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의 JOB채](12)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은 택시업계 ‘웨이고 블루’, 그 의미와 승부처
이태희 편집인 | 기사작성 : 2019-03-20 14:29   (기사수정: 2019-03-2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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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서울 성동구 피어59스튜디오에서 열린 '웨이고 블루 with 카카오 T' 출시 간담회에서 오광원 타고솔루션즈 대표(왼쪽부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카풀에 반대하던 택시업계, 첫 플랫폼 택시 ‘웨이고 블루’ 출범시켜

50개 택시회사, 택시운송가맹사업자 타고솔루션즈 결성해 ‘공유경제’에 맞대응

‘러다이트 운동’에서 선회해 산업변화에 동참하는 첫 시도

[뉴스투데이=이태희/편집인]

택시업계가 4차산업혁명의 기수인 공유경제에 첫 맞대응 카드를 던졌다. 택시운송가맹사업자 타고솔루션즈는 20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승차거부 없는’ 가맹택시 ‘웨이고 블루’의 서울 시범 서비스 개시를 발표했다.

'카카오T' 앱의 택시 서비스를 통해 호출하면 목적지를 묻지 않고 언제 어디라도 달려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핵심이다. IT기업인 카카오와 손을 잡은 ‘플랫폼 택시’인 것이다. 다음 달부터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다.

이는 택시업계로서는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카풀서비스 불법화를 고집해온 택시업계는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산업발전을 가로막는 이익집단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웨이고 블루는 우버와 같은 카풀서비스와 유사한 서비스 및 빅데이터 생산효과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택시업계가 그동안 산업혁명 당시 ‘러다이트 운동(기계파괴운동)’에 치중해왔다면, 웨이고 블루는 종래의 태도를 바꾸어 산업혁명에 동참하려는 첫 시도로 볼 수 있다.

즉 웨이고 블루를 출범시킨 타고솔루션즈는 IT회사가 아니다 서울·성남 지역 택시회사 50개사 참여해 만든 가맹사업자이다. 총 보유 택시는 4516대이다. 치킨이나 커피 프랜차이즈와 법적으로 유사한 형태이다. 타고 솔루션즈는 교촌치킨이나 bhc 같은 기업인 셈이다. 소규모인 개별택시 회사만으로는 시장 파급력이 적다는 점을 중시, 가맹사업자법을 활용해 연대전선을 형성한 것이다.

이번 사업을 위해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로부터 각각 택시운송가맹사업 면허와 광역 가맹사업 면허를 받았다. 광역 면허를 받았기 때문에 성남시 등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택시업계의 카풀 반대 투쟁은 ‘악의에 찬 경쟁’

웨이고 블루와 카풀업체의 대결은 ‘선의의 경쟁’

20일 기자간담회에는 타고솔루션즈 오광원 대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참석했다. 오 대표는 택시업계를 대변하는 인물이고, 김 장관은 카풀서비스 확산에 따른 택시업계의 반발을 설득하려는 입장에 있다.

정 대표는 플랫폼 택시 기술을 택시업계에 제공하면서 동시에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등을 확대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결국 김 장관과 정 대표는 택시업계의 변신을 축하하면서 카풀서비스 확대에 대한 택시업계의 ‘관용’을 희망하고 있는 처지이다.

이들의 희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웨이고 블루의 성공이 전제돼야 한다. 그래야 다른 택시회사들과 택시기사들도 공유경제를 저지하기보다는 플랫폼 택시로 전환해 카풀업체등과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구조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실 그동안 택시업계와 카풀업체 간의 대결구도는 ‘악의에 찬 경쟁’이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지적했듯이 고객인 대다수 국민의 의견과 이익은 묵살된 채 택시업계의 이익이 전횡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택시업계가 IT기업과 협력해 산업발전 방향에 적응하면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웨이고 블루’와 같은 선택을 한다면 카풀업체와 선의의 경쟁을 벌이게 된다. 그 경쟁 속에서 국민의 편익이 증대되는 탓이다.


정부와 IT기업 지원받는 웨이고 블루, 성공 위한 유리한 고지 점유

웨이고 블루의 성공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 보인다. 우선 승차 거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을 선언했다. 타고솔루션즈 측은 “택시 호출시 목적지가 표시되지 않고 주변에 빈차량이 무조건 배치되는 형태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완전월급제’를 도입함으로써 사납금 부담으로 인한 ‘불친철 및 난폭 운전’을 차단하려는 시도를 한다. 운전 기사들은 주 52시간 근무 기준으로 약 26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게 된다. 열심히 일해서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올리게 될 경우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도 지급할 방침이다.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웨이고 블루’에 이어 여성 기사가 운행하는 여성 전용 사전예약 택시 '웨이고 레이디'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애완동물 전용, 교통약자 전용 서비스등도 준비하고 있다.

웨이고 블루가 지난 7일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의 합의안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택시’의 첫 사례라는 점을 긍정적인 대목이다. 정부 그리고 카카오모빌리티 같은 IT기업이 경제논리를 뛰어넘는 대타협의 정신 아래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냉혹한 시장논리에 내팽개쳐지는 것이 아니라 상당 기간 따뜻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사랑이 아이를 키워내듯이, 기업도 보살핌을 받는다면 생존과 발전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완전월급제 실시해도 ‘친절’ 우러나올 생활수준 보장 어려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이고 블루가 택시업계 대변신의 출발점이 될지는 불투명하다. 그 승부처는 2가지이다.

첫째, 택시업계에 대한 다수 국민의 불신 해소이다. 웨이고 블루가 260만원 수준의 완전 월급제를 실시한다고 현장을 뛰는 택시기사들의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정신을 발휘할지는 불투명하다는 여론이 많다. 심지어 관련 기사 댓글에 ‘월급제’가 아니라 ‘인성’이 문제라는 누리꾼들의 지적이 발견될 정도이다.

한국인의 소득 수준에 견주어 볼 때의 월급 260만원은 적은 편이다. 웨이고 블루의 택시기사는 직장인들이다.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고객이 만족할만한 서비스 정신을 발휘하기란 쉽지않다.

반면에 카풀 기사들은 겸업자들인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카풀 기사 이외에 다른 직업이 있다. 따라서 카풀 기사들은 월 100만원의 추가 소득만 올려도 ‘친절’이 우러나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 경쟁에서 승리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점을 타고솔루션즈와 그 종사자들은 절감해야 한다.


카풀업체 ‘아이디어’ 가로채고 손발 묶는 격, 카풀업체와 공생해야,

둘째, 카풀서비스 도입에 대해 배타적 태도를 버리고 공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택시업계 자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극복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풀서비스는 공유경제와 빅데이터 산업의 핵심요소 중의 하나로 꼽힌다.

카풀 반대는 서너 개 IT기업의 생존권을 유린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문제이다. 국민으로부터 선택의 권리를 박탈하고, 한국의 4차산업혁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부정적 효과를 초래한다.

더욱이 플랫폼 택시는 당초 카풀업체 등의 ‘사업 아이디어’이다. 택시업계가 카풀업체의 손발은 묶어놓고 자신만 그 아이디어를 상용화한다면 ‘상도의’에 어긋난다. 제 아무리 사회적 약자라고 해도 정당성을 얻기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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