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카풀-택시 대타협이 남긴 5가지 쟁점
이안나 기자 | 기사작성 : 2019-03-10 06:12   (기사수정: 2019-03-10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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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카풀 대타협기구 합의…"출퇴근 시간 카풀 허용 [사진=연합뉴스TV 제공]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극한의 갈등으로 평행선을 달리던 카풀 논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지만, '모빌리티 공유경제'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평가이다. 택시업계와 카풀업계간의 이견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이번 합의내용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7일 택시ㆍ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제한적 카풀 서비스 허용에 전격 합의했다. 또한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 등 새로운 형태의 택시 서비스도 생겨날 전망이다.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는 지난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안에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단체와 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 전현희 위원장, 카카오모빌리티, 국토교통부 등이 참가해 서명했다.

이번 합의안을 둘러싸고 터져 나오는 쟁점은 크게 5가지 정도로 정리될 수 있다.

① 승차거부 ‘피크’시간에도 카풀 이용 못해 실효성 의문=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합의에서 카풀 기사들의 운행 횟수 제한 대신 출ㆍ퇴근 시간 제한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현행법상 ‘출ㆍ퇴근’ 시간인 오전 7~9시와 오후 6~8시에만 카풀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주말 및 공휴일엔 카풀을 이용할 수 없다.

여론은 택시 이용 시간이 가장 많으면서 승차 거부도 심한 심야 시간대에 카풀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합의문에는 택시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승차거부와 불친절문제가 '최선을 다한다'로 막연하게 정리됐다. 출퇴근 피크시간, 즉 가장 차가 밀리는 시간에만 카풀을 허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박권수 회장은 "승차도 언제 어느 시간에 콜을 하든 5분내 도착하도록 서로 모빌리티 업계와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② 택시 ‘합승’ 허용? 소비자들 반응은 부정적=‘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는 쉽게 말해, 공유 자동차 서비스 ‘우버’의 각종 서비스를 자가용이 아닌 택시와 결합하는 형태다. 플랫폼 택시는 우리나라의 남는 택시에 우버 시스템을 결합한다는 의미다.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택시를 예약하고 사전결제도 가능하게 된다.

올 상반기 도입하겠다는 플랫폼 택시라는 것이 기존 서비스에서 택시를 합승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거 이용자들의 반발을 샀던 '합승'으로 정리될 경우 여론은 더욱 비판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카풀 사업은 막으면서 실속은 챙기겠다는 것으로 내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현희 민주당 택시-카풀 TF 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택시 합승은 원칙적으로 금지가 되어있지만 제도를 앞으로 구체적으로 운영을 하는 것에 따라 좀 달라질 수는 있다”며 “국민들이 동의하고 업계에서도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시민들과 택시 업계가 서로 협의를 해서 합승 앱을 통해 같이 타면서 요금도 낮추는 제도적인 모델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③ 택시월급제, 정부의 예산 퍼주기 우려= 이날 대타협기구는 택시기사 처우개선을 위해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완전월급제를 도입하는 안에도 합의했다.

법인 택시의 경우 매일 일정 금액을 회사에 납부하는 사납금제를 시행하고 있어 택시 기사들이 하루 12시간 장시간 노동을 하고도 월 215만 원 정도를 받는 상황이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완전 월급제가 시행되면 기사 대우가 개선되고 택시 운행율이 올라가 택시 잡기가 수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사납금을 낼 필요가 없어 ‘무임승차’로 근무시간만 채우는 상황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택시 기사 월급제 도입을 위해 예산 지원 가능성을 열어 둔 대목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어서 앞으로 택시업계와 당정이 어느 선에서 구체적인 정책을 결정할지는 더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현희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월급제 시행을 위한 정부 재원 투자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감차 방안은 국토교통부가 다양한 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④ 초고령 운전자 불허, 고령시대 찬반양론= 대타협기구는 초고령 운전자 개인택시의 다양한 감차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택시산업 발전방안 초안에 시장에서 1억원 안팎에 거래되는 개인택시 면허를 지방자치단체가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퇴를 원하는 고령 택시기사들의 면허 반납을 유도해 택시 과잉공급 문제를 해소하고,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자는 취지다.

연금제 취지를 살려 매입 연령을 65세 이상으로 한정하면 개인택시 면허 보유자 16만3천여명 가운데 5만6000여명이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안전 위한 초고령자 배제 주장(소비자 측)과 고령자에 대한 차별이라는 반론(고령운전자들)이 맞서는 상황이다. 초고령과 관련한 명확한 기준은 정해지지 않았다.

⑤ 카카오 제외한 카풀 스타트업들 ‘반발’= 카카오를 제외한 차량공유업체는 이번 합의에 대해 불편한 내색을 드러냈다.

이번 사회적 대타협기구 협의에는 카풀업체를 대표해 카카오 모빌리티만이 참여했다. 카카오는 ‘통 큰 양보’를 한 셈이지만 타다, 풀러스 등 다른 카풀 스타트업들은 이번 합의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리운전, 주차 등 모빌리티 사업이 다각화돼있는 카카오모빌리티와는 달리, 풀러스 같은 다른 카풀 스타트업들은 단일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어 '하루 출퇴근 2시간'이라는 제한이 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서영우 풀러스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지, 역사책으로 들어가 있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은 커다란 대체 이동수단을 잃었고 택시가 안 잡히는 시간대에 불편함은 여전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재웅 타다 대표는 "이번 합의는 카카오와의 합의로 이는 후퇴에 합의한 것으로 진전은 없었다"며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를 안 하겠다는 이야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입장을 바꿔 택시 4단체, 국토부, 국회의원이 하지 말라고 하는데 나도 끝까지 버틸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처지 역시 이해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구체적으로 "이런 합의구조를 만들고 밀어붙인 민주당과 정부가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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