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야기] (66)시장경제학의 '이윤철학'에 맞선 삼성전자 감성광고의 메시지는 무엇?
박희정 기자 | 기사작성 : 2019-03-26 17:18   (기사수정: 2019-03-2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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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산간벽지의 '맹아원'을 방문한 삼성전자 서비스 엔지니어의 스토리를 다룬 2017년 광고(왼쪽)와 AI스피커 '빅스비'가 만들어낸 감동적 가족애 스토리가 메시지인 2018년 광고 영상의 캡쳐

삼성전자, 인도에서 ‘소비자 중심 브랜드’ 평가 1위 차지

인도 국민기업 타타모터스와 글로벌 혁신기업 애플 눌러

[뉴스투데이=박희정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과 함께 신흥경제대국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인도에서 ‘소비자 중심 브랜드(Consumer Focused Brand)’ 분야 1위를 차지했다.

인도 일간 이코노믹타임스 등 현지 매체는 26일 현지 시장조사업체인 TRA리서치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이 보도했다.

이는 대단한 성과로 평가된다. 인도인들이 신뢰도 면에서 삼성전자에게 1위라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장에서 장기적 성장을 위한 토대가 신뢰도이다. 매출 1위보다 더 가치있는 수치이다.

2위는 인도의 국민기업으로 꼽히는 자동차 회사인 타타모터스이고, 3위는 세계 최고의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는 애플이다. 지난 해 동일한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9위였다. 1년 만에 8계단을 뛰어 오른 셈이다.

삼성전자 제품의 우수성과 적극적인 투자가 높은 ‘신뢰도’의 토대

보편적 감성에 호소해 빅히트를 기록한 2편의 감동적 광고영상도 영향 준 듯

인도인들이 삼성전자에 대해 열광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처럼 뜨거운 인도인의 반응을 이끌어낸 삼성전자의 마케팅 전략은 무엇일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제품의 우수성과 인도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는 신뢰의 기본이 됐을 것이지만 감성적 광고 등도 큰 영향을 발휘했을 것으로 본다”면서 “유튜브 등에서 크게 화제가 됐던 유튜브 영상을 보면 인도인들의 느낌을 공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인들은 문화적 차이가 큰 인도인들에 대해 이질적 감정을 갖고 있는 경향이 높지만 실제로 인도인의 정서는 가족과 연대감 등과 같은 보편성을 지향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의 인도광고는 바로 이 같은 보편적 가치를 지향함으로써 인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가 지목한 광고는 2편이다.

인도 벽지의 맹아원을 방문한 삼성전자 서비스 밴 스토리, 8주만에 유튜브 1억뷰

최악의 조건에 처한 인간과의 ‘관계’를 강조한 감동적 메시지 눈길

우선 지난 2017년 제일기획 인도법인이 만든 삼성전자 온라인 광고인 ‘당신이 어디에 있든지 삼성이 찾아갑니다(We will take care of you wherever you are)’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한 여성으로부터 TV 수리 요청을 받은 삼성전자 서비스 밴 엔지니어는 오랜 시간이 걸려 산간지역의 한 가옥을 찾게 된다. 문을 여는 순간 그는 깜짝 놀라게 된다. 전화를 했던 여성은 시각장애인이었다.

그는 수리를 마친 후 가슴 뭉클해지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여성은 “쇼가 곧 시작된다”고 외치면서 종을 울린다. 곧바로 아이들이 몰려들어 삼성전자 TV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는다. 그 아이들은 놀랍게도 모두 ‘시각장애인’들이었다.

엔지니어가 수리를 하러 간 곳은 ‘맹아원’이었던 것이다. 아이들은 눈은 보이지 않았지만 TV에서 흘러나오는 여자아이의 노래를 즐거운 표정으로 감상하는 광경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간다. 엔지니어는 감동에 벅찬 표정으로 다시 서비스 밴에 탑승한다. “우리는 ‘관계’를 위해서라면 더 먼 곳까지 찾아 갑니다”라는 나레이션으로 광고는 마무리된다.

13억 인도 인구 중 70%는 교외지역에 거주한다. 가전제품이 고장 나도 마땅히 수리를 받을 곳이 없다. 삼성전자는 이들을 위해 서비스 밴 차량 500여대를 도입했고, 제일기획 인도법인이 이 광고영상을 제작했다.

삼성전자 엔지니어가 산 넘어 물을 건너서 ‘맹아원’에 찾아가서 ‘기쁨’을 준다는 스토리 라인은 ‘이윤’만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가장 어려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어가는 기업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영상은 8주 만에 인도 광고 사상 최초로 유튜브 조회 수 1억건을 돌파했다. 이 광고는 미국의 유력 광고전문지 '애드위크(Adweek)'가 '오늘의 광고(Ad of the Day)'로 선정했다.

목소리를 잃은 엄마 역할을 대신했던 ‘빅스비’ 스토리는 13일만에 1억뷰 돌파

시장경제의 '이윤지상주의'는 효력 상실, 보편적 감성과의 공감이 기업의 새로운 경쟁력

다음 해인 2018년 9월 중순에 발표된 삼성전자의 또 다른 인도시장 광고인 ‘보이스 포에버(Voice forever)'는 그 기록을 경신한다. 공개 13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1억뷰를 돌파한다. 전작보다 6주 정도 빨리 1억뷰에 도달한 것이다.

이 영상은 전작보다 더 강력하게 인간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귀여운 소녀와 젊은 엄마가 즐겁게 대화하는 밝은 일상생활에서 영상은 시작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엄마의 모습은 사라지고 ‘목소리’만 나온다. 소녀는 그 목소리와 대화하고 교감하면서 즐겁게 생활해나간다.

후반부에 진실이 드러난다. 엄마는 목소리를 잃어가는 희귀병인 ‘운동신경원 질환(MND)'를 앓고 있었다. 병상에 누워있는 엄마는 허공을 바라보고 있고, 소녀는 그 엄마의 손을 꼭 맞잡는다.

삼성전자 홈 Iot 혁신기술과 AI플랫폼인 빅스비를 통해 재연된 엄마의 목소리와 소녀는 함께 생활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이다. 엄마는 병이 악화되기 전에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했고, 빅스비는 소녀에게 엄마 역할을 해왔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가 인도인이 중요시 하는 ‘가족애’의 구현자로 다가서고 있다.

이들 2편의 광고는 인도인들의 가슴을 울렸고, 그 감동의 여운은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도’에 직접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경제학은 기업이 ‘최소비용’으로 ‘최대이익’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가르쳐왔지만, 이는 과거의 도그마에 불과하다. 이윤만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낙인 찍히는 순간, 시장에서 입지는 좁아진다.

인간의 보편적 정서를 공감하고 중시하는 기업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사실을 삼성전자 인도광고의 사례는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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