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교육이 미래다] ⑦‘AI인재’ 육성법을 혁신하라, IBM과 손잡은 세명컴퓨터고등학교
박혜원 기자 | 기사작성 : 2019-03-12 10:24   (기사수정: 2019-03-1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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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개교한 서울 뉴칼라 스쿨에서 한 학생이 프로그래밍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박혜원 기자]


IBM CEO의 ‘스펙 무용론’에서 시작된 ‘뉴칼라 스쿨’ 국내 첫 설립

세명컴퓨터고등학교에서 3년, 경기과학기술대학교에서 2년 공부

일반 대학 졸업생보다 2년 빠르게 전문인력으로 성장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지난 4일 IBM과 교육부의 업무협약으로 국내 최초의 ‘P-테크(P-TECH)’, ‘서울 뉴칼라 스쿨’이 개교했다.

현재 서울 뉴칼라 스쿨에는 ‘인공지능소프트웨어과’가 개설되어 있다. 해당 학교 학생들은 세명컴퓨터고등학교에서 3년, 경기과학기술대학교에서 2년을 공부하게 된다. 이처럼 정부와 교육계, 기업이 협업해 제공하는 교육모델을 P-테크라고 부른다.

‘뉴칼라’란 4차산업에 필요한 첨단기술에 능통해 기존의 육체 노동자(블루칼라)나 전문 사무직(화이트칼라)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노동 계급을 이른다. 블루칼라보다 수입이나 학력 면에서 우월하다고 여겨졌던 화이트칼라조차 이제는 옛 얘기가 된 것이다.

뉴칼라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서울 뉴칼라 스쿨의 사업계 파트너인 IBM의 지니 로메티 회장이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전통적인 산업에서의 재기를 원하지만,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은 화이트·블루 칼라가 아니라 여러 산업군에서 필요로 하고 있지만 여전히 채워지지 않고 있는 뉴칼라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로메티는 스펙 ‘무용론’을 주장한다. 그의 시나리오대로라면 뉴칼라 스쿨 출신 학생들은 일반 대학교를 졸업한 학생들보다 적어도 2년은 빠르게 전문 인력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석·박사 학위 기간을 합치면 격차는 4~6년으로 벌어진다.

11일 뉴칼라 스쿨 방문해 ‘5년제’ AI인재 교육과정의 경쟁력 취재

유두규 세명컴퓨터고 교장, “IBM이 요구하는 인공지능 개발자 수준 교육과정, 대학원 졸업자에 뒤지지 않아”

문제는 뉴칼라 스쿨 출신 학생들이 어떤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느냐다. 국내 주요 교육기관들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인공지능 분야 석·박사급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지난 2일 미래창조과학부는 KAIST와 고려대, 성균관대를 ‘인공지능 대학원 지원 사업’ 대상자로 최종 선정했다. 이처럼 고난이도 지식을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 관련 교육은 학부보다는 대학원 차원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서울 뉴칼라 스쿨 출신 학생들은 이들 고급인력과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까. 뉴스투데이는 이 같은 궁금증을 품고 11일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세명컴퓨터고등학교를 찾았다.

세명컴퓨터고등학교 유두규 교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뉴칼라 스쿨의 교육 과정은 사업계 파트너인 IBM이 깊게 관여해 IBM 측이 요구하는 인공지능 분야 개발자 수준에 상응하도록 마련됐기 때문에 대학원 졸업자와 실력 면에서는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유 교장은 이어 “뉴칼라 스쿨 졸업자들은 IBM 입사 지원 시 ‘서류 면제’ 혜택을 받는다”며 “해외에선 한 해 뉴칼라 스쿨 졸업자의 25%가 IBM 정직원으로 입사하고 있으며 한국도 비슷한 비율로 IBM 한국 지사에 입사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이밖에 추가 학위 이수를 원하는 학생은 일반대학교나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다. 각종 대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학점은행제’ 등을 이용하면 대학원 입학도 어렵지 않다는 것이 유 교장의 설명이다.


▲ 서울 뉴칼라 스쿨 수업 현장. [사진=박혜원 기자]

서울 뉴칼라 스쿨 수업 현장. [사진=박혜원 기자]

최화택 인공지능소프트웨어과 부장, “고교시절 교육과정이 대학에서 중복되는 낭비를 제거”

유두규 교장 “국내 기업 지원 나서면 국내 P-테크 확대도 가능”


재학생들 “IBM, 구글 등 IT 기업 입사가 목표”

세명컴퓨터고 최화택 인공지능소프트웨어과 부장도 “뉴칼라 스쿨 교육과정의 차별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뉴칼라 스쿨 학생들은 다른 특성화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처럼 굳이 대학교에 다시 진학해서 일부 중복되는 내용을 배우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며 “IBM이 졸업자를 정직원으로 채용할 경우 필요한 수준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모든 교육과정은 세명컴퓨터고와 경기과학기술대의 교육 과정 설계 팀이 참여해 만들고 IBM 측의 최종 검토를 받아 완성됐다는 설명이다.

서울 뉴칼라 스쿨 학생들은 고등학교 과정인 1~3학년 때 프로그래밍, 데이터베이스 및 빅데이터 분석 등의 기본 교육을 받은 뒤, 대학 과정인 4~5년학년때 딥러닝과 같은 인공지능과 관련된 응용, 심화 과정을 배운다.

P-테크 교육 과정을 다른 학과로 확대할 계획에 관해서 유 교장은 “학교가 원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고 결국은 IBM처럼 기업들이 지원 의지를 밝혀야 가능한 이야기”라며 “현재로서는 인공지능소프트웨어과를 잘 운영하는 것이 과제”라고 밝혔다.

한편 선발 과정에서 학생들의 성적을 보지 않는 것도 서울 뉴칼라 스쿨의 특징이다. 지난해 서울 뉴칼라 스쿨은 1차 서류 과정에서 학생들의 출결과 봉사 활동을 검토하고, 2차 심층 면접 과정에서는 4차산업 분야에 대한 학생들의 의지와 열정을 기준으로 최종 합격자 52명을 선발했다.

지난 4일 서울 뉴칼라 스쿨에 입학해 교육을 받기 시작한 학생들은 다양한 IT 기업에 입사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희재 학생은 “다른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전문대학교에 가는 경우, 인문계 학생들과 같이 교육을 받기 때문에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 중간에 교육 내용이 중복되기 마련인데 그런 시간 낭비 없이 공부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좋게 느껴졌다”며 “향후 IBM 한국 지사 입사가 목표”라고 전했다.

윤현준 학생은 “원래 인공지능 분야 공부를 해오던 중 서울 지역에 인공지능 관련 교육을 제공하는 학교는 세명컴퓨터고등학교가 유일해 지원하게 되었다”며 “향후 인공지능 교육을 진행하는 대학교까지 다녀온 후 구글에 입사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전했다.

해외 P-테크 출신 학생들, IBM입사하거나 대학원 진학

그렇다면 해외 P-테크 출신 학생들은 어떤 진로를 모색하고 있을까.

P-테크는 지난 2011년 뉴욕에 설립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총 6개국 200여 곳으로 확대됐다. IBM 본사 홈페이지에서는 지난해 P-테크를 졸업한 학생들의 근황을 찾아볼 수 있었다. 총 졸업자 수 180명 중 45명은 현재 IBM 정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밖에는 IBM 인턴십을 마친 뒤 일반대학교에 진학해 추가 학위를 취득하는 경우가 많았다.

IBM 홈페이지에는 다양한 학생들의 생생한 소감이 공개돼 있다.

칼 바튼 학생은 “지난해 IBM에서 여름 인턴십을 마쳤으며 향후 기계 공학 학사 학위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브리아나 블래그로브 학생 역시 “지난해 IBM 웹페이지 개발 부서에 소속돼 여름 인턴십을 마쳤으며 향후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생화학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제약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라이언 스텔리 학생은 “현재 IBM 비즈니스 개발 및 전략 파트너십 부서에 소속돼 여름 인턴십을 마치고 리하이 대학교에서 공학 학사 학위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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