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서 기업 하겠나" 대한항공 사태 지켜본 기업들 정권눈치 우려
정우필 기자 | 기사작성 : 2019-03-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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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진들이 27일 열린 대한항공 주총을 모니터로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정권입맛 따라 기업인단죄 우려

[뉴스투데이=정우필기자] 조양호 한진그룹회장이 국민연금의 반대로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게 됨에 따라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향후 국민연금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일각에선 국민연금이 주도하는 주주행동주의가 위력을 발휘한 긍정적 시그널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재계는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국민연금이 정권의 입맛과 여론에 따라 기업을 단죄하는 연금사회주의로 흐르는게 아니냐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28일 국민연금과 재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의결권 행사 가운데 26일까지 기업의 주총 안건 중 122개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27일 열린 대한항공 주총에서 조양호 회장 사내이사 연임안에 대해 반대했고 같은 날 열린 SK 주총에서 최태원 SK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서도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이 과거의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사안별로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한 것은 지난해 7월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가 계기가 됐다.

스튜어드십은 고배당을 유도해 일차적으로 국민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만 사회적 물의를 빚은 기업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는 점에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연금 자체가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국민연금은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할 것을 주문하자 한진칼과 대한항공 등에 대해 적극적 개입으로 방향을 정하는 등 정부의지가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국민연금이 과거 형사처벌 전력을 이유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 사내이사 선임까지 반대한 것은 이미 잘못에 대한 죗값을 치룬 기업인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를 새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재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SK는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7일 주총에서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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