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서울대와 한양대는 왜 AI 전문대학원에 선정되지 못했나
이안나 기자 | 기사작성 : 2019-03-0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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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스투데이DB]

삼성전자, SKT등 주요 대기업 간 AI인재 유치 전쟁 격화

'카이스트-고려대-성균관대'가 AI전문대학원 사업에 선정돼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의 주요 대기업은 물론 네이버 및 카카오등의 주요 IT기업 등이 인공지능( AI)인재를 찾기 위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승부처가 AI인재 확보에 달려있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여왔다. 미래먹거리를 끌고나갈 핵심 인재로 AI인재를 점찍고 지구촌을 돌아다녔다. 지난해 5월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AI 개발을 위해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관련 인재 1000명 이상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사장이 '전 세계'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국내만으로는 충분한 AI인재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AI인재 양성이 필수적이라고 하면서도 당장 필요한 인재를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 판단, AI연구소를 미국 및 캐나다에 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4차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AI인재 부족 현상이 심각한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AI인재’가 향후 엘리트 공학도 양성의 핵심 포인트라는 데 전문가들 간에 이견이 없다. 그동안 우수한 이공계 인재가 의과대학에 진학하는 게 한국의 전형적인 풍속도였다면, 앞으로는 AI인재가 그 정상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도 AI 분야의 국내 고급인재 양성을 위해 2019년도 인공지능대학원 지원 사업을 공모했다.

대학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가천대, 경희대, 고려대, 단국대, 성균관대, 아주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포항공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양대 등 전국 유수의 12개 대학교가 지원해 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문과가 강세였던 고려대와 성균관대 선발은 흥미로운 변화로 주목돼

서울대는 지원여부 확인안되고, 포항공대는 아깝게 탈락

과기부 관계자, "역량 못지않게 대학의 지원여부가 당락에 영향 준 듯"

지난 4일 그 결과가 발표됐다. 그리고 4차산업혁명시대의 '대학 서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 드러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카이스트와 고려대, 성균관대를 2019년도 인공지능 대학원으로 최종 선정한다고 밝혔다. AI인재 배출은 향후 대학의 발전과 위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카이스트의 선정은 일반인들의 눈높이에서 볼 때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려대와 성균관대가 선발된 것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두 대학은 전통적으로 경제학과나 법대 등 ‘문과’가 강한 대학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선정은 두 대학의 '이공계 분야 약진'이라는 평가를 낳고 있다.

반면 오래전부터 공대 쪽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정상급으로 꼽혀온 서울대 공대, 한양공대, 포항공대 등은 선정되지 못했다. 이들 3개 대학이 배출한 공대 졸업생들은 한국의 산업화를 주도해왔고, 현실 사회에서 지도적 능력을 발휘해왔다. 서울대의 경우 이번에 지원했는지 여부 자체도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뉴스투데이는 5일 이들 3개 대학이 제외된 이유에 대해 과기정통부측에 질의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각 대학들이 역량이 부족해서 떨어졌기보다는 학교 지원에 있어서 대학별로 차이가 난 것 같다”며 “개별 대학들에 선정되지 못한 이유와 함께 결과를 개별통보했다”고 말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서울대의 지원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포항공대는 아깝게 떨어졌다"면서 한양대는 지원유무 등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 관계자는 "떨어진 대학들의 역량 부족 측면보다 해당 대학교의 지원차이가 작용한 측면도 있다"고 언급, 이번 선정 결과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눈치였다.


카이스트는 세계수준의 AI전임교수 확보, 29세의 최연소 교수도 보유

MIT와 캘리포니아공대(칼텍)의 선두 다툼에서 교훈 얻어야


이 관계자는 “전문화된 커리큘럼과 7명 이상의 전임 교원 확보, 입학정원 40명 이상의 석·박사 과정을 운영해야한다는 것이 정부 지원 AI대학원의 최소조건이었는데 선정된 3개 대학은 최소조건을 넘어 충분한 교원 확보와 운영 계획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카이스트는 세계적 연구 역량을 갖춘 전임 교수진을 확보(’19년 10명→’23년 20명 예정)하고, ’23년 이후에는 인공지능대학원을 넘어 단과대 수준의 인공지능대학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인공지능을 전공으로 하는 학부-대학원-연구소가 생길 계획이다. MIT 공대 모델을 벤치마킹 한 것 같다는 것이 과기정통부 관계자의 의견이다.

이 관계자는 “카이스트의 경우 AI 교수들의 평균 나이가 40이 되지 않는다. 그 중엔 29살인 카이스트 교수도 있는데, 나이가 중요하다는게 아니라 그만큼 연구실적이 뛰어난 교원들이 이 분야에 결집해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이스트는 전임 교수 뿐 아니라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위해 겸임 교수들도 참여시켰다.

고려대학교는 인공지능 분야 최고급 인재를 집중 양성하기 위해 박사과정(석박사 통합 및 박사) 중심으로 운영하고 글로벌 최우수 컨퍼런스 등재를 졸업요건으로 학생들의 연구성과를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헬스케어, 문화콘텐츠, 자율주행, 에이전트 등 4대 특화분야의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융합 역량(AI X)을 갖춘 최고급 인재를 양성한다.

성균관대학교는 인공지능대학원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교육·연구 역량을 집중시키기 위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관련 분야를 연구하는 15명의 전임 교수진을 결집하여 전문화된 교육·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현장 중심의 인공지능 혁신 연구를 위해 삼성전자 등 39개 기업과 협업하여 산업 중심의 산학협력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선정된 3개 대학은 올해 2학기부터 인공지능 관련 학과를 개설할 예정이며, 정부는 이번에 선정된 대학에 올해 10억원을 시작으로 5년간 90억원을 지원하며, 향후 단계평가를 거쳐 최대 5년(3 2년)을 추가하여 총 10년간 190억원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격변의 시대엔 과거처럼 한번 정해진 대학의 서열이나 순위가 지속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도 MIT가 부동의 1위 공대가 아니라 캘리포니아 공대(Caltech. 칼텍)와 순위바꿈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대학의 실적에 따라 평가가 뒤바뀌기 때문에 4차산업혁명시대에 주요 대학 간의 공대 엘리트 양성 경쟁은 한 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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