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미세먼지 마스크에서 소외된 사람들
강이슬 기자 | 기사작성 : 2019-03-0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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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마스크’에도 금수저·흙수저 있다

미세먼지 마스크가 생필품이 된 시대, 저소득층에 마스크 지원해야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방독면을 쓰고 다니네." 7일째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가 이어졌다. 아침 출근길이나 점심시간 오갈때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부쩍 증가했다. 대낮 도심 한복판에서 방독면을 쓴 사람도 있었다. 미세먼지는 확실히 우리 생활을 뒤바뀌게 했다.

미세먼지 마스크가 ‘생필품’이 됐다. 신세계TV쇼핑에 따르면 지난 2월 신세계TV쇼핑 내 방역마스크 매출은 지난 12월 대비 약 150%, 의류 건조기는 약 30%, 공기청정기는 100% 상승하는등 폭발적인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인 날 야외에서 1시간을 보낸다면, 담배 1개비 연기를 1시간 20분 흡입하는 것과 디젤차(2000cc) 매연을 3시간 40분간 마시는 것과 같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보고도 있다.

미세먼지 대처를 위해서는 ‘보건용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보건용 마스크는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았다. 일반 마스크와 달리 미세입자를 걸러내는 기능이 있다. 보건용 마스크에는 입자차단 성능을 나타내는 ‘KF80’, ‘KF94’, ‘KF99’ 문자가 표시되어 있다. ‘KF’ 뒤에 붙은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더 크다.

식약처에 허가받은 KF94 마스크는 1개당 약 1000원이다. 대량으로 구매하면 더 저렴하긴 하다. ‘KF99’ 마스크는 1개당 가격이 3000원을 넘어선다.

문제는 마스크의 사용 기간이다. 식약처는 “보건용 마스크는 세탁하면 모양이 변형되어 기능을 유지할 수 없어 세탁하지 않고 사용해야 한다"면서 "한 번 사용한 제품은 먼지나 세균에 오염되어 있을 수 있어 재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전문업체인 유한킴벌리도 "마스크는 일회용 제품여서 하루 정도 착용한 뒤에는 새 제품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폐보호를 위해 매일 새 미세먼지 마스크 사용이 불가피하다. 미세먼지 마스크를 개당 1000원으로 잡고 계산해보자. 한 달에 25일만 외출한다고 해도, 매달 미세먼지 마스크 비용으로 2만5000원을 사용한다. 4인 가족이라면 한 달에 10만 원이다.

미세먼지 마스크에도 ‘계급’이 존재한다. 경제력이 좋으면 KF99를, 좋지않으면 일반 마스크(방한 목적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미세먼지 마스크 구매 비용은 소외계층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 기초생활수급자는 158만 명이다. 4인 가구의 기초생활 수급자 소득은 134만214원 이하다. 이들에게 월 10만원의 미세먼지 마스크를 구매할 여유가 있을까.

누군가 미세먼지 마스크 최상위 층에서 ‘방독면’을 쓸 때, 누구는 미세먼지 마스크에서 완전히 소외되고 있다.

우리는 ‘깔창 생리대’를 아직 잊지 않았다. 한 소외계층 소녀가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대신 신발깔창을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진 뒤, 생리대 지원이 늘었다. 여성가족부가 저소득층 여성에게 생리대를 지원하게 됐다.

미세먼지 마스크도 이제 생필품이다. ‘제2의 깔창 생리대’를 기억하다.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은 미세먼지 긴급대책 회의를 진행했다. 중국 정부와 미세먼지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간 미세먼지 저감 방안을 논의하는 사이에도 끊임없이 날아오는 미세먼지 속에 소외된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미세먼지 마스크다. 정부차원에서 소외계층을 위한 미세먼지 마스크 지원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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