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인터뷰] CJ 택배앱 만든 개발자 성종형 ‘종달랩’ 대표, 의류 부자재 플랫폼 만든 사연
박혜원 기자 | 기사작성 : 2019-03-14 06:17   (기사수정: 2019-03-1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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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달랩 성종형 대표가 지난 13일 동국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위치한 회사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혜원 기자]

종달랩 성종형 대표, 주먹구구식 ‘2조’ 규모 의류 부자재 시장에 '중계 플랫폼' 도입

IT 개발자 출신 성대표, IT기술 도입해 온라인 유통 시스템 도입해

성대표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서 '문제 해결'과 '시장 형성'과정 설명해 눈길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국내 패션 시장 규모는 약 40조 원이다. 그리고 패션 시장의 근간인 ‘의류 부자재’ 시장 규모는 2조원이다. 이는 정확한 통계가 없어 종달랩 성종형 대표가 동대문 의류 부자재 시장의 판매량과 상가 임대료 등을 통해 추산한 수치다.

옷을 만들 때 필요한 단추, 지퍼, 끈, 솜 등을 이르는 ‘의류 부자재’ 시장은 패션 시장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해온 시장이다. 기술 발전도 더뎌 현재까지도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90년대와 마찬가지로 직접 동대문 시장에 가서 부자재들을 일일이 흥정하며 구매하고 있다.

동대문 시장의 상인들은 국내 생산공장에서 의류 부자재를 국내외 시장에 도·소매 형태로 유통판매를 한다. 성 대표에 따르면 디자이너들은 동대문 시장을 많게는 일주일 내내 방문해 가격을 흥정하는 등 발품을 팔기도 한다.

성 대표는 이 같은 의류 부자재 시장에 IT 기술을 접목해 ‘종달랩’을 2016년 10월 설립했다. 종달랩의 대표적인 서비스는 의류 부자재 중계 플랫폼 ‘부파사(부자재를 파는 사람들)’이다.

부파사를 이용하면 동대문 시장에 가지 않아도 국내 의류 부자재 공장 40여 곳이 생산하는 품목들을 한 번에 열람할 수 있다. 기존의 ‘생산공장→동대문 시장→소비자’ 루트에서 ‘생산공장→소비자’ 루트로 유통 과정이 단축되고, 상인들과 가격을 흥정하는 과정도 없어 가격도 30% 정도 저렴하다.

이처럼 소비자가 구매자를 오프라인에서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다수의 구매자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사업은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주목받는 비즈니스 중 하나다.

성 대표는 지난 2017년 5월부터 동국대학교 서울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사무 공간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동국대학교는 1999년 창업보육센터(서울)로 지정된 것을 시작으로 2009년 고양 BMC 창업보육센터를 설립하고 지난 2011년에 창업선도대학으로 지정되는 등 창업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동국대학교의 창업 담당 기관인 ‘창업지원단’은 입주기업 창업공간 제공 및 사업화 지원을 담당하는 ‘창업보육센터’와 학생 창업지원 및 창업교육을 담당하는 ‘청년기업가센터’,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등 전반적인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창업진흥센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뉴스투데이는 지난 13일 충무로에 위치한 창업보육센터에 방문해 종달랩 성종형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지하철 노선도’, ‘CJ 대한통운 택배앱’ 등 개발한 전직 개발자 출신

의류 부자재 시장에 최초로 도입된 IT 서비스에 신규·중년 디자이너들 꾸준히 유입돼


Q. 창업은 어떻게 결심하게 되었나?

주요 창업 멤버는 세 명이다. 저를 비롯해 의류 시장에서 16년 정도 일해온 디자이너, 그리고 LG CNS 홍보팀 출신인 마케팅 인력이다.

디자이너 지인이 처음 의류 부자재 시장의 존재를 알려주었다. 그전에는 저도 몰랐다. 조사를 해보니 생각보다 수요가 많고 이익률도 높은 시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패션 시장의 근간이 의류 부자재일 테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아직 종달랩 외에 의류 부자재 시장에 진출한 IT 기업은 없다. 그러다 보니 아직도 오프라인 유통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 뛰어들만하다는 판단이 들어 의류 부자재 중계 플랫폼이라는 아이템을 착안하게 되었다.

Q. 종달랩 설립 이전의 경력은?

대학원 졸업 후 잠시 교수 소개로 창업기업에 소속돼 일을 도운 적이 있었다. 그때는 2년 만에 팀을 해체했다. 그 이후로는 개발자로 13년간 일했다. PDA(개인용 디지털 단말기), 스마트폰, PC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TMap SDK’, ‘카드특송 PDA’, ‘지하철 노선도’, ‘CJ 대한통운 택배 앱’ 등을 제작했다.

개발자로 일하던 시기에 몇 가지 사건이 있었다. 같이 일하던 회사 대표와 동기가 과로사하는 일이 있었다. 예전부터 회사를 차리고 싶다는 꿈은 있었다. 이때의 일을 계기로 늘 과도한 업무에 치이는 것이 일상인 IT 분야 일은 더이상 하고 싶지 않아졌다. 편의점 같은 프랜차이즈 창업도 알아보던 중 마침 의류 부자재 시장을 알게 되어 본격적으로 창업을 준비하게 되었다.

Q. 개발자나 스타트업 대표나 업무량은 똑같이 많지 않은가.

업무량 자체는 똑같지만 마음가짐이 다르다. 회사에 소속된 직원일 때에는 모든 것이 힘든 일에 불과하다. 그러나 회사를 직접 설립해보니 ‘내 일’이라 재밌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창업 초기에는 사무실 안에 방이 있어서 자다가 나와서 일을 하는 생활의 반복이었음에도 크게 힘들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Q. 종달랩은 주로 어떤 고객들이 찾나?

중소규모의 신규 디자이너가 주 고객층이다. 기존 거래처가 있는 디자이너들도 새로운 디자인 런칭 시점에 많이 유입되고 있다.

특이한 사례로는 최근 퍼프(메이크업 도구)를 감싸는 리본, 목에 거는 썬크림, 의료 기기 포장에 필요한 단추 등의 주문이 들어왔다. 주문 규모는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른다.


“40여곳의 생산공장과 계약 체결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해”

Q. 기존 유통 방식과 종달랩 유통 방식의 차이점은.

디자이너를 포함한 일반인들이 원하는 디자인의 의류 부자재를 사기 훨씬 간편하다. 기존에는 디자이너들이 동대문 시장의 가게들을 직접 들러 원하는 의류 부자재를 일일이 찾아다녀야 했다. 어디에서 어떤 의류 부자재를 파는지 모르니 모두 둘러봐야 했다.

생산공장에 직접 주문을 하려고 해도 생산공장 측에서 주문을 받지 않는다. 생산공장을 찾기도, 직접주문을 하기에도 여러 가지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달랩이 생산공장과 직접 제휴를 맺어 온라인에 이들의 상품을 소개한다. 국내 의류 부자재 생산공장은 대략 400여 곳이며 현재 종달랩과 제휴를 맺은 생산공장은 40여 곳이다.

Q. 플랫폼 개설 직후 바로 고객들의 반응이 있었나? 없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나?

물론 없었다. 개발자 출신이니 개발자 인력 위주로만 팀을 구성했고 마케팅 부분에 대한 고민이 없었고, 홍보가 없으니 고객들이 찾아오지 않았다. 이 부분은 LG CNS 출신의 마케팅 경력자를 영입해 보완했다.

또 처음에는 동대문 상인들이 직접 상품을 올릴 수 있도록 하려고 했다. 하지만 막상 동대문 상인들과 미팅을 진행해보니 상인들은 오프라인 시장에서 이미 장사가 잘 되니 온라인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아쉽지 않은 것이다. 가격도 온라인에 오히려 더 비싸게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대신 작년 하반기부터 생산공장을 발굴해서 직접 계약을 맺기 시작했다. 생산공장 측과는 뜻이 맞아 현재 40여 곳의 상품을 온라인에 게시하고 있다.

Q. 향후 다른 아이템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은?

40만 개 이상의 의류 부자재 이미지 DB와 딥러닝 이미지 분석기술을 기반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의류 부자재 이미지를 넣으면 해당 상품 정보를 알려주는 검색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구글 포토와 똑같은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동국대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으로 베트남 시장조사 다녀와

품질과 가격 우수한 한국 의류 부자재 해외 수요 높아…글로벌화 목표


Q. 종달랩의 단기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비전은?

단기적인 목표는 물론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창업 직후인 2016년에는 매출이 300만 원이었고, 2017년에는 1억 원이 조금 안 되게, 2018년에는 5억 원 정도를 기록했다. 온라인 유통망을 좀 더 확보해 의류 부자재 시장에서 주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베트남 시장 조사를 다녀왔다.

▲ 지난해 11월 종달랩 성종형 대표는 동국대 창업보육센터 글로벌프론티어 지원사업으로 베트남 시장조사를 다녀왔다. 현지 인형봉제공장 ‘SEMO VINA’에서 미팅을 진행하고 있는 성 대표(왼쪽), SUNNY YU(오른쪽 위), Hannah Bae(오른쪽 아래) [사진제공=종달랩]

베트남의 의류 부자재 가격은 한국과 별 차이가 없다. 물가를 고려하면 오히려 더 비싼 편이다. 베트남에서 만난 한 인형 봉제 공장 운영자는 현지가 아닌 한국에서 생산된 부자재를 구입한다고 전했다. 베트남 제품의 가격이나 품질이 한국제품에 못 미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베트남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퀄리티가 높은 한국 의류 부자재에 대한 수요가 높다. 가끔 유럽, 북미 쪽 고객들도 부파사를 이용해 의류 부자재를 구입한다. 해외 사이트를 개설하고 해외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한국 의류 부자재 플랫폼을 운영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Q. 동국대학교에서는 어떻게 지원을 받게 되었으며, 구체적인 지원 내용은 무엇인가?

창업 초기 당장 사무실을 얻어야 하는 상황에서 동국대 창업보육센터에 빈자리가 났다고 해 지원했다. 서류와 심층 발표 등의 심사 과정을 거쳐 선발되었다.

마케팅 부분에서는 홍보 영상을 제작할 때 동국대 측에서 소개해 준 관련 기업의 도움을 받았다.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사업계획서를 쓰는 방법, 시장분석을 하는 방법, 스피치 강의 등을 들었다. 여러 정부 지원사업에 지원할 때 어떻게 지원서를 쓰고 발표해야 선정이 될 수 있는지 등의 실전 팁도 제공해준다.

특히 지난 11월에는 동국대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에 선정돼 베트남 시장조사를 다녀왔다. 글로벌 프론티어는 동국대 창업지원단 지원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시장형 서비스를 보유한 기업에 현지 기업 활동 투어를 지원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잠재고객 발굴 방법 및 투자유치 방안을 교육하는 사업이다.


“단군이래 창업하기 제일 좋은 시기지만, 창업교육은 꼭 받아야”

Q. 예비 창업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아는 지인 중에는 IMF 때 창업을 했다가 실패하고 아직도 회복을 못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 창업은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 단군 이래에 지금이 가장 창업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너무도 쉽게 창업지원을 받고, 2~3억 원에 이르는 대출도 받을 수 있다. 취업이 어려운 시대에 창업에 도전을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꼭 창업을 할 필요는 없다. 성공스토리 이면에 실패한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그래도 꼭 창업을 하고 싶다면 적어도 한번은 다른 스타트업에 팀원으로의 경험을 하고, 창업관련 교육을 꼭 정식으로 이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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