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244) 같은 듯 다른 한일 편의점 24시간영업 고통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9-03-0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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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시간 영업의 원조인 일본 편의점들이 인력난에 휘청이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편의점 24시간 영업 점주들 분노폭발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한국에서 편의점주들이 심야영업을 못하겠다고 아우성인 것처럼 일본 역시 편의점주들이 24시간 영업이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유는 극명하게 다르다. 한국은 인건비 부담 때문에 못하겠다고 비명을 지르지만 일본은 일할 아르바이트생들을 구할 길이 없어 아우성이다.

히가시 오사카시(東大阪市)의 한 세븐일레븐 편의점주는 계속되는 인력부족 끝에 24시간 영업을 포기하고 아침 6시부터 새벽 1시까지의 19시간 영업을 7일간 이어갔다.

이에 대해 세븐일레븐 본사는 가맹계약 해지와 계약위반에 대한 위약금 1700만 엔(우리 돈 1억 7000만원)이라는 가혹한 통보를 함에 따라 일본 안에서는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잠시 논쟁거리가 되었다.

요미우리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해당 편의점은 만성적인 아르바이트 부족에 시달려왔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점주의 배우자마저 작년 지병으로 사망하면서 편의점 운영은 더욱 곤경에 처했다고 한다.

본사에 직원파견을 요청했지만 역시나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는 없었고 60세에 가까운 점주가 낮 12시간을 혼자 일한 뒤에도 야간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해 그대로 밤을 새는 날이 며칠이고 이어졌다.

체력의 한계로 인해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었지만 본사의 태도는 너무나 단호했다. 다만 해당 내용이 언론을 통해 확산되며 여론이 악화되자 세븐일레븐 측은 ‘계약해지를 통보했다는 인식은 없다’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내놓았고 가맹점이 아닌 직영점을 대상으로 단축영업 실험을 시작했다고 발표하며 급한 불을 끄는 모양새다.

하지만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편의점주와 본사와의 마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2월 후쿠이현(福井県)에 폭설이 내렸을 때 또 다른 세븐일레븐 편의점주가 아르바이트생의 출근이 불가능하다며 영업중지를 요청했지만 본사는 역시나 이를 무시했다.

결국 계약위반을 우려한 점주와 배우자 둘만으로 며칠이고 편의점 영업에 매달려야 했고 배우자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 그 자리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점주 역시 50시간 이상 잠도 못 잔 채로 편의점을 지키다 과로사 직전까지 내몰렸었다.

이 때도 언론을 통해 사회문제로 번지려 하자 세븐일레븐 측은 ‘유사한 경우에는 인명이 우선이며 편의점 영업의 계속 여부는 오너에게 맡기고 있다’고 해명하면서 단순한 의사소통의 미스였다는 식으로 얼버무렸다.

하지만 이는 분명한 거짓말이다. 세븐일레븐 가맹점주들이 본사와 맺는 계약서에는 ‘24시간 미만으로 영업하고자 할 경우 본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문서에 의해 별도의 합의를 하지 않는 한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참다못한 점주들은 자체 연합을 결성하며 본사에 항의하기 시작했다. 도쿄노동국이 작년 발표한 ‘95.5%의 편의점에서 크고 작은 노동위반이 있었다’는 조사결과에 대해서도 ‘(편의점 운영에 관한)구조 자체에 문제가 없다면 95.5%라는 숫자는 나올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사람의 목숨이 중요한가, 프랜차이즈의 이미지가 중요한가. 세븐일레븐에 묻고 싶다’는 편의점주 연합의 요청에 ‘대답할 수 없다’는 답변을 세븐일레븐 본사가 내놓음에 따라 일본 편의점들의 인력부족과 계약위반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앞으로도 이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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