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247) 일본 직장인들은 왜 계속 가난할까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9-03-2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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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쫓아도 실제 직장인들의 수입은 늘지 않았다. [출처=일러스트야]

30년이 지나도 평균월급은 고작 6000엔 올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후생노동성이 매월 발표해오던 근로통계의 부정조사는 그 자체로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 많은 일본인들은 관료들이 통계를 조작하면서까지 임금이 올랐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점에 치를 떨고 있다.

실제로 1990년대부터 일본인들의 월급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는 OECD 국가들의 주요 지표로도 확인이 가능한데 1997년의 실질임금을 100이라고 하면 20년이 지난 2016년 미국의 실질임금은 115.3, 독일은 116.3, 프랑스는 126.4, 스웨덴은 138.4로 상승하였지만 일본은 89.7로 유지는커녕 오히려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일본 국세청의 민간급여실태 통계조사를 보면 1990년의 직장인 1명의 연봉은 평균 425만 2000엔이었다. 가장 최근 결과인 2017년의 평균연봉은 인당 432만 2000엔으로 근 30년이 지나는 동안 고작 7만 엔 오르는데 그쳤다. 한 달로 치면 6000엔도 되지 않는 금액이다.

버블경제의 붕괴라는 국가차원의 큰 데미지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심각한 상태임이 확실하고 아베 정권이 역사상 최고의 호경기로 신규채용이 증가하고 일손이 부족하다고 떠들어도 아무도 기뻐하지 않고 실감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생활은 더욱 가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토록 일본의 실질임금이 상승하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먼저 노동조합의 약화를 손에 꼽는다.

실적이 악화되고 회사가 위기에 빠지면 기업들은 서둘러 인원감축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버블경제가 붕괴할 때 일본기업들은 구조조정이 아닌 고용은 유지하되 개인들의 임금을 깎는 방법을 선택했다.

직장을 잃는 것보다는 적은 급여라도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노조 역시 특별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이에 동의하면서 현재 일본만이 갖고 있는 복종적인 노사관계가 이 때 대부분 성립되었다.

또한 현재 대부분의 일본 노동조합들은 기업 내 노조로만 머무를 뿐 다른 선진국들처럼 산업이나 직종별 단합과 연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덩치가 작은 노조로는 사측과의 교섭에서 제대로 된 행동을 취하기 어려울 뿐더러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로 남기 쉽다.

둘째는 고이즈미 정권시절에 실시된 노동자파견법의 개정이 일본의 고용형태를 큰 폭으로 악화시켜 버렸다. 이때 개정으로 인해 기업들은 값싼 비정규직 노동자를 쉽게 고용할 수 있게 되었고 일본 내에서 비정규직과 단기파견 노동자들이 급증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내수에만 목을 매는 기업들의 실적악화를 그 당시에는 정부가 앞장서서 지켜줄 수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많은 근로자들에게 큰 독이 되어버린 판단이었다.

마지막은 역시나 인구감소와 고령화다. 일본 정부는 완전실업률의 하락과 취업자 수의 증가, 유효구인배율 증가만을 거론하고 부정적인 내용은 일절 입에 담고 있지 않지만 실제 조사결과들을 분석해보면 이 역시 실망스러운 면이 너무나 많다.

일단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완전실업률이 하락한 가장 큰 이유는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온갖 비정규직 노동자와 파트타이머 여성들을 크게 증가시켰기 때문이다. 아베 정권은 이미 이 방법들도 한계에 도달한 것을 알고 있기에 최근에는 외국인노동자의 신규 유입을 위한 법 개정에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 원래라면 60세나 65세에서 정년을 맞았어야 할 노년층을 저임금으로 계속 경제활동을 이어가도록 하는 점도 평균임금의 저하에 한 몫 했다.

일본의 실질임금이 하락을 면치 못하는 데는 이처럼 여러 가지 요인들이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고 지금도 새롭게 추가되고 있지만 누구보다 국가에 순종적인 일본 국민들이 과연 악순환을 깰 만큼 적극적인지에 대해서는 회의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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