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LG전자의 폴더블폰 ‘시기상조론’이 이유 있는 까닭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9-03-16 07:00   (기사수정: 2019-03-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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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 대신 선보인 듀얼스크린, 소비자들의 선택은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경쟁사는 스마트폰을 접고 있는데, LG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어야 할 판.” LG전자의 차기 전략 스마트폰 V50에 적용될 ‘듀얼스크린’이 공개되자 쏟아진 혹평 가운데 하나다.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9에서 선보인 LG전자의 듀얼스크린은 2개의 화면을 뗐다 붙였다 하는 방식이다. 경쟁사보다 한발 더 나아간 혁신으로 가득한 LG전자의 신제품을 기대했던 많은 이들의 실망감은 공개 초기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삼성전자와 중국 화웨이가 각각 차기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와 ‘메이트 X’를 선보인 참이 아니었다면 사정이 달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한 화면으로 접고 펼 수 있는 참신한 폴더블폰에 매료된 대중들이 LG전자의 듀얼 스크린에 눈을 돌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폴더블 대신 듀얼스크린을 선택한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V50은 곧 고객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공개 당시와 다르게,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외 여러 체험존에서 V50의 듀얼스크린을 먼저 경험한 외신과 많은 소비자들이 혹평이 아닌 호평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 버지’의 평가는 유독 눈길을 끄는 구석이 있다. 이 매체는 LG 듀얼스크린에 대해 “가장 실용적”이라는 한마디로 정의했다. 그리고 “당장 실용적으로 폴더블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폴더블폰이 ‘화제성’을 챙겼다면, LG전자의 듀얼스크린은 ‘실속’을 챙겼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노린 게 이 부분이다.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사장)은 폴더블폰 대신 듀얼스크린을 선보이는 이유에 대해 “폴더블폰은 시기상조”라며 “고객과 시장의 요구가 확실해지기 전에는 듀얼스크린을 적용한 스마트폰이 가장 최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폴더블폰은 분명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혁신이지만 그만큼 불확실한 시장이다. 접고 펼치는 디스플레이 부분의 내구성도 불완전할뿐더러 아직 생산수율도 완벽하지 않다. 가격도 일반적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는 224만 원, 화웨이의 메이트 X는 292만 원에 책정됐다.

폴더블폰 시장 전망도 비관적이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는 올해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이 0.1%에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또한 갤럭시 폴드의 초기 판매량을 100만 대로 잡았다. 큰 흥행을 바라는 눈치가 아니다. 전 세계 15억대 수준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100만대 시장은 매우 미미하다.

폴더블폰이 차세대 스마트폰이라는 점에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 이견은 없다. 다만 LG전자는 폴더블폰 시장에서 명백히 ‘퍼스트 무버’가 아닌 ‘패스트 팔로어’의 길을 선택한 셈이다. 삼성이나 화웨이가 퍼스트 무버로서 시장성이나 기술 신뢰성을 확인하고 나면, LG전자가 패스트 팔로어로서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어떻게 보면 한 수 앞이 아닌 두 수, 세 수를 내다보는 ‘영리한’ 전략이다.

권봉석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되돌아보면 몇 번의 기회와 실기(失機)가 있었다”면서 “휴대전화 시장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될 때 실기했다는 지적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LG전자의 이번 결정은 기회일까, 실기일까. 고객과 시장의 움직임이 과연 어떨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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