화기’, 육군지, 2010.9월
- ‘소통과 창의는 전승의 지름길’, 국방저널, 2010.11월
-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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