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야기](65) 유리천장 부수는 스타트업 야놀자와 마켓디자이너스, ‘실용주의’의 힘
이안나 기자 | 기사작성 : 2019-03-07 06:17   (기사수정: 2019-03-07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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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 중인 스타트업 마켓디자이너스 직원들 [사진 제공=마켓디자이너스]

국내 30대 그룹 여성 등기임원 비중 1.3%

'여성 사내이사'는 30곳 중 5곳에 불과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국내 30대 그룹 여성 등기임원 비중을 조사한 결과 고작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에서 "여성임원 비율이 18%에 불과해 남녀평등이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한 것과 비교하면 국내 유리천장은 보다 더 공고한 것으로 보인다.

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30대 그룹 256개 계열사의 지난해 9월 말 현재 등기임원 1654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여성 등기임원은 21명으로 1.3%에 불과했다.

30대 그룹 중 여성 등기임원이 존재하는 곳도 삼성을 비롯한 11개 그룹에 불과했고, 여성 사내이사를 둔 곳은 그 중에서도 삼성, SK, 미래에셋,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5곳이 전부다.

조사대상으로 기업의 수를 늘려도 마찬가지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의 여성 임원비율은 2.7%다. 이 중 무려 328개의 기업은 여성임원이 존재하지 않았다.

기업의 유리천장 문제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적인 문제다. 남녀차별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에서도 유리천장을 타파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에어프랑스, 아코르 호텔 등 프랑스 주요기업 50여개 대표들은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주간지 '르 주르날 뒤 디망슈'에 '남녀평등 : 유리천장을 깨라'라는 제목의 공동선언을 게재했다.

이들은 프랑스는 시가총액 상위 120개 기업(SBF 120)에서 여성 대표이사 또는 이사회 의장 비율이 18%에 불과하다면서 "우리 기업들이 남녀평등의 측면에서 너무 적게, 느리게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투데이가 최근 관계자 만난 '여성 약진' 스타트업들 인상적

야놀자·마켓디자이너스, "여성임원 여러명, 개발자도 남녀 비율 반반"

그런데 국내 일부 스타트업에선 여성 리더 및 여직원 비율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017년 4월 기술보증기금과중소기업청, 한국여성벤처협회 등이 국내 벤처 3만3547곳을 조사한 결과, 여성기업가가 운영하고 있는 곳은 8.7%인 2923개로 여성 리더 비율이 대기업보다 월등히 높다.

성공한 스타트업인 마켓디자이너스와 야놀자는 여성의 약진이 두드러진 사례기업이다. 기자와 최근 만난 이들 기업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여성이 활약하기 좋은 곳"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켓디자이너스는 여성직원비율이 54%고, 리더 그룹(임원) 11명 중 5명이 여성이다. 김미희 튜터링대표(CEO)를 포함해 김연정 최고마케팅책임자(CMO), 허지연 최고디자인책임자(CDO), 김문정 전략팀 리더 등 사내 주요결정권자들이 여성이다.

최근 큰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야놀자 역시 “여성 임원의 비율이 높진 않지만 여러 명이고, 개발자도 남녀 비율의 5대 5 정도로 비슷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이슈인 유리천장 해결법은 '페미니즘' 아니라 '실용주의'?

4차산업혁명 시대의 미덕인 '공감 능력' 뛰어난 여성이 빛을 보는 추세

스타트업에서 여성 임원 및 직원들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야놀자와 마켓디자이너스가 공통적으로 꼽은 이유는 ‘실력 중심’이기 때문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승진이나 임원으로 진급할 때의 기준은 인맥이나 사내정치 등이 전혀 없이 오로지 실력으로만 평가받는다”며 “다른 무엇보다 일 잘하는 사람의 가치를 가장 높게 쳐준다”고 설명했다.

마켓디자이너스김현영 CEO는 “마켓디자이너스는 HR부터 마케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의 여성 리더들이 포진해있다”며 “앞으로도 성별에 관계없이 능력을 바탕으로 성장이 가능한 기업문화를 조성할 예정이다. 또 재택근무, 탄력근무 등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에 최적화 되어있는 다양한 제도를 실험하며 여성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즉 스타트업에서 여성이 우대받는 이유로는 페미니즘 같은 이념 문제가 아니라 순수한 ‘업무적 실용주의’에 기반한 결과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소비자들과의 공감능력이 뛰어난 것도 여성 직원들의 장점이다. 가령 야놀자 앱을 이용할 때 숙박·리조트나 레저를 이용할 때 최종 결정권자는 연인사이건 가족이건 여성인 경우가 많다.

마켓디자이너스도 30~40대 여성을 타깃으로 이사, 청소, 금융, 교육, 중고차, 부동산 등 '레몬마켓'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는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소비자들을 생각해볼 때 따르는 사업 전략 및 기획을 결정할 수 있는 셈이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실용주의’가 유리천장을 빠른 속도로 무너뜨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스타트업의 한 관계자는 “스타트업에서 순수한 실용주의를 내세울수록 여성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구조”라며 “남녀차별을 폐지하라는 주장을 할 필요도 없이 능력중심, 실력 중심으로 간다면 유리천장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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