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의 JOB채](11) 국세감면율 초과시킨 근로장려금 확대, 문재인의 '퍼주기' 아닌 4가지 이유
이태희 편집인 | 기사작성 : 2019-03-20 06:33   (기사수정: 2019-03-20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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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기 전에 차담회를 갖고 개각 발표로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인 국무위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왼쪽 두 번째부터), 김영춘 해수부 장관, 김현미 국토부 장관,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문 대통령.


올해 국세 감면율 법정한도 초과...보수언론들 문재인 정부의 ‘퍼주기’로 비판

보수언론들의 비판은 4가지 사실을 간과한 무리수


[뉴스투데이=이태희/편집인]

정부가 19일 10년만에 법정한도를 초과하는 국세감면율을 발표한 것을 두고 보수 언론들의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조선일보는 ‘최저임금 대책으로 깎아준 세금 급등...정부, 알면서도 쉬쉬’, 문화일보는 ‘퍼주기식 국세감면 10년만에 한도초과’, 매일경제는 ‘국세감면 펑펑 퍼주더니 10년만에 법정한도 초과’ 등의 제목으로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정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올해 국세감면을 47조 7000억원으로 추정한 '2019년도 조세지출 기본계획'을 의결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는 지난 해 41조 9000억원(추정치)보다 5조원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국세 감면액과 국세 수입총액을 더한 금액에서 국세 감면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국세감면율은 올해 13.9%에 달한다. 올해 국세감면 한도는 13.5%로 예상된다. 올해 국세감면율은 법정한도를 약 0.4%포인트 초과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국세감면율 초과는 ‘나쁜 일’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는 게 객관적인 평가이다.

①국세감면율 한도는 권고사항, 경제상황에 따른 신축적 대응이 더 중요

첫째, 국세감면율 초과는 위법사항이 아니다. 국가재정법 88조는 국세감면율이 감면 한도 이하가 되도록 노력하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권고’에 해당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강제성은 없다는 것이다.

경제 상황에 따라 재정확대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면 국세감면을 확대하는 것이 정부의 정당한 역할이다. 신축적 재정운용이 더 중요하다. 법정한도를 무리하게 지키려고 버티는 것이 더 큰 정책적 실패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던 2009년에도 국세감면율이 15.8%를 기록, 법정한도인 14.0%를 1.8% 포인트 초과했다.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한 유가 환급금 지급 등의 재정지출이 늘어난 결과였다. 2008년에도 국세 감면율(14.7%)이 한도(13.9%)를 넘었다. 한도 초과는 올해 세 번째가 되는 것이다.

② 국세감면 한도 초과는 상대적 지표, 방만한 재정운용의 근거 안돼

2015년이었다면 올해 국세감면율은 법정한도 준수

둘째, 국세감면 한도 초과는 상대적인 것이다. 국세감면 한도는 직전 3년간 국세 감면율 평균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설정된다. 따라서 국세감면율이 하락하는 시기에 국세감면율이 높아진다면 한도 초과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올해의 경우도 그렇다. 최근 수년 간 국세 감면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왔고 그에 따라 법정 한도도 하락했다. 문제는 올해 법정한도는 추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세 감면율은 상승한데서 발생했다.

국세 감면 한도가 14.0%였던 지난해에 올해 국세감면율이 적용됐다면 한도 초과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올해 국세감면율 13.9%가 2009년 국세감면율 15.8%에 비하면 1.9%포인트나 낮다는 점만 봐도 법정 한도 초과는 상대적인 문제이다.

법정한도가 14.7%였던 2015년이라면 올해의 국세감면율은 법정한도 초과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방만한 재정운용 탓이라고 단언하는 근거가 될 수 없는 것이다.



③정책적 목표가 분명한 국세감면율 초과는 정당

저소득층 소득감소 지적하면서 대응정책 비판하는 건 ‘자기모순’

셋째, 국세감면율 초과가 타당한 명분과 정책적 목표 아래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더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재정부담을 확대하도록 한 ‘정책적 목표’는 소득 양극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에 있다. 저소득층에게 국세환급금 형태로 되돌려 주는 근로장려금(EITC)과 자녀장려금의 증액, 그리고 재정 분권 강화 정책에 따라 약 3조3000억원의 국세 수입을 지방세 수입으로 전환하는 것이 한도 초과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보수 언론들은 이중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 증액을 ‘퍼주기’라고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세 환금 항목은 전형적인 저소득층 재정지원 방안이다.

지난 해 근로장려금 지급액은 1조 2000억원이었다. 올해에는 3배가 넘는 3조 8000억원으로 증액됐다. 올해부터 근로장려금 수혜 조건을 대폭 확대했기 때문이다. 연령요건 확대(30세 미만 단독 가구주 포함), 소득요건 확대(사례:맞벌이 가구 소득 요건 2500만원 미만에서 3600만원 미만으로), 재산요건 확대(가구당 1억 4000만원 미만에서 2억원 미만으로) 등으로 인해 수혜 대상자가 대폭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자녀 장려금도 비슷한 취지이다. 저소득 가구의 자녀양육 부담을 경감하기 총소득 4,000만 원 미만이면서 부양자녀(18세 미만)가 있는 경우 1명당 최대 70만 원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올해 근로·자녀 장려금 총액은 지난 해 약 1조8000억원보다 약 4조원 늘어난 5조8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지난 해 소득 하위계층인 1,2분위의 소득이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들에 대한 재정지원 정책을 확대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이다.

설령 하위계층의 소득 감소가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이었다고 해도,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재인 정부의 실책으로 저소득층의 소득이 감소했다고 흥분하면서 동시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 대응정책을 펴는 것마저도 ‘퍼주기’라고 매도한다면 사사건건 ‘트집잡기’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④근로장려금은 ‘소득보전’과 함께 ‘근로의욕’도 고취하는 구조,

강력한 시장논리 담겨있어 단순한 ‘퍼주기’구조와 달라

넷째, 근로장려금이라는 국세환급제도는 일하지 않는 국민이나 나태한 근로자에게 ‘공돈’을 안기는 제도가 결코 아니라는 점도 ‘퍼주기’비판을 무력화하는 대목이다. 근로장려금은 어렵지만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가 더 큰 혜택을 보도록 하는 제도이다.

근로장려금은 ‘일하는 저소득 근로자’에 국한해 국세를 환급해줌으로써 ‘소득보전’과 ‘근로의욕고취’라는 정책적 목표를 지향한다. 소득보전은 ‘분배’의 개념이 강하고 ‘근로의욕 고취’는 시장논리에 따른다.

즉 저소득 근로자가 열심히 일을 해서 소득이 높아질수록 근로장려금 액수는 높아지다가 일정 소득 수준에 이르면 그 액수를 줄여나간다. 즉 3 단계 소득구간으로 나누어 지급한다. 가장 낮은 1구간에서는 저소득 근로자가 초기에는 열심히 일할수록 근로장려금이 늘어난다. 중간인 2구간에서는 근로장려금 지급액이 늘지도 줄지도 않은 채 유지된다. 이 구간에서는 근로소득만 늘어난다. 3구간에서는 근로장려금이 줄어들다가 근로장려금 혜택에서 졸업하게 되는 구조이다. 결과적으로 더 열심히 일을 하면 소득 자체가 늘어나게 되는 구조이다.

단순히 ‘퍼주기’라고 볼 수 없는 양극화 해소방안이다. 보수언론들의 비판은 이러한 근로장려금 제도의 구조에 대해 무지하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묵살한 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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