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의 JOB채](7)김정은에게 삼성전자가 짐 로저스보다 매력적인 3가지 이유
이태희 편집인 | 기사작성 : 2019-02-21 06:13   (기사수정: 2019-02-2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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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적인 경제개혁 행보에 나설 가능성과 관련해, 짐 로저스(왼쪽)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김정은과 트럼프 간 ‘추가 비핵화-부분적 대북제재 완화’ 빅딜 가능성 부상

글로벌 투자계 큰 손인 짐 로저스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론’ 부상

[뉴스투데이=이태희/편집인]

27, 28일 이틀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예정인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경제행보가 비상한 관심을 끈다.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이 ‘추가 비핵화’를 약속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부분적 대북제재 완화’를 선물로 받을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빅 이슈는 두 인물이다. 거물 투자자 짐 로저스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짐 로저스의 3월 방북설이 불거졌고, 김 위원장이 하노이 인근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물론 짐 로저스는 지난 14일 코리아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도 나에게 방북을 제안해오지 않았다”면서 ‘3월 방북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는 제안해온다면 방북할 의지가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김 위원장의 스마트폰 공장 방문에 대해서도 삼성측은 “아는 바 없다”는 원칙적 답변을 했다. 이 역시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대북제재가 장기화됨에 따라 경제난 및 통치자금난에 시달리는 김 위원장으로서는 2차 회담을 계기로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럴 경우 로저스는 서방 자본의 대표주자, 이재용 부회장은 국내 최대기업의 오너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그러나 김 위원장에게 ‘실효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파트너는 로저스보다는 이 부회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 이유로 대략 3가지가 꼽힌다.

① ‘추가 비핵화’ 제한적이라 ‘남북경협’이 유일한 돌파구

문 대통령의 대북경협 파트너로는 로저스가 아닌 이재용 부회장이 적절

첫째, 2차 정상회담이 성공한다고 해도 대북제재 완화는 극히 ‘제한적’ 범위 내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미국과 유엔차원의 대북제재를 전면적으로 해제해 서방자본이 물밀 듯이 진출하는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남북경협’이 시범적으로 재개되는 선에서 북한의 숨통을 틔워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최대 카드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35분간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조치로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 달라”면서 “남북 사이의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고,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다”고 밝혔다. 베트남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을 본격화할 수 있도록 양해해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할만한 비핵화 조치를 약속하지 않는다고 해도 ‘남북경협’을 통해 추가 양보를 견인해내겠다는 게 문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완곡한 요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스티브 비건 대북특별 대표는 북측 파트너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대사와의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3가지 추가 비핵화 조치를 집요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폐기,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겸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영변핵시설 폐기, 그리고 기존에 이루어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대한 외국 전문가들의 사찰 및 검증 등이다.

이들 3가지 요구가 모두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만 관철되도 큰 소득이다.

따라서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경제의 활로는 ‘남북경협’만을 통해서 찾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를 설득하면서 주도해야 하는 국면이다. 그렇다면 ‘수익성’만 쫓는 서방의 투자자인 로저스는 부적절하다.

이재용 부회장이 문 대통령의 경협 구상 파트너로서 훨씬 적절하다. 이러한 ‘추가 비핵화-대북제재 해제’의 구도를 그려가는 김 위원장의 시선은 당연히 로저스보다 이 부회장에게 집중될 것으로 추정된다.

② 아난티 사외이사 취임한 로저스의 금강산 관광사업, ‘외화벌이’ 실효성 적어

개성공단 재가동되면 연간 1억달러 이상 수입 예상

삼성전자의 개성공단 입주 시나리오는 ’글로벌 빅 이슈‘ 효과

둘째, ‘남북경협’이 재개될 경우 북한에게 절실한 ‘달러벌이’면에서 어떤 사업이 효과적인지를 따져 봐도 그렇다. 문 대통령의 구상은 3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개성공단 재가동-남북 간 철도 및 도로연결 등과 같은 사회간접자본(SOC) 구축 사업 시작’ 등이다.

이중 가장 먼저 빗장이 풀릴 수 있는 사업은 금강산 관광 재개이다. 정부 안팎에서 “금강산 관광이 대북제재 위반이라는 명시적 조항은 없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미측의 반응을 떠보는 애드벌룬용 발언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로저스가 화제의 인물임은 물론이다. 로저스는 금강산에 골프리조트를 갖고 있는 아난티의 사외이사로 지난해 12월에 취임했다. 이로 인해 9000원대였던 아난티의 코스닥 주가는 최근 3만원대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이 재개된다고 해도 ‘수익성’은 그리 높지 않다. “로저스가 아난티 골프장에 몰고 올 수 있는 손님의 수는 제한적이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반면에 개성공단이 재가동이 될 경우 김 위원장에게 막대한 달러 수입이 굴러들어오게 된다. 개성공업지구 지원재단에 의하면, 지난 2015년 12월 기준 개성공단내 북측 노동자 수는 5만 4988명이었다.

북측 노동자 1인당 평균 월급은 169. 2달러(약 19만원)으로 집계됐다. 매월 약 943만 달러가 임금으로 유입되는 것이다. 1년으로 따지면 1억 1200여만 달러에 달한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 보면, 막대한 수입이다. 북한사회과학원 추정치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북한의 국내총생산은 307억 달러에 불과하다.

물론 삼성전자는 개성공단과 무관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남북경협’ 드라이브에 삼성전자가 부응하는 차원에서 소규모로라도 개성공단에 진출한다면 글로벌 경제에서 ‘빅 뉴스’가 될 수밖에 없다. 애플과 겨루는 초일류기업이 개성공단에 들어온다면 김 위원장으로서는 글로벌 시장경제를 흥분시킬 ‘최상의 홍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수행했던 국내 경제인 중에서 북한의 고위층들이 유독 이재용 부회장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것도 향후 남북경협 국면에서 삼성 역할론이 불거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고 있다.

③ 로저스는 경제발전 '역할'과 거리 멀고 그 ‘수익’챙기는 투자자

삼성전자 베트남법인 수출액은 베트남 GDP 25%, 동남아의 경제강국 견인

셋째, 로저스와 삼성전자가 시장경제의 플레이어라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차이를 갖는다는 점이다. 로저스는 ‘수익’을 챙기면 언제라도 떠나는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설하고 있는 ‘북한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

짐 로저스는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 등과 함께 월가의 3대 투자자로 꼽혔던 인물이지만 이들은 기업이나 국가경제를 일궈나가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돈이 나올 것 같은 국가나 기업에 투자해서 수익이 극대화되는 시점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빠져나가는 게 본질적인 생리이다.

로저스는 월가에서 떼돈을 번 다음에 서방 투자자중에서 가장 먼저 중국시장에 진출해 큰 돈을 번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경제 발전에 로저스의 ‘선견지명’이 기여했다는 평가는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그게 로저스의 진실이다.

북한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로저스는 북한 시장의 문이 열리면 관광사업과 광물채굴사업권을 통해 돈을 벌 작정인 것으로 알져져 있다. “북한에 전 재산을 투자하겠다”는 로저스의 발언은 천문학적인 가치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광물 채굴권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광물자원공사에 의하면 지난 2016년 기준으로 마그네사이트, 금 등 북한에 매장된 10대 광물의 가치는 3200조원으로 추정된다.

현재로선 북한 광물에 대한 접근은 중국이 거의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고 한다. 북한이 허용한 광물자원 대외투자 허용 건 38건 중 33건이 중국과 체결한 계약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마도 전 재산을 북한의 광물채굴권에 투자하고 싶다는 게 로저스의 욕망일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가 북한에 투자한다면 그 양상이 전혀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한 당근으로 강조해온 ‘경제발전’과 직결된다. 베트남의 사례만 봐도 그렇다.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의 지난 해 수출액은 약 600억 달러(67조 8000억원)에 이른다.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25%를 점유할 정도이다. 베트남이 동남아시아의 최대 경제강국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핵심적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위원장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개방한다면 베트남의 도이모이 정책 혹은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을 벤치마킹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에게 로저스는 결코 매력적인 파트너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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