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속 똑똑해진 수요자, 청약보다 미계약분 '줍줍'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9-02-27 06:07   (기사수정: 2019-02-2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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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 견본주택 내방객들이 청약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대림산업]

최근 서울, 수도권 등 미달 단지 속출..잔여가구 확보 경쟁은 과열

청약통장 아끼고 자금만 있으면 분양 가능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그냥 (청약)넣었다면 미달돼 당첨됐겠죠. 청약 통장 쓰긴 아깝고 '줍줍' 괜찮은 단지 위주로 찾고 있어요."(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심모씨)

청약제도가 강화되면서 규제를 피해 '똑똑한 투자'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자금은 있지만 청약 자격이 안되는 유주택자나, 자격은 되지만 청약통장을 아끼기 위해 정식 청약을 포기하고 잔여가구만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이른바 '줍줍'(미계약 물량을 줍는다는 의미) 청약을 노리는 것이다.

이전에도 청약 부적격이나 계약 포기로 나오는 잔여가구 선착순 추첨에 부동산업자나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는 경우는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입지가 좋은 서울 등 수도권 단지에서도 미달 사태가 속출하면서 일반 수요자들 사이에서 '줍줍'은 하나의 청약 전략으로 통하는 모습이다.

이러다보니 잔여가구 청약 경쟁률도 수백대 1에 달한다. 지난 15일 잔여가구를 모집한 대구 '남산자이하늘채'에는 44가구 모집에 2만6649건의 청약 접수가 몰리면서 평균 605.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초구 '디에이치 라클라스'는 잔여가구 8가구 모집에 5267명이 청약해 평균 658대 1의 경쟁률로 과열 양상을 보였다. 지난 9일 서울 동대문구 'e편한세상 청계센트럴포레' 잔여가구 추첨 현장에는 강추위 속 견본주택 밖까지 대기줄이 생기면서 3000여명이 몰렸다.

수도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검단신도시 우미린 더퍼스트'도 미계약분 선착순을 모집해 분양 시작 보름만에 완판됐다. 최근 분양한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도 3만여명이 견본주택에 몰린 기대와 달리 2순위 청약에서도 283가구나 남았다. 판교대장지구에서 분양한 '판교 포레스트 더샵'과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도 선착순 분양 중이다.

이처럼 수요자들이 잔여가구를 노리는 이유는 청약 문턱이 낮기 때문이다. 잔여가구 청약은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청약통장도 필요없고, 청약 재당첨 제한도 없다. 집을 살 수 있는 자금만 있으면 가능하다. 때문에 수요자들 사이에서 정식 청약은 무주택자 리그, 잔여가구 청약은 유주택자 리그라는 얘기도 나온다.

결국 정부가 무주택자에게 내 집 마련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청약 제도를 조정했지만 의도와 달리 서울과 수도권 등 알짜 단지의 경우 자금력이 떨어지는 무주택자보다 현금 부자들에게 기회가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실장은 "이전에는 투기 목적으로 미계약분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일반 수요자들도 많아졌다"며 "미계약분이라도 판단을 잘못하면 자금이 묶이고 추후 처분이 어려울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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