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문 대통령과 의기투합한 삼성전자 이재용, 인텔과 맞대응 할 인재양성 추진
이안나 기자 | 기사작성 : 2019-03-2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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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인들과 함께 지난 1월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문재인 대통령, 구광모 LG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삼성전자, 서울대 카이스트 유니스트 등 학부생 대상 ‘반도체 계약학과’ 설립 추진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에 대해 공감대 형성

‘실적 하락’ 국면 삼성전자, 인텔의 아성인 비메모리 반도체 강화를 장기적 돌파구로

고부가가치인 비메모리 부문 활성화되면 삼성전자 평균 연봉은 수직상승?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정부와 삼성전자가 서울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 3~4곳에 기업 채용이 100% 보장되는 4년제 반도체 학부 신설을 추진한다. 반도체 계약학과는 정부가 마련 중인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정책의 하나로 추진된다.

이 같은 계획은 두 가지 중대한 변화를 드러내고 있다. 첫째,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석권해온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부문의 강자를 노리는 '환골탈태'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이 같은 변신이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기투합'에 의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28일 반도체업계 및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와 카이스트, 연세대, 한양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이 현재 산업부·교육부와 ‘반도체 계약학과’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전에도 삼성전자는 KAISTㆍ경북대 등 지역 거점 대학과 ‘계약학과’ 사업을 진행했지만 주로 석·박사급 차원에서 이뤄졌다. 4년제 학부에선 삼성 재단 소속인 성균관대가 유일하게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만들어 계약학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성대 반도체시스템 공학과의 경우, 졸업생 가운데 90%가량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DS)에 취업하고 있다.

‘계약학과’란 정부·산업체 등이 대학과 협약을 맺고 정원 외로 개설·운영할 수 있는 학위 과정이다. 기업이 학과 운영에 필요한 운영비와 학생 장학금 등을 지원하고 졸업생을 이후 채용하는 구조다. 삼성전자와 정부는 한 학년당 50~100명 규모로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계약학과 설립은 교육부 인가사항이다. 서 너개의 최상위권 이공계 대학에 비메모리 반도체학과를 집중적으로 설립하려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전제돼야 한다.

그동안 반도체 업계에서는 전문인력 부족 문제, 특히 비메모리 분야 설계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삼성전자가 직접 인재 육성에 나서는 이유는 심각한 반도체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고, 메모리 반도체 성장 한계 속에서 장기적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함이다.

삼성전자는 앞선 26일 이례적으로 예상실적 설명자료를 배포해 “1분기 전사 실적이 시장 기대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사전 고백’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58조 8900억원의 75% 이상인 44조 5700억원을 반도체가 담당했는데, 올해는 반토막 실적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공시와 증권가의 실적전망치를 종합하면 1분기 6조원대 영업이익이 유력하다. 실제 영업이익이 6조원대를 기록한다면 지난해 1분기(15조6422억원)보다 60% 가까이 줄어들게 된다.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디스플레이·메모리 사업의 환경 약세'를 꼽았다. 이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부진은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반도체 수출 부진이 국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정부도 ‘비메모리’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 메모리 반도체 편중현상을 완화하는 방안도 신속히 내놔달라”고 주문했다.

메모리 반도체 성장 한계에 봉착한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분의 성장동력을 유지하려면 비메모리 부분에서 경쟁력을 키워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중 ‘메모리 반도체 쏠림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시스템 반도체가 꼽힌다.

삼성은 D램이나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세계 1위 업체다. 반면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는 인텔이 점유율 약 20%로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삼성은 5위권에 머물러 있다. 삼성은 이에 따라 시스템반도체의 미세공정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 자료:IHS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부문 경영진과 전격 회동해 사업전략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며 “전장용 반도체, 센서,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2030년에는 메모리 1위는 물론 비메모리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고 비메모리 분야를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메모리 반도체 외에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영역으로 사업 다각화를 주문한 셈이다. 삼성 반도체 부분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비메모리 부분을 늘리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의 일대 혁신으로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는 인텔, 퀄컴과의 전면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즉, ‘반도체 계약학과’ 설립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인재육성 방안을 마련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문과 “시스템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포부가 합쳐진 결과다. 정부와 삼성전자의 지원으로 대학가 반도체 인재양성 흐름은 빠른 물살을 탈 전망이다.

인텔, 퀄컴 등과의 본격적인 경쟁을 주도할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 인재들은 2억원에 육박하는 평균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삼성전자의 2017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직원들의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 1700만원이다. 사업부문은 크게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디바이스솔루션(DS)로 나뉘는데, 반도체·부품 사업의 DS부문 연봉이 CE와 IM에 비해 더 높은 편이다.

DS부문은 평균치인 1억 1700만원보다 훨씬 높고, CE부문은 일반인 에상을 큰 폭으로 밑도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말에 지급되는 초과성과인센티브(OPI, 옛 PS)가 사업부문별로 차등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부가가치 사업인 시스템 반도체 부문이 인텔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정도로 성장한다면, 해당 직원들은 평균 연봉이 2억원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기존의 주력사업인 메모리 부문에 이어 비메모리 부문도 강자가 된다면 모든 면에서 '재탄생' 수준의 큰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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