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소방관 국가직화 지연은 누구 책임, 그 충격적 진실은
강이슬 기자 | 기사작성 : 2019-04-11 06:47   (기사수정: 2019-04-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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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28일 오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소위원장(가운데)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당시에도 이미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이후 인건비 부담에 대한 정부 간 합의안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정부 간 이견 조율 안돼 입장 표명이 불가능" 주장

팩트= 2018년 11월 당시, '소방 재정부담·인사권한' 정부 합의안 존재

합의안 핵심=소방특별회계 편성해 증액되는 교부세 전용 방지

충격적 진실=국회는 '정부 합의안' 존재조차 파악 못하고 정쟁 중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소방관 '국가직 전환'의 지연 원인을 두고 여야간 책임 공방이 치열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국가직 전환을 위한 4개의 관련법 개정안이 지난해 11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서 처리돼야 했으나 자유한국당의 반대파 의원들이 이석하는 바람에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불발됐다"고 비난해왔다. 이에 맞서 자유한국당은 "정부 내 이견이 조율되지 않아 야당이 입장을 표명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반박하고 있다.

서로 평행선을 달리는 양측 주장중 어느 쪽이 진실일까? 뉴스투데이는 지난해 11월 진행된 국회 행정안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시점으로 거슬러가 취재했다.

가장 중요한 건, 당시 정부 합의안 존재 여부다. 합의안이 있다면 여당 주장대로 '한국당의 반대'가 걸림돌이다. 반면에 합의안이 없다면 한국당 반박이 맞다. 이견을 조율 못하는 '정부의 무능'에 책임이 있다.

10일 본지가 입수한 '2018년 11월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그 당시에 이미 국가직 전환 이후 소방공무원의 인건비 부담과 지휘권에 대한 정부 합의안이 존재했다. 정부 합의안은 회의보다 한 달 가량 앞선 2018년 10월 30일에 나왔다.

합의안에 따르면 지방직 소방공무원의 신분을 국가직으로 전환하고,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 및 인력‧장비 등의 지역 간 투자격차 해소를 적극 추진하게 된다.

소방청에 소방재정지원특별회계를, 시·도에 소방특별회계를 각각 설치해 소방특별회계에 대한 통일적인 기준을 마련한다. 시·도에 소속되어 있는 소방공무원의 인건비 일부를 국가에서 부담하되 이를 소방청에서 시·도 소방특별회계로 전입해 집행하도록 한다. 이로써 지방 소방재정의 안정적인 확보와 소방재정 운용의 독립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또한 소방에 대한 시‧도지사의 인사권(위임) 및 지휘‧통솔권 유지하고, 신분은 ‘국가직’으로 전환한다. 이는 소방청,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가 모두 동의한 합의안이다.

다만, 정부가 시·도에 내리는 소방안전교부세를 증액하는 것을 두고 정부부처 간 논란이 있었다. 소방청은 "교부세를 증액한다해도 지자체가 다른 항목으로 전용하면 소방관 국가직화 예산을 확보할 수 없다"면서 "중앙정부가 소방관 급여 설비 구입 등을 직접 책임지는 국가직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소방공무원 국가직화에도 불구하고 소방업무는 지방사무이므로 국가를 경비부담주체로 명시하는 건 곤란하다"고 반대했다.

정부여당은 난항끝에 합의안을 도출했다. 첫째, 정부가 담배 개별소비세의 20%를 소방안전교부세로 주는데, 이를 2019년에 35%, 2020년에 45%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소방안전교부세 증가분으로 소방공무원 인건비 증액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증액된 교부세의 전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소방청에 소방재정지원특별회계를, 시·도에 소방특별회계를 각각 설치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지난 해 11월 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소방재정지원특별회계 및 시·도 소방특별회계 설치법안'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 지난해 11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심사소위에서 홍익표 행안위 법안심사소위 위원장조차 정부 합의안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진=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심사소위 회의록]


11월 28일 법안심사 소위서, 여당인 홍익표 소위 위원장조차도 '합의안' 몰라

이재정 의원과 소방청 신우열 차장은 '합의안' 처리 요청

그러나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이 같은 합의안의 내용에 대해서 야당은 물론이고 일부 여당 의원조차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홍익표 행안위 법안심사소위 위원장 지난 해 11월 28일 회의에서 정부 합의안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당시 홍익표 소위원장은 ‘소방재정’에 대한 토의 중에 “이것은 지금 현재 정부 간 이견이 있고 자지체에서도 문제가 있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홍 소위원장의 발언에 이재정 의원이 “합의안을 지금 한 번 설명해도..”라고 말하자, 그제서야 홍 소위원장이 “합의안이 있냐”라고 반문했다. 회의가 시작된 지 약 2시간이 흐른 뒤였다.

이어 소방청 신열우 차장이 “소방특별회계 설치법은 그대로 설치해 주었으면 한다”라며 “기재부나 행안부에서도 다 동의한 안이다”라고 정부 합의안의 존재를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소방복을 입고 참석, 정문호 소방청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민주당 이재정 의원, “관계부처간 조율 미흡? 자유한국당의 무관심 알 수 있는 대목”

이재정 의원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이 관계부처 간 조율이 미흡했다고 이야기 하는데 이는 얼마나 이 사안에 관심이 없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본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소방관 국가직 전환 추진 과정에서의 조직, 지휘체계, 재원 등의 문제와 관련해 각 시도 및 관계부처간 적극인 협의를 주도해 왔으며, 이를 통해 합의안까지 도출해 놓은 상황”이라며 “이러한 합의안은 국회의 법안 심의 과정에서 모두 보고됐다”라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알고...황교안 대표와 이진복 의원은 몰라?
소방공무원 국가직화에 대한 자유한국당 내 입장은 “정부 간 이견”과 “정부 합의안 미흡”으로 나뉘었다.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우리 당 원내지도부 반대로 (법안소위 통과가) 안됐다고 하는데 매우 유감이다”라며 “우리 당은 국가직화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직화 문제를 두고 행정안전부와 소방청, 재정당국인 기획재정부의 의견 조율이 굉장히 미흡했고, 업무 역할의 구체적 배분도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이채익 의원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도 “인건비는 ‘소방특별회계’로 합의하고, 지휘권은 시·도지사에 남겨두고 신분만 국가직화 한다고 하는데, 이게 과연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 방법으로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라면서 “소방당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를 심도깊게 논의하자는 입장이지,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를 반대하는 게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채익 의원은 '정부 합의안'의 존재를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당 이진복 의원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 당에서 소방관 국가직 전환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국가직 전환 후 소방관 처우에 대해 소방청과 기획재정부의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그런 상황에서 국가직으로 전환된다면 소방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정부 간 협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소방공무원들이 지금 지방직으로 되어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실제로 어려움이 있다”라며 “저희 당도 잘 살펴서 좋은 결론을 내도록 하겠다”라고 할 뿐,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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