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의 JOB채](10) 현대차 정의선과 롯데 신동빈의 ‘외유내강 경영’ 계산법
이태희 편집인 | 기사작성 : 2019-03-19 06:17   (기사수정: 2019-03-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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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롯데월드타원 지하에 위치한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소탈한 분위기 속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신동빈(왼쪽)롯데 회장과 지난달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운전하면서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롯데지주제공/연합뉴스TV 캡쳐]

무술과 춤의 고수는 ‘부드러움’ 속에서 ‘강함’ 표현

4차산업혁명시대의 CEO리더십, 유연화 기업문화 속에서 강한 혁신 추구

신동빈 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 친구처럼 다가서면서 ‘창의성’ 발휘 주문

[뉴스투데이=이태희/편집인]

무술과 춤의 고수는 부드러움 속에서 ‘강함’을 드러낸다. 경직된 동작에선 힘이 나오지 않는다.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수직적이고 경직된 기업 문화 속에서는 구성원들의 창의력이 발휘되기 어렵다.

상하좌우간에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유연한 조직문화에서 목표 달성을 위한 강력한 추진력이 발휘된다. 요컨대 4차 산업혁명시대의 성공한 최고경영자(CEO)에게 필요한 것은 ‘외유내강(外柔內剛)’의 리더십이다. 수평적이고도 친근한 기업문화를 지향하면서 동시에 ‘강한 혁신’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임직원들에게 ‘친구’처럼 다가가는 기업문화를 조성하려는 노력을 보이면서 다양한 조직혁신 방안을 신속하게 도입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롯데월드타워 지하에 위치한 구내 식당을 찾아 점심식사를 했다. 총수의 출현을 반긴 임직원들의 요청으로 함께 사진도 찍었다. 신 회장의 구내식당 이용은 희귀한 사례는 아니다. 별도의 약속이 없으면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신 회장이 이런 모습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롯데그룹 임직원들에게 강한 도전과 혁신을 요구하고 있지만 ‘인간미’ 넘치는 조직을 지향하자는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롯데그룹, 학자금대출 이자지원-출산 축하금 등 복지확대

황각규, “긍정적 기업문화 조성은 지속적 성장 위한 것” 강조

18일 롯데에 따르면, 올해부터 신입사원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출산 축하금, 유치원 지원금 확대 등의 다양한 사내복지 정책 강화를 추진한다.

우선 한국장학재단에서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을 받은 신입사원들에 대해 입사 이후 발생하는 대출 이자를 전액 지원한다. 대학 재학시절 가정형편이 좋지 않았던 ‘흙수저’ 출신 신입직원들에게 희소식이다. 회사의 배려가 자연스러운 애사심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둘째 이상 출산시 축하금 200만원을 지급하고, 유치원 학자금도 월 10만원씩 2년간 지원할 예정이다.

황각규 롯데 대표이사는 “긍정적인 기업문화 조성의 목적은 결국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기 위한 것이다”면서 “임직원 모두가 기업의 지속발전 측면에서 현장의 문제점을 찾고 이를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긍정적 기업문화를 조성하려는 노력은 ‘부드러움’이고 현장의 문제점을 인식해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문은 ‘강함’에 해당된다.

정 부회장, 친근미 넘치는 ‘넥쏘 동영상’ 통해 미래차 주도권 강조

직급통합 추진, 벽을 허무는 소통을 통한 ‘발상의 전환’ 요구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소탈하고 친근한 리더십을 선보이고 있다. 일반 국민들에게 다소 무겁고 권위적인 느낌을 주었던 기존의 조직문화에서 큰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임직원들의 ‘복장 자율화’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자유로운 복장을 허용함으로써 사고의 영역을 높이고 발상의 전환을 도모하라는 주문인 셈이다. 자유로운 복장이 부드러움이라면 발상의 전환은 강함이라고 볼 수 있다.

정 부회장이 지난 달 자사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직접 자율주행으로 운전하면서 소탈하고 솔직한 방식으로 직원들과 소통한 것도 화제가 되고 있다.

정 부회장은 텀블러에 담긴 음료수를 마시며 “잘 만들었네요. 이거 누가 만들었지?”라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넥쏘 자율주행차가 우리의 미래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우린 단순히 차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면서 “완성차 사업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미래사업을 동시에 추진해 시너지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해당 동영상 메시를 신입과장 및 책임연구원들에게 보냈다. 젊은 직원들에게 ‘친한 형’처럼 다가가면서도 ‘강한 목표의식과 책임감’을 요구한 것이다.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로 된 현행 5단계 직급 체제를 2단계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원과 대리를 ‘주니어’로, 과장 이상은 ‘시니어’로 단순화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원과 대리가 주니어로 통합될 경우 젊은 사원들간의 수직적 관계가 약화되고 소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 다양한 직급 체계 개선 방안을 두고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시대’의 방향은 분명하다. 기업문화는 ‘연성화’시키는 대신에 구성원들에게 혁신을 위한 ‘창의성’을 발휘하라고 강도 높은 주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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